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기지 찾은 정영두 당선인, 현장점검 넘어선 실질 대책 필요
밑 빠진 독 메우기도 벅찬데 트램까지 떠안나
[뉴스타운/김국진기자] 김해경전철은 김해시의 대표적인 재정 현안이다. 매년 막대한 재정 부담이 발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손댈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이 문제는 몰라서 못 푼 것이 아니다. 역대 시장들 역시 개통 초기부터 적자 구조를 인식하고 있었다. 2011년 개통 이후 김해시의 가장 큰 재정 현안 가운데 하나로 꾸준히 논의돼 왔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민선 9기 정영두 김해시장 당선인은 마치 반드시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의식과 해법만 놓고 보면 시민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실제 정 당선인은 지난 23일 인수위원회와 함께 김해경전철 차량기지를 방문해 현황 보고를 받고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 현장을 찾고 문제를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현장 방문 자체가 아니다. 막대한 적자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그리고 구조적 한계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이다.
김해경전철 적자의 본질은 명확하다. 건설 당시 예측했던 이용객 수요가 실제와 큰 차이를 보였고, 그 결과 운영수입만으로 운영비와 투자비를 감당할 수 없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더 큰 문제는 민간투자사업(BTO)이라는 태생적 한계다. 김해경전철은 단순한 시영철도가 아니다. 운영사와 김해시, 부산시 사이에는 복잡한 계약관계가 얽혀 있다. 시장이 바뀌었다고 하루아침에 계약을 뒤집거나 적자를 없앨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노선 설계 역시 아쉬움이 크다. 장유와 진영, 율하 등 신도시 주민 상당수는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교통환경에 놓여 있다. 출퇴근 목적지가 분산돼 있어 경전철 하나만으로 이동 수요를 해결하기 어렵고, 버스와의 환승체계도 충분하지 않다.
결국 시민 입장에서는 '집→버스→경전철→지하철'보다 '집→승용차'가 더 빠르고 편리한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경전철이 도시교통의 중심축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런데 김해가 또 다른 철도사업인 트램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낳는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김해트램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국회의원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김해트램 조기 착공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김해트램은 총사업비가 7000억 원을 웃도는 대규모 사업이다. 노선을 통합하면서 사업비를 일부 줄이고 비용 대비 편익(B/C)도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예상 이용객인 하루 평균 4만7000여 명을 충족하더라도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김해시는 경전철 적자보전금 약 500억 원과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약 300억 원을 부담하고 있다. 여기서 또 다른 적자 가능성이 있는 철도사업까지 떠안게 된다면 시민들의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장유지역의 열악한 대중교통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기존 경전철의 구조적 문제조차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철도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순서상 맞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
김해경전철 적자 문제는 경전철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구조와 교통체계, 민자사업 계약이 동시에 얽혀 있는 복합적 난제다. 해법 역시 새로운 구호나 새로운 사업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노선의 이용객을 늘리고, 버스체계와 도시개발, 광역교통망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장기적 접근에서 찾아야 한다.
정부예산과 시민 혈세를 밑 빠진 독에 계속 붓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그 독을 어떻게든 수리할 방법을 찾든지, 수리가 불가능하다면 과감히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적자의 원인과 해법을 알면서도 매년 재정만 투입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행정 전문가를 자처한 정영두 당선인의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시민들이 듣고 싶은 것은 달콤한 수사가 아니다. 경전철과 트램, 두 개의 거대한 교통사업을 놓고 김해의 미래 교통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실행 방안이다.
경전철은 정치적 구호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번에도 현장 방문과 원론적 진단, 장밋빛 전망에 그친다면 시민들은 또다시 "답이 없다"는 냉소를 보낼 것이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력으로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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