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7월 7일,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 방위군(IDF)에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와 다른 테러 조직에 대한 공중 작전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 “보호의 가장자리 작전(Operation Protective Edge)”이라고 불리는 이 작전은 2014년 6월과 7월 초에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과 박격포 공격이 증가한 데 대한 대응으로 시작됐다.
2014년 7월 17일, 하마스가 휴전 제안(ceasefire initiatives)을 계속 거부하고, 로켓과 박격포 사격이 계속됐다.
지상군은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과 박격포 공격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2개의 국경 간 공격 터널을 찾아 무력화한 후 8월 5일에 가자 지구에서 철수했다. 2014년 가자 분쟁은 8월 26일에 51일간에 걸쳐 551명의 어린이를 포함 2,251명의 팔레스타인의 살해를 끝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무조건적인 휴전으로 종결됐다.
당시 덴마크의 언론인 니콜라이 크락(Nikolaj Krak)은 코펜하겐에 있는 크리스텔릭트 다그블라드(Kristeligt Dagblad) 신문에 이스라엘의 가자전투에 대해 “리얼리티 전쟁 극장의 최전선(the front row of a reality war theatre)”과 흡사하다고 묘사했다. 이어 그 기사는 “이스라엘인들은 언덕 꼭대기로 ‘캠핑 의자와 소파’를 가지고 올라갔고, 일부 사람들은 ’팝콘 봉지‘를 들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물 담뱃대(hookahs)‘를 물고, 정감 있는 농담을 나누었으며, 길 건너편 가자지구에서는 치열하고 땅을 뒤흔드는 공습이 진행됐으며, 그때 환호와 열렬한 박수가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극렬한 비판자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늘 살인적인 광경을 즐겼다”고 과도한 표현을 썼지만, 일정 순간, 일정한 사람들에게는 그런 표현이 맞다고 생각되는 상황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중동문제‘ 속에는 이스라엘이 빠지지 않는다. 강력한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의 무력은 이웃 이슬람 국가들을 압도한다. 전쟁을 하면 이스라엘의 승리가 거의 보장됐다. 예나 지금이나 이스라엘의 사정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정파(政派) 하마스(Hamas)가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로켓포를 발사하고 급습을 해 이스라엘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은 체포, 인질로 삼았다. 이스라엘은 크게 당황했다. 세계적인 정보력도, 막강한 무장력도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11개월 동안 이스라엘의 “리얼리티 전쟁 극장”은 가자 지구에서 전면적인 집단학살(Genocide)이 자행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식 사망자 수는 거의 41,000명에 달했다. 7월 랜싯 연구에 따르면, 실제 사망자 수는 186,000명을 넘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학살이 곧 끝날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전쟁이 길어지면 질수록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인질로 잡혔던 6구의 시신을 수습했을 때 70만 명 이상의 이스라엘 시민들의 시위가 있었다. 시위대는 베냐민 네타냐후를 성토하면서,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아직 100여 명의 인질이 가자지구의 하마스의 손아귀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반전 운동그룹의 하나인 ’워너비 피스닉(wannabe peacenik)은 “이스라엘의 시위를 유혈 사태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욕구”라고 하지만, “실은 팔레스타인인의 피는 우려 사항 목록에서 높은 순위에 있지 않다. 오히려 포위되고, 분쇄되고, 대량 학살로 피해를 입은 가자 지구에서 중요한 생명은 이스라엘 인질들의 생명뿐이다. 그들의 인질은 전적으로 이스라엘 정책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끊임없는 가학적 대우(sadistic treatment)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벨렌 페르난데스(Belén Fernández) 알자지라 칼럼니스트는 강조한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에서 복무를 전면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지원하는 이스라엘 조직인 메사르보트(Mesarvot)의 대변인이자 이스라엘 분석가인 님로드 플라센버그(Nimrod Flaschenberg)는 최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위의 목적에 대해 언급했듯이, 인질 반환 문제가 중심 주제”이며, “휴전 협상이 갈등의 종식을 의미할 수는 있지만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며 “특히 시위의 지도부에 관한 한 모두 인질의 생명만을 중시하는 것이지 팔레스타인의 피에 대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인질들은 당연히 이스라엘의 최근 피투성이 전쟁 극장에서 중심 무대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이스라엘인들에게 현재의 대량 학살은 분명히 충분히 대량 학살적이지 않다. 오로지 인질의 생명만이 중요하지,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쇼비니즘(Chauvinism)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일종의 파시즘(Fascism)이다.
인기 있는 이스라엘 팟캐스트 “두 명의 멋진 유대인 소년들(Two Nice Jewish Boys)”의 최근 에피소드에서 문제의 팟캐스트 듀오는 “만약 당신이 가자를 지우는 버튼을 내게 주었다면, 가자에 있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내일 더 이상 살아 있지 않을 것이다. 나는 1초 안에 그것을 누를 것이다(If you gave me a button to just erase Gaza, every single living being in Gaza would no longer be living tomorrow. I would press it in a second).
영국의 ‘더 가디언’은 지난 6일 기사에서 네타냐후 정권의 살인적 면모를 잘 보여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스라엘은 처벌 면제를 너무나 많이 누리고 있어서, 이스라엘 군인들은 소셜 미디어에 전쟁 범죄처럼 보이는 충격적인 영상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공유하는데,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MSNBC 진행자 크리스 헤이스(Chris Hayes)는 엑스(X, 옛 트위터)에서 ”이스라엘이 군인들이 이런 콘텐츠를 게시하도록 허용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 방위군(IDF) 군인들이 쫓겨난 팔레스타인 여성의 란제리를 입은 영상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헤이즈는 ”나는 정말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IDF가 군인들의 완전히 미친 헛소리를 단속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홍보 재앙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건가 ? 지휘부 규율이 완전히 무너진 건가?“라며 의아해 했다.
결국,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인질들의 생명에 부여된 불균형적인 가치는 몰살당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생명과 비교했을 때, 이스라엘의 상징적인 ‘쇼비니즘과 파시즘’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이스라엘인들이 팔레스타인 "테러리즘"의 영원한 희생자로 묘사하는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 군대에 의해 천문학적으로 높은 비율로 꾸준히 학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2014년의 ‘보호의 가장자리 작전’ 동안에는 이스라엘 민간인 6명만이 사망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자국민들의 희생자만을 부각하며, 팔레스타인인의 피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올해 6월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에서 구출 작전을 펼쳐 포로 4명을 구출했지만,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210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할 여지 없이 엄청난 수의 인원이 사망한 셈이다. 일부 전문가는 1 : 15 혹은 1 : 20명이라는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인 1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적인 팔레스타인인 15명 혹은 20명 살해해도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얼굴이 없는, 양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반(反)인륜적인 규칙이다.
한편, 6명의 인질 시신이 수습된 후, 네타냐후는 하마스가 그들의 몰락을 초래했다고 비난하며 ”인질을 살해하는 사람은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하마스의 최고 휴전 협상자를 암살하고, 실제로는 모든 면에서 거래 가능성을 방해하면서 집단학살을 계속 주도하는 자는 누구인가 ? 전쟁이 끝나면 정권을 내놓고, 각종 부패와 부정 혐의로 감옥으로 직행해야 할 처지의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인의 목숨을 담보로 정권 유지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언젠가 반드시 끝난다. 영원한 전쟁은 없다.
이스라엘에서 지금 시위가 보여주듯이,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네타냐후를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의 문제는 대량 학살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타냐후를 비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스라엘인의 생명이 일방적으로 신성시된다는 일반적인 의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팔레스타인인을 학살할 수 있는 양도 불가한 권리가 있다는 가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리얼리티 전쟁 극장도 끝이 있을 것이고, 관객들도 각자의 일터를 위해 흩어질 것이다. 그러나 당장은 ’대량 학살에 의한 피바다의 블록버스타급(The Bloodbath's Blockbuster Class by Genocide)‘ 필름이 상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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