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회담과 ‘중국의 최악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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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담과 ‘중국의 최악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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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7일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서울 / 사진 : 대통령실 

지난 5월 26~27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 열린 제 9차 한중일 정상회담은 표면적으로는 ‘올바른 시각’으로 임했고 일정정도 성과를 냈지만, 안보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그런대로 성과를 내는 등 ‘괜찮았다“는 평가이다.

특히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과 미국과 일본 중심의 한국 외교가 이번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임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얻어낼 것인지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처럼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안보 측면을 제외하면 하위급 수준의 대화는 유지하게 됐고, 내년도 일본에서 열리는 제 10차 한중일 정상회담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 지도자는 이번 서울 회담 후 내놓은 공동선언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와 인적교류 확대 등 폭넓은 협력을 추구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당초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긴밀한 전략적 협력과 증가하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 미국 및 그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고려해 회담에 거는 기대는 낮았다.

윤석열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사실상 핵보유국 상태이어서 실질적으로 ’비핵화 운운‘은 비현실성을 보여주고 있어, 실질적 효과는 기대 난망이다.

따라서 이번 3국 정상회담은 전통적으로 연성적이고 비정치적인 문제를 다루었기 때문에, 안보나 갈등과 관련된 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가 의제로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높지 않았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아시아정책연구센터의 선임연구원이자 SK-한국재단 한국한 의장인 앤드류 여(Andrew Yeo)는 ”이번 공동성명에서 행사를 제도화하거나 정기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중일 3국이 다소 피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고위 관료들 사이의 낮은 수준의 대화를 촉진하고 중요한 인적교류도 장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앤드류 여는 ”대규모 외교 관계가 단절되더라도 하위 관계는 여전히 중요하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세 정상이 양자 및 3자 형식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을 평가했다.

그는 또 “중국이 북한에 대해 비핵화와 납치 문제를 언급하기로 합의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그러나 그 성명이 통일이 아닌 한반도 정착을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아마도 북한이 더 이상 통일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이 한국의 통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북한은 비핵화 요구에 대해 지난 27일 그러한 목표가 “이론적으로, 실질적으로, 물리적으로 이미 사라졌다”며, 이를 군사적 대결을 가속화 할 “중대한 정치적 도발(grave political provocation)”이라고 말했다.

도쿄에 있는 국제기독교대학교(International Christian University)의 정치 및 국제학 교수인 스티븐 나기(Stephen Nagy)는 “미-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 되는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표면적으로는 올바른 시각을 갖고 있었다(superficially had the right optics)”고 말했다.

나기 교수는 “어떤 회담이라도 회담이 없는 것보다 낫다”며, 정상회담의 주요 목표는 참가자들 사이의 어느 정도 대화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거리를 두도록 장려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일본과 한국은 중국과 관여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피하기 위해 관여하고 있다”며 “향후 정상회담은 진전이 거의 없이 그런 노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나기 교수는 중국이 ▷ 우크라이나 전쟁, ▷ 유엔의 대북 제재, ▷ 대만 해협의 안정과 같은 더 논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경제 안보 정책에 대한 중국의 우려에 대응하여 시장 개방과 공급망 협력에 대한 약속을 확언할 것이다.

5월 초 미국은 중국이 기술 이전, 지적 재산권, 혁신에 대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철폐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광물, 태양전지 등 전략 부문에 걸쳐 관세를 인상했다.

나기 교수는 “한국과 일본은 기술 및 기타 핵심 분야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선택적으로 다각화하기로 약속했”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 중국의 최악 시나리오

그는 이어 “말이 되지는 않지만, 베이징의 깊은 우려는 러시아의 패배와 그것이 러시아의 안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불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기 교수는 “베이징은 패배한 러시아가 가까운 친구도 없이 국제 질서에 좌초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패배, 쿠데타, 암살로 인해 축출된다면, 중국은 다음 지도자가 나올 것을 우려할 것”이며, “더욱 민족주의적이고 불안정하며 갈등 지향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기 교수는 “”중국에게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게 중국에 대한 안보 불안을 오해했거나 미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강력한 자폐증(great power autism)”을 보여줬다며 “이런 종류의 발언은 일본과 한국 모두에게 모욕적인 것이며, 외교 정책에 자율성이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고, 또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자주 비난해왔다. 지난해 싱하이밍 한국 주재 중국대사는 “한국이 지나치게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국수주의 타블로이드 환구시보는 27일 보도에서 “이번 주 3국 정상회담의 결과를 미국에 보고하려는 한국의 열의를 조롱하며 "외교적 미성숙(diplomatic immaturity)"을 반영했다”고 비꼬았다.

지난 5월 27일 한국 정부는 일본, 한국, 미국이 5월 31일 버지니아에서 3국 외교차관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프 에릭 이슬리(Leif-Eric Easley)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한국, 중국, 일본이 환경, 공중 보건, 경제 성장에 유익한 교류를 늘리는 데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단호한 외교 정책으로 인해 정상회담 일정을 잡기가 어려워 전달 가능한 것이 제한됐다”며, “지도자들이 여러 실무급 관계자에게 승인을 내린 것은 긍정적인 발전”이라면서 “그러나 동북아 3국 협력의 지속가능성, 제도화, 효율성은 내년의 구체적인 진전과 일정에 맞춰 일본에서 차기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슬리 교수는 지난해 8월 미국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이후 한·일 외교 정책이 미국과 크게 연계됐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외교적 노력에서 동맹국들을 신뢰할 수 있다”면서 “3국 정상회담이 점점 커지는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접근 방식을 조율하는 데 있어 성과가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정학적 이유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가 임박했음을 비난하는 데 한국, 일본과 동참하기를 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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