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주거·공간·인재 연결하는 안산형 창업 생태계 조성 과제 제시
청년이 떠나는 시대, 창업도시 안산이 제시해야 할 새로운 해법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청년 창업은 더 이상 개인의 꿈과 도전만을 의미하는 시대가 아니다.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산업 구조 전환을 이끄는 핵심 전략이며, 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창업기업 한 곳의 성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소비를 확대하며 지역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때문에 지방정부들은 청년 인재 확보와 창업 생태계 구축을 미래 생존 전략으로 인식하고 경쟁적으로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안산시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청년 창업 정책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오는 25일 개최되는 '2026 ANSAN START UP 청년창업 페스티벌'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투자와 사업화를 연계하며 지역 정착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시험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들이 안산을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인식하고 실제 정착할 수 있느냐가 정책 성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청년 창업가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서울은 창업허브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으며, 성남은 판교테크노밸리를 기반으로 정보기술 중심 창업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용인은 반도체 산업과 연계한 첨단산업 창업 육성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화성은 미래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원 역시 대학과 연구기관을 활용한 창업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경쟁 속에서 안산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산업 기반이다. 안산은 반월국가산업단지와 시화국가산업단지를 품고 있는 대표 산업도시다. 기계, 전자, 부품,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이미 제조업 생태계가 구축돼 있으며 중소기업과 생산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는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제품을 시험하고 생산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과거 산업단지는 생산시설 중심의 공간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술기업과 제조기업이 협력하는 개방형 산업생태계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 스타트업은 연구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생산 기반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제조기업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혁신 기술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양측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상생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 인프라 역시 안산의 경쟁 요소 가운데 하나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은 우수한 인재 공급 기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청년들이 졸업 이후 서울이나 판교 등 수도권 핵심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실도 존재한다. 청년들이 안산에 남아 창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유인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 국내 창업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대학과 연구기관, 지방정부, 투자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역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창업 공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교육과 투자, 기술 지원, 사업화가 함께 이뤄지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착 환경이다. 청년 창업가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부분은 자금과 주거 문제다. 창업 초기 기업은 매출이 불안정하고 수익 구조가 정착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사업 아이디어는 있지만 사무공간 확보와 임대료 부담, 생활비 문제로 인해 지역 정착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창업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업화 지원금을 넘어 주거 지원과 공유오피스 확대, 법률 및 세무 컨설팅, 투자 연계, 판로 개척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창업이 시작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 과정이라는 점에서 사후관리 체계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산시는 지난 2024년 청년창업 경진대회를 시작으로 2025년 안산청년페어를 운영했고 올해는 'ANSAN START UP 청년창업 페스티벌'로 행사 규모를 확대했다. 이는 단순한 행사 확대라기보다 안산 청년창업 정책을 하나의 브랜드로 육성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특히 올해 페스티벌에서는 투자 상담과 기업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초기 창업기업 상당수가 투자자를 만나지 못해 성장 기회를 놓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시도다. 다만 하루 동안 진행되는 행사만으로 투자 생태계가 완성되기는 어렵다. 정기적인 투자설명회 개최와 엔젤투자자 네트워크 구축, 벤처캐피털 유입 전략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년 창업은 결국 청년 인구정책과 연결된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에 남아 기업을 만들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창업도시의 경쟁력은 행사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청년이 정착했는지, 얼마나 많은 기업이 성장했는지,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졌는지에 의해 평가받는다.
안산시는 이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에게 700만 원의 상금과 최대 4천만 원의 사업화 지원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창업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지원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진정한 경쟁력은 지원 이후에 있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며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안산이 청년 창업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창업공간 확대, 산업단지 연계형 지원체계 구축, 투자 네트워크 강화, 청년 주거 지원, 대학 협력 모델 구축, 해외 진출 지원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안산이 추진하는 청년창업 정책은 이제 출발선에 서 있다. 단순한 경진대회를 넘어 청년이 머무르고 기업이 성장하며 산업이 혁신되는 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년이 안산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정책으로 증명하는 것, 그것이 안산형 창업생태계가 앞으로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본지는 [안산 연속특집③] '안산 청년창업,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한가'에서는 창업기업 생존율과 투자 회수 구조, 창업 공간 공급 현황, 지역 정착률, 타 지자체 성공 사례를 비교 분석하며 안산형 창업 생태계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심층 진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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