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은 지나칠 정도로 군사력 증강에 집착하지만, 적의 위협에는 지나치게 둔감한 나라다.
무력 증강과 안보 둔감. 이 두 가지는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철저하게 준비했으니 전쟁이라도 터지면 그때 나가서 싸우면 된다는 생각이 아닐까? 즉,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생업과 경제에 몰두하고, 내가 낸 세금을 국방에 쏟아붓는 걸 기쁨으로 여긴다는 의미도 된다.
그런 국민의 생각이 확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정부 들어서 안보 전선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탓이다. GP 초병이 빈총을 들고 있질 않나, 사관학교 시스템을 무너뜨리려 하지 않나, 또 공군기지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 하고,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노골화하면서부터다. 그 사이 북한은 휴전선 DMZ 북측구역에 전술도로를 내고 있었다.
이재명 정부는 이 변화에 대해 가볍게 여기는 듯하다. 그것이 큰 실책이다. 혹자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부장관이 모두 병역 미필이거나 보충역 복무자라서 안보에 대해 무지한 탓이라 말한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충분한 설명이 되진 못한다.
대통령과 국방 라인의 국가 안보 의식은 병역 경험과 맞댈만한 등가치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의 정책 노선이거나 이념 편향적 결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이 ‘나라가 위험하다!’라고 느낀 이 현실이 중요하다.
이 인식은 아무리 강한 국방력을 가진들 그 화력을 운용하는 군 시스템 자체를 무력화하는 이 정부에서는 국가와 국민 개개인의 안위에 위협이 된다는 현실감에서 온다. 한마디로 “내가 낸 세금이 안보의 무덤에 생매장된 건가?”라는 항변과도 같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사건은 말할 나위 없이 안규백 국방부장관의 과거 탈영 의혹에 대한 해명 태도였다. 그런 그가 내 나라의 국방을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에 국민은 상실감과 분노를 느낀 것이다. 이 정부가 견고한 좌파 지지층인 4050의 신뢰를 잃은 것은 부동산과 주식 정책 외에 안보 실책에 큰 원인이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주 지지층인 50대의 국정 긍정평가는 39.4~44%로 10여 일 또는 한 달만에 평균 7~10%P 이상 하락했다. 4050 남성들은 병역을 마쳤고, 지금 아들을 군대에 보냈거나 보낼 부모 세대이다. 적을 코앞에 두고 빈총을 든 아들이나 아들의 미래를 그들은 생각하는 것이다.
또 전교조 그늘 아래에서 자랐다는 편견을 평생 안고 살아 온 이들은 늘 친북과 종북이라는 2차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그런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꿋꿋이 진보 정권들을 거쳐 이재명 정부를 지지해 온 이들에게 최근 정부의 안보 허물기 정책은 ‘낙인’의 역효과를 불러왔을 수도 있다.
그리고 국가와 가정의 미래에 가장 민감한 세대인 4050은 또 생각한다. 대통령이나 장관이 국방과 안보를 무너뜨릴 권한까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았는가를! 현 정부의 정책은 판문점 뒷전에서 적에게 USB를 건넨 일과는 결이 다르다. 간첩을 잡지 않겠다는 것과도 다르다. 북한에 돈이나 정보를 퍼주는 일과도 다르다.
그 의도가 너무나 선명하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돌아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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