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경제제재, 압박에 익숙한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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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경제제재, 압박에 익숙한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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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고약한 운전 습성
- 심각한 현실에 직면한 트럼프
- 미국에게 미지의 영역 (uncharted waters) 있다?
- 미국의 동맹국/파트너 제재엔 큰 대가 따를 듯
- 이란, 미국의 ‘제재의 끝’ 기대 안 해
억압과 압박에 익숙한 이란에 갇힌 듯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SNS활용+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수십년 동안 미국의 제재에 버티며 익숙함이 몸에 배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오히려 이란의 입장을 강경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경제적 D-데이”를 예고하며, 경제 전쟁과 고립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50년 동안 미국의 제재로 다양한 경험을 체화시켜 왔으며,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 역시 미국의 제재를 잘 버티면서 러시아, 중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제재 극복에 성공하고 있다.

* 트럼프의 고약한 운전 습성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 활용법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을 운전으로 비유하자면, 신호등 무시는 일상이다. 즉 규칙 파괴는 그의 주특기라 할 수 있다. 멈추라는 빨간 신호 등도 가라는 파란불로 치부하고 지나가기 일쑤다. 빨간불이 켜져 있으면, “왜 빨간 불에 멈춰 서야 하느냐?”며 되묻고 주변을 무시하며 지나가는 성격이다.

국제사회는 트럼프의 이 같은 규칙 파괴 습성을 이미 잘 알고 있어 ‘사전 대응 시나리오 작성이 용이’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크고 시끄러운 경음기’를 울린다. 즉 운전하는 내내 경적을 ‘빵빵거리고’ 창밖으로 고함을 치며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모습이 연상된다. SNS와 거친 화법으로 상대방을 위협하고 판을 흔들어 대는 습성이 있다. 이 역시 귀를 막고 더 큰 경음기로 대응하면 상대는 다소 조용해진다. 트럼프의 타코(TACO=Trump Always Chikens Out)가 하나의 상징이다. 큰소리 뻥뻥 치다가 실제로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난다고 해서 이런 말이 생겨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슬아슬한 차선 변경” 즉 위험한 정책을 갑작스럽게 펼친다. 깜빡이도 없이 갑자기 확 꺾어 주변 차들을 놀라게 한다. 관세 폭탄, 동맹국 압박 등 예측 불가능한 급제동과 급가속을 반복한다. 또 그는 결과 중심의 주행을 한다. 실리주의자이다. 운전 매너는 엉망이지만, 본인이 원하는 방향, 즉 미국 우선주의, 거래 제일주의로 차를 밀어붙여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낸다. 마가(MAGA)와 같은 적극 지지자들은 이 모습을 보고 “답답한 속도를 뚫어주는 사이다”라며 열광한다.

이같이 트럼프의 4가지 운전 성향은 대응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각자도생의 국제사회는 트럼프의 움직임에 대응하면서 “소 닭 보듯 하다”라는 말처럼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옛날 시골 외양간이나 마당에서 소와 닭이 함께 지내면서도 서로 신경 쓰지 않던 모습에서 유래된 말처럼,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다.

이란 전쟁 발발 6개월째를 맞이하고 주요 무기 비축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테헤란에 대한 강력한 재정 공세를 강조하며, 거의 50년 동안 미국의 가혹한 제재를 견뎌온 이란에 대해 “경제적 D-데이”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이란 지도부가 핵 프로그램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재개방이라는 요구에 굴복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경제 전쟁과 고립 조치를 이란에 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심각한 현실에 직면한 트럼프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심각한 현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공화당의 의회 장악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중간선거(11월 초)를 불과 몇 달 앞두고, 그는 끝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점 더 인기가 떨어지는 이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인지 전략적인 이유에서인지, 트럼프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 압박을 받는 국가 중 하나인 이란을 굴복시키기 위해 미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내의 대(對) 이란 강경파들은 즉각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칭찬하며, 사태 전개를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의 교훈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역사의 무면허 운전자”(Unlicensed Driver of History)라는 비판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2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 및 기업에 대한 2차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며 향후 조치의 전조를 살짝 보여줬다.

그는 행정부의 “경제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의 다음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누구를 겨냥할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 작전은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구매하거나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 및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는 이란산 석유의 주요 구매국이다.

베센트는 “만약 당신들이 그들과 거래를 고집한다면, 미국 재무부와 미국 정부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당신들에게 맞설 것”이라며 “이제 우리의 동맹국들과 전 세계가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미국에게 미지의 영역 (uncharted waters)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의 행동을 강요할 수 있는 ‘미지의 영역’을 보고 있다. 미국이 수십 년간 이란에 제재를 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붕괴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며, 적절한 경제적 목표물을 타격하면 테헤란을 한계점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이란에 대한 외교적 압박 노력을 조율했던 리처드 골드버그는 지난해 6월의 12일 전쟁 동안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그리고 6개월째 진행되고 있는 올해의 전쟁, 나아가 미국의 이란 항구 해상 봉쇄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항복을 위한 완벽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강경파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에 소속된 골드버그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간에, 우리는 이 체제를 종식시킴으로써 세계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전략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재와 금융 전쟁에 관여해 온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우리가 미지의 영역에 있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테헤란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 중 하나였던 아랍에미리트(UAE)가 미사일 공격 의혹을 이유로 이란과의 무역을 중단하기로 한 이번 주 결정은 이란 정부를 더욱 고립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 미국의 동맹국/파트너 제재엔 큰 대가 따를 듯

미국은 이미 이란의 에너지, 금융, 운송 부문 거의 전부를 제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이란과 모든 관계를 끊지 않은 동맹국과 협력국을 포함한 국가들에 2차 제재를 가해 이란이 여전히 받고 있을지도 모르는 남은 수입마저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 면에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펼쳤던 “최대 압박 캠페인”(maximum pressure campaign)의 재현이며, 그는 2기에는 이를 더욱 강화하여 군사 행동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와 그의 동맹들이 첫 임기 동안 깨달았듯이, 미국의 이익을 해치거나 상호 보복 조치를 유발하지 않고 2차 제재를 시행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이란산 석유에 에너지 수요를 의존하는 국가들에 대해 제재 면제를 허용한 사례가 수없이 많았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이란 프로그램 선임 책임자인 베남 벤 탈레블루(Behnam Ben Taleblu)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이제 이란의 접점과 공식 금융 시스템 및 국제 경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테헤란을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데 달려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의 양자 관계에서 이란 문제를 더욱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란, 미국의 ‘제재의 끝’ 기대 안 해

이란은 제재 조치가 끝난 후 “열린 문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이란 관리들과 분석가들은 미국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으로 최근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 변덕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군사 및 핵 개발 자금 조달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제재를 사용했던 과거 지도자들을 오랫동안 비판해 왔다.

지난주 X에 올린 글에서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Esmail Baghaei)는 “미국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싶지 않을 때, 제재로 회귀하는 패턴이 무익한 것으로 입증되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이란은 수십 년에 걸쳐 이러한 진부한 수사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진정한 위험은 미국 정치인들이 이러한 나쁜 습관에 매달리다가 스스로 초래한 위기에서 덜 굴욕적인 방식으로 벗어날 수 있는 남은 기회마저 스스로 망쳐버리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담당 책임자인 알리 바에즈(Ali Vaez)는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행동으로 ‘최대 압박’ 정책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기로 한 결정은 이란이 압력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년간의 미국 외교 정책 교훈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역사 무면허 운전자’라는 뜻이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알리 바에즈는 “오히려 최근 미국의 경제 공세는 이란의 입장을 더욱 강경하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에즈는 “트럼프의 맹점은 이란 정권이 미국의 제재로 고통받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여기는 유일한 것은 미국의 조건에 굴복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신앙적 조직체’(religious organization)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에즈는 “게다가 지난 1년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외교는 오랜 적대 관계에 있는 양국 간의 이미 취약한 역학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라며, “이란 관리들이 트럼프와 그의 중재자들에 대한 불신이 지속 불가능한 토대를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그들은 경제적 압박에 굴복해 미국의 조건을 받아들이더라도 트럼프가 조건을 바꿔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바로 근본적인 문제다. 열린 문이 없는 상황에서 압박을 가하는 것은 헛수고일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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