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국이 화정한테 고백한다. 그러니까요. 그게요. 말더듬더듬. 그러나, 그의 마음은 어설프게나마 화정의 마음에 전해진다. 광한루에서? 여기에서 잠깐. 눈물은 흘리지 말자. 조금 더 웃어주자. 그들의 사랑에 축복을.
나도 저렇게 고백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 분명 벌써 가을을 타고 있을 것이다. 영화는 봄에서 끝나는데 하필이면 왜 가을이냐고? 봄바람보다 더 무서운 것이 가을바람이니까. 왜 하필이면 이 영화 가을에 개봉한 건지 모르겠다.
2. 무시하지 마세요
화정은 다방레지다. 무식하고 가진 것 없고, 별로 싸가지(?)도 없고. 그러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화정은 좀 배운 게 없긴 하지만 무식하지 않고, 욕은 좀 하지만 싸가지가 없지도 않다. 가진 것이 없긴 하지만, 무척 순수하고 착한 마음씨를 지녔다.
이런 고전적인 여성상에 선국은 소설가랍시고, 남의 이야기 들어다가 자기가 써서 겨우겨우 먹고 살아야 할 형편없는 작가다. 그것도 자기가 써먹었다는 거 들킬까봐, 각종 거짓말들로 사기까지 쳐대는 악질작가다. 그러므로, 둘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다. 그런데, 그 둘이 좋아졌다. 정말, 봄바람이 불면 전혀 아닐 것 같은 사이도 좋아지기 마련인가 보다. 정 때문인가?
3. 전설 속에서
김승우의 그게 그거인 코믹캐릭터와 김정은의 천편일률적인 캐릭터가 만나니까, 영화 정말로 재미있어졌다. 연출이 잘 된 건지, 안 된 건지도 헷갈린다. 어떻게 보면, 진부한 캐릭터에 진부한 내용인데 진부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신선하단 느낌이랄까? 프렌치하다고 하는 게 맞는 거겠지? 봄바람이 불 때까지 겨울은 참 썰렁하긴 했다. 김승우가 연기한 선국 말이다. 돈 아끼려고, 쓰레기를 무단투기하질 않나, 그 추운 겨울에 보일러도 안 틀고. 그런 그에게 화정은 오히려 복덩어리지.
아마도, 그게 이 영화의 포인트인 것 같다. 선국이 그토록 무시하던 화정에게서 놀라운 소설적 재증을 발견하고, 승천하는 그러니까 거, 밧줄을 타고 하늘로 오르는 선녀이야기? 아니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던가? 것두 아닌데. 암튼, 선국이란 녀석 무척 복받은 녀석임은 분명하다.
4. 연애
아, 요즘 마음 고생이 심하다. 바람이 선선해지면, 마음부터 살랑살랑거리는 게 어딘지 한구석이 허전하고.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그런 것이 다 잊혀져버린다. 때로는 <불어라 봄바람>같은 영화를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뭐,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연인이야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고, 또 옛날에 그랬었지 라고 생각하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애인 없으신 분덜, 또는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이런 영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따라하진 마시고. 가을의 초무렵, 문득 연애가 하고 싶어진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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