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국가들, ‘트럼프 이란 정책’ 어떻게 바라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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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국가들, ‘트럼프 이란 정책’ 어떻게 바라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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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이란 전쟁을 발발시킨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끝이 보이지 않은 이란 전쟁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군사력에서 경제 전쟁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 하지만, 걸프 국가들을 포함 국제사회는 트럼프의 벼랑 끝 전략에 선뜻 손을 내주고 있지 않고 있다.

워싱턴이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을 동원해 테헤란에 압력을 가하는 가운데, 걸프 국가들은 사태 악화 위험을 고려하여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나 위험부담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란 전쟁이 거의 6개월이 지난 지금, 워싱턴은 테헤란이 평화 협상 조건을 수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제재와 경제 고립’(economic isolation)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24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의 남은 수입원을 차단하는 동시에 이란과 계속 거래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경고하는 이른바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을 발표하고, 이번 제재 조치를 이란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금융 공세라고 규정하고, 은행과 기업들이 협조를 거부할 경우, 이란의 고립을 함께 감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는 기자들에게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걸프 국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중에 이란이 인접 국가의 미국 군사 자산과 기반 시설을 공격하면서 반복적으로 그 공격의 표적이 되는 상황에 처해 왔다. 걸프 국가들의 우려는 바로 이 지점에 놓여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미사일 공격보다는 경제적 압박이 더 나은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 전략이 자체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란이 경제적 압박이 가중될 경우, 역내 미국의 자산과 에너지 기반 시설을 더욱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란, 석유가 필요하다면 경제 고립 작전불참하라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모흐센 레자이(Mohsen Rezaei)는 지난주 이란 주변국들이 미국의 경제 전쟁에 동참한다면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 한 방울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시에는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의 5분의 1이 걸프만 산유국들을 통해 이 중요한 해상 통로로 운송되는데, 이란이 전쟁 발발과 동시에 이 통로를 사실상 폐쇄하면서 전쟁의 주요 쟁점이 되었다.

이란의 입장은 워싱턴의 걸프만 동맹국들에게 불편한 역설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미국의 군사 주둔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으로부터 이들 국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그들의 영토를 잠재적인 공격 목표로 만들기도 하는 이중적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미국과의 안보 관계 때문에, 걸프 국가 등은 이란과의 경제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는 압력을 점점 더 받고 있는데, 이는 이란의 추가적인 보복을 유발하고, 분쟁에 더 깊이 휘말릴 위험과 동시에 전선이 중동 전체로 번질 수 있는 더 확대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친미(親美) 성향의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주 이란과의 경제 관계를 단호히 단절한 반면, 지역 맹주를 추구해 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등 다른 걸프 국가들은 다른 전략적 계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 국가들은 테헤란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하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합의를 추진할 강력한 동기를 갖고 있다.

* 군사적 공세에서 경제적 D-데이’(economic D-Day)

* 디지털 자산, 기술, , 항공, 해운 등 5개 분야 제재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한 미국의 조치를 경제적 D-데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수십 년 동안 이란의 석유 및 금융 부문에 제재를 가해왔지만, 이번 최신 제재는 이란의 남은 주요 경제 생명줄인 디지털 자산, 기술, , 항공 및 해운5개 분야를 겨냥할 것이다.

베센트는 또 테헤란의 무역 파트너들이 이란산 석유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데 계속해서 도움을 줄 경우 2차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아랍에미리트, 홍콩, 중국, 싱가포르, 스위스 전역의 60개 기업, 선박 및 개인에 대해 이란과의 무역을 용이하게 했다는 혐의로 특정 제재를 부과했다.

하지만 이란 정치 분석가인 모스타파 호셰슘(Mostafa Khoshcheschm)는 이번 발표를 이란의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기 위한 정치적 쇼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캠페인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시행했던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과 비교했다. 코세슘은 당시 정책은 이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체결된 핵 협정(JCPOA)을 재협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미국을 협정에서 탈퇴시키는 것으로 끝났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최근 트럼프의 조치들이 그보다 훨씬 더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 힘이 먹히지 않은 이란 전쟁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것은 수개월간 지속된 전쟁이 미국에 결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에 전쟁이 몇 주 안에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미국 언론은 중동 지역의 미사일과 방공 시스템 재고가 부족할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이러한 보도가 워싱턴으로 하여금 테헤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다른 수단을 강구하도록 부추겼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출 차질로 미국 내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쟁에 대한 국내 반감이 더욱 커졌다. 다만 대체 해상 운송로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경제적 여파를 어느 정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긴 됐다.

* 이란 전쟁, 이제 시간은 미국 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은 경제적 균형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믿는 것 같다. 미국 퀸시 책임 국가 전략 연구소(Quincy Institute for Responsible Statecraft)의 트리타 파르시(Trita Parsi) 부소장은 워싱턴이 오만을 통한 해상 교통로 변경과 걸프만 석유 소비 감소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효과를 약화시켰고, 미국의 봉쇄는 테헤란의 석유 판매 능력을 크게 제한했다고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르시 부소장은 이어 워싱턴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결과는 미국보다 이란에 더 큰 부담을 지우는 현상 유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그는 그러한 계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이 테헤란이 물러갈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있다고 믿게 되었고,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시간이 미국의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략의 효과는 궁극적으로 중국, 인도, 러시아와 같은 주요 경제국들이 워싱턴이 이란과의 지속적인 무역에 대해 실질적인 제재를 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는지 여부에 달려 있을 수 있다. 명백한 것은 중국은 이미 미국의 이란 경제 고립 작전 동참에 전면 거부를 했다. 중국의 거부 자체만으로도 이미 트럼프의 이란 제재 정책은 효과가 크게 훼손됐다.

워싱턴의 이러한 계산은 걸프만 동맹국들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미국이 이란과의 장기적인 경제 전쟁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혼란을 더 쉽게 용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걸프만 경제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전망이다. 걸프 국가들이 워싱턴의 경제 정책을 어느 정도까지 따를 의향이 있는지, 특히 그렇게 함으로써 테헤란과의 대립이 장기화 될 위험이 있는지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 친미 국가 UAE가 먼저 움직여

아랍에미리트는 이미 걸프만 이웃 국가들보다 더 나아간 행보를 보였으며, 아부다비는 지난주 이란과의 무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 이스라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이란 분석가인 미아드 말레키(Miad Maleki)는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전면적인 금융 및 무역 차단 조치가 시행될 경우 이란에 있어 이번 전쟁에서 가장 중대한 경제적 조치가 될 수 있으며, 미국의 금수 조치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두바이가 오랫동안 이란의 외환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아랍에미리트는 전쟁 중에도 이란의 최대 수입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아랍에미리트는 미국과의 전쟁 동안 이란으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손익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는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미국 주도의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에 서명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랭커스터 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인 사이먼 마본(Simon Mabon)“UAE의 입장은 분쟁 기간 동안 이란의 공격을 경험한 것과 워싱턴 및 이스라엘과의 안보 관계가 점점 더 긴밀해지고 있는 것을 모두 반영한다면서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에 몹시 분노하고 있으며, 지난 몇 달 동안 이란으로부터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그러나 아랍에미리트가 걸프 지역에서 예외적인 존재라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이 아랍에미리트의 뒤를 따를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엄청난 긴장 고조 옵션 : 이란의 반응

미국 제재에 따른 이란의 반응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분석가들은 추가적인 경제적 압력이 워싱턴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파르시는 지금까지 목격한 패턴은 이란이 항복이나 사태 악화라는 선택에 직면했을 때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센트의 캠페인이 테헤란을 굴복시키거나 경제 붕괴의 위험을 감수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파르시는 제재가 이란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시작하면 긴장 고조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대응이며, 이란은 여전히 강력한 긴장 고조 옵션”(formidable escalatory options)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이러한 전망은 카타르와 같은 인접 국가들에게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혼란과 LNG 생산 시설 피습(被襲)은 이미 카타르에 경제적 타격(打擊)을 입혔다. 대체 항로를 통해 일부 석유 수출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와 많은 석유화학 제품은 우회 항로를 찾기가 더 어렵다.

카타르는 중재 노력도 지원해 왔으며 이란과 방대한 가스전을 공유하고 있어 도하가 이웃 국가와의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추가적인 동기를 갖고 있다.

오만은 이란을 고립시키라는 압력에 저항할 나름의 이유가 있다. 테헤란과 워싱턴 사이의 중재자로서 오만의 오랜 역할은 양측 모두와 외교 채널을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 특히,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문제를 놓고 이란과 직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카타르 도하에 본부를 둔 국제정책연구센터의 라시드 알 모한나드(Rashid al-Mohannad) 부소장은 오만 외무장관의 테헤란 방문을 포함한 최근의 외교 활동은 중재 당사자들이 미국과 이란 모두를 외교적 경로로 되돌리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며 최근 중재 노력에 참여하지 않았고, 테헤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데에도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마본은 10년 전만 해도 리야드가 워싱턴과 아부다비를 따라 이란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때 미국은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도록 설득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신뢰할 만한 방안을 이스라엘과의 조약 체결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보를 다변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달 초 파키스탄, 튀르키예와 메카 방위 조약”(Mecca Pact)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는 최근 몇 년 동안 테헤란에 대해 보다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왔으며, 그 결과 2023년 중국의 중재로 외교 관계가 복원되었다. 마본은 또 리야드가 이란의 약화를 바랄 수도 있지만, 이란 정부 붕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경제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이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의 공격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에서 후티 반군과 싸워왔으며, 현재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사우디와 연관된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 걸프 국가들, “딜레마의 벼랑 끝

테헤란과 워싱턴 간의 외교 관계 복원은 양측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역 안보를 위해 점점 더 필수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이는 걸프만 국가들의 수도들이 쉽게 벗어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미국의 경제적 압박 계획에 동참하는 것이 또 다른 미사일 공격보다는 나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의 공세에 동참하는 것은 이란의 보복을 불러일으켜, 걸프 지역 전반에 걸친 공격 재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걸프 국가들은 재개된 적대 행위나 더욱 강력한 제재보다는 대화와 외교를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결국 이란으로부터의 추가적인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통로에 불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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