
인구 74만명에 육박하고 8만가구 규모의 왕숙신도시 개발이 진행 중인 남양주시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규제 개선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공동 대응에 합류한다. 도시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주거 공급에 걸맞은 산업·자족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여건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공동으로 발굴해 정부와 국회에 개선을 요구한다는 구상이다.
남양주시는 과밀억제권역 관련 제도 개선과 지방자치단체 간 공동 대응을 위해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 가입 절차를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협의회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각종 규제를 받는 경기도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2023년 11월 30일 출범했다. 당시 수원·고양·성남·안양·부천·의정부·하남·광명·군포·구리·의왕·과천 등 12개 시가 참여했고 이후 2024년 시흥시가 합류하면서 회원 도시는 13곳으로 늘었다. 남양주가 가입하면 경기도 내 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하는 14개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협의체에 참여하게 된다. 안양시가 공고한 협의회 운영규약에도 법령·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과 공동 정책 개발 등이 주요 기능으로 명시돼 있다.
과밀억제권역은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은 해당 권역에서 일정한 학교·공공청사·연수시설 등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신·증설과 공업지역 신규 지정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수도권 전체를 대상으로는 공장과 학교 등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신·증설 총허용량을 정해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남양주시 전역이 동일한 과밀억제 규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상 남양주는 일부 지역만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돼 있고 다른 지역은 성장관리권역 등에 포함돼 있다. 하나의 행정구역 안에서도 개발지역에 따라 적용되는 수도권 규제의 성격이 달라지는 구조다.
이 같은 제도적 여건은 남양주의 도시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역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남양주시가 공개한 2026년 7월 기준 인구는 내·외국인을 합쳐 73만7564명, 세대수는 30만9475세대다.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신도시 사업까지 완료되면 주거와 교통뿐 아니라 지역 내 일자리와 산업기반 확충 요구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왕숙·왕숙2지구는 사업면적 약 1269만㎡에 총 8만114가구, 계획인구 약 19만5000명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이는 현재 남양주 인구의 4분의 1을 웃도는 인구가 새롭게 수용될 수 있는 규모다. 시는 왕숙신도시를 주거 중심의 베드타운이 아닌 일자리와 산업기능을 갖춘 자족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산업기반 확충 사업도 병행된다. 왕숙1지구 진건읍 일원에는 약 119만9000㎡ 규모의 도시첨단산업단지가 계획돼 있으며 사업비는 1조8334억원 규모다. 해당 산업단지는 과밀억제권역이 아닌 성장관리권역에 위치한다. 남양주시가 지역별 규제 여건을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산업 입지를 확보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다.
시는 지난 7월 협의회 측의 가입 요청을 받은 뒤 제도적 효과와 공동 대응 필요성을 검토해 왔으며 올해 안에 관련 가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가입 후에는 다른 회원 도시들과 수도권 규제 관련 정책 변화를 공유하고 공동 연구와 중앙정부·국회 건의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개별 지방자치단체가 법률이나 정부 정책을 단독으로 변경하기 어려운 만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 지역들이 공동으로 산업 입지와 공업지역, 기업 투자 등 현안을 분석해 제도 개선의 근거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협의회는 출범 당시부터 과밀억제권역 내 불합리한 규제 해소와 지속 가능한 성장정책 마련을 설립 목적으로 제시해 왔다.
남양주시는 협의회 활동을 통해 단순한 규제 완화를 일괄 요구하기보다 인구 증가와 신도시 개발, 산업시설 수요 등 지역별 상황을 반영한 개선 과제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집중 억제라는 제도의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수십 년간 변화한 도시 구조와 산업 환경을 현행 규제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향후 공동 대응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과밀억제권역 규제는 개별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협의회 가입을 계기로 유사한 규제 여건에 있는 지자체와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성장과 산업기반 확충에 필요한 실효성 있는 규제개선 방안을 발굴·건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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