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연속 암살, 역효과 없을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스라엘의 연속 암살, 역효과 없을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스라엘,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교훈이 없다
암살된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테헤란 장례식 / 사진=AP 갈무리 

최근 몇 주일 동안 이스라엘은 암살에 열을 올려 여러 명의 유명한 하마스와 헤즈볼라 지도자들을 살해했다. 영향력 있는 저항 무장 세력의 지도자를 제거함으로써 그 집단의 힘을 무력화시켜 전투에서 승리해 보겠다는 계산이겠지만,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의 안보와 이 지역의 안전에 이로울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국제 사회와 아랍권의 반목을 키워 이스라엘을 더욱 고립무원의 세계로 빠져들게 할 수도 있다. 비록 미국이라는 막강한 지원 세력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스라엘에 이로운 일을 아닐 것이다.

지난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늘 협상을 중시하고 합리적 온건한 목소리를 내온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사건은 ‘상식적인 협상가’를 제거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의 암살은 하마스 입장을 온화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경한 노선을 취해 비(非)타협적인 단체로 만드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암살된 하니예는 실용적 정치 운영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과거에 휴전을 협상했고, 앞으로도 협상을 이끌 최전선의 지도자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샌 마르코스(San Marcos) 중동 역사학과 조교수 이브라힘 알-마라시(Ibrahim Al-Marashi)는 이스라엘에 의한 고위급 암살이 어떻게 조직을 강화하는 효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조명했다.

20년 전인 2004년 3월 이스라엘은 새벽기도를 마치고 가자시티의 모스크(이슬람사원)를 나서던 하마스의 노령 휠체어 창시자이자 영적 지도자인 셰이크 아메드 야신을 암살했다. 야신의 지도 아래 하마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동맹을 맺었고, 첨단 무기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야신이 암살된 후, 더욱 강경한 인물인 칼리드 메샬이 하마스를 장악하게 됐고, 하마스를 이란에 더 가깝게 이동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사우디아라비와는 달리 이란은 하마스에 로켓 설계와 기타 군사 기술을 제공할 뜻을 보였다. 이스마일 하니예가 2017년 메샬로부터 정치적 리더십 역할을 인수받았을 때, 하마스는 이란의 영향을 완전히 받았고, 고급(첨단) 무기로 이루어진 강력한 무기고를 구출할 수 있었다. 과거의 하마스보다 더욱 강해진 하마스가 만들어진 것이다.

또 다른 사례도 마찬가지이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이슬람 정파인 헤즈볼라 지도자를 표적으로 삼았을 때에도 하마스와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1992년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사무총자인 아바스 알 무사위와 그의 아내, 6살된 아들을 암살했다. 이 살해 사건은 헤즈볼라의 결의를 더욱 강고(强固)하게 했다. 알 무사위의 후계자인 ‘하산 나스날라’는 훨씬 더 카리스마가 있으며, 웅변적이고 효과적인 인물이다.

스날라는 헤즈볼라의 중동지역에서의 위상을 한층 더 끌어 올리는 수완을 보였다. 나스날라는 헤즈볼라의 무력을 보다 강력하게 구축했다. 정밀 유도 미사일에서 장거리 로켓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무기 대부분을 확보한 무력 단체로 만들었다.

테헤란에서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기 하루 전 이스라엘은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사령관 파우드 슈크르를 암살했다. 8월 1일에는 지난 7월13일 가자 남부에서 공습을 통해 하마스 군사 지휘관 모하메드 데이프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연속되는 과거 암살 사건의 의도치 않은 결과를 보면, 두 군사 지휘관이나 하니예를 죽였다고 해서 이러한 세력이 이스라엘에 대한 ‘덜 강력한 적이 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암살 사건의 역사는 초기에는 고위 정치인이나 군인을 암살해 게임의 판도를 바꾸는 승리로 환영받았지만, 끝내는 죽은 지도자가 더 강력해지고 결단력 있으며 능숙하고 강경한 후계자를 만들어 낸다는 교훈을 보여주었다.

이브라힘 알-마라시는 “실제로, 암살에 크게 의존해 온 이스라엘의 지난 40년간의 테러 방지 전략은 엄청난 전략적 실패로 드러났다”고 단정했다.

예를 들어, 1992년 알-무사위 암살은 많은 사람들이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이스라엘의 전략적 실수로 여겼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표적 암살 역사에 대한 저자인 로넨 버그만(Ronen Bergman)은 그의 책 “(누군가가 당신을 죽이러 온다면) 일어나서 먼저 그를 죽여라 : 이스라엘 표적 암살의 비밀의 역사(Rise and Kill First: The Secret History of Israel's Targeted Assassinations)에서 일부 이스라엘 군 인사들조차도 암살에 반대하며 ”헤즈볼라는 한 사람 쇼가 아니었고, 알 무사위는 그 지도부에서 가장 극단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아마도 더 급진적인 사람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넨 버그만은 책에서 ”이스라엘이 국가를 수립한 이후 70년 동안 적어도 2,700건의 암살 작전을 수행했다“고 적었다. 책은 이스라엘이 암살을 수행하는 데 사용한 방법 중 일부를 소대했다 즉 ”대상의 생명을 끝내는 데 한 달이 걸리는 독이 든 치약, 무장한 드론, 폭발하는 휴대전화, 원격 조종 폭탄이 달린 스페어 타이어, 적의 과학자 암살, 무슬림 성직자의 비밀스러운 연인 발견“ 등이다.

이스라엘에 의한 암살 중에는 검은 9월의 지도자 인 알리 하산 살라메(Ali Hassan Salameh), 아라파트(Arafat)의 보좌관이자 파타(Fatah) 당의 공동 창립자인 아부 지하드(Abu Jihad), 엔지니어로 알려진 하마스의 수석 폭탄 제작자인 야야 아야시(Yahya Ayyash), 모로코 웨이터인 아베드 보우치키(Ahmed Bouchiki) 등의 암살이 있었다.

알 무사위 통치 아래에서는 헤즈볼라가 소규모 민병대에 지나지 않았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자살 폭탄 테러였고, 레바논 영토에서 이스라엘 군대를 효과적으로 격퇴할 수 없었다. 나스날라가 집권을 한 후, 그는 파우드 슈크르를 그 단체의 노력을 강화, 남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에 대한 로켓 공격을 포함한 정교한 게릴라 공격을 실시하는 책임자로 임명했다. 슈크르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은 지난 2000년 철수해야만 했고, 아랍 군대에 대한 첫 패배를 기록해야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알 무사위 암살 이후 벌어진 사태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 2003년 이스라엘은 야신과 당시 그의 보좌관인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려 했다. 그들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되기 전에 가자시티의 한 건물에서 극적인 탈출에 성공했다. 2004년 이스라엘은 야신을 살해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하마스를 이란과 동맹으로 몰아넣었고, 이는 이스라엘에게는 재앙이 됐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나 하마스의 정치적, 군사적 지도자들 살해했을 때, 그 지도자들에 대한 피의 복수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타협을 추구하는 지도자로 교체하는 일은 놀라운 것이 아니지만, 현실은 강경노선을 추구하는 인물이 등장하곤 했다. 타협, 협상의 끈은 아예 없게 됐다.

긴 역사를 놓고 보면 역사는 반복됨을 알 수 있다. 타협을 선호하는 유연한 지도자보다는 복수심으로 가득 찬 지도자 출현이 갈등과 충돌의 역사를 되풀이 해왔다. 그러한 역사의 교훈을 이스라엘이 모른다는 것은 역시 강경한 유대인 지도자가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암살 사건은 강경파 지도자들이 등장할 길을 닦는 것 이상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번 사건들도 다르지 않다. 이스라엘이 테헤란에서 하니예를 죽임으로써 이란이 반격하도록 만들었다.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는 작동하게 돼 있다.

4월 이스라엘이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외교 시설에서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장군 2명을 암살했을 때, 테헤란은 이란 드론 300대와 탄도 및 순항 미사일을 일제히 발사하여 보복했고, 이는 21세기에 이스라엘을 공격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강력한 서방 동맹국과 아랍 이웃 국가로부터 받은 모든 도움에도 불구하고, 최소 5발의 탄도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방어를 뚫었다.

이번 이스마일 하니예의 테헤란에서의 살해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권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이 됐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피의 보복은 의무“라며 반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려졌다. 동시에 이번 암살 사건으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도 보여줬다. 이란도 무력에 의한 보복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복수에 대한 억제력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럴 경우, 국제 사회에 이스라엘의 무자비함은 부각되고. 대조적으로 이란의 ‘자비함’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이란의 새 대통령 마수드 페제스키안은 이란을 서방으로 돌릴 수 있는 지도자로 떠올랐다. 이번 암살 사건은 화해에 회의적인 이란 강경파들의 무대를 넓혀 준 셈이다. 이스라엘에 의한 암살은 강경파들이 온건파 대통령의 비전을 훼손하기 따 좋은 빌미를 제공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