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개> 이 한심한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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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 이 한심한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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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똥개가 보고싶다

^^^▲ 영화 <똥개> 스틸 컷 가운데 하나^^^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던가. 아닐 꺼다. 그냥, 평범한 날씨였을 거다. 똥개는 복날 XX에게 잡아먹혀버렸다(사실, 그 녀석의 이름을 입에 담기는 뭐하다. XX란 캐릭터가 싫어서가 아니라, XX란 이름이 더 어울리는 녀석이기 때문이다. 참, 그녀석. 험상궂지만 웃기게 생긴 녀석이기도 하다).

'똥개'가 사랑하는 '똥개'가 잡아먹혀버렸으니, 당근 그녀석의 복수도 시작되었을 거다. 그 사투는 처절하지 않지만, 구수한 맛이 있다. 복날, 삼계탕을 먹는다. 나는 지금 알바 중이다. 그닥 하고 싶은 일은 아니지만, 돈은 벌어야겠기에 어쩔 수 없이 하지만, 나는 운이 좋았던 덕택에 대접이 좋은 알바를 한다. 그래서, 초복날에는 삼계탕까지 먹었고 그날 영화 <똥개>는 개봉했고, 영화 속의 '똥개'는 잡아먹혀 버렸다.

슬프다. 이 텅빈 공간. '똥개'가 사라진 공간에 자리한 정우성의 이름은 '똥개'다. '똥개'의 진짜 이름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영화에서 이름은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노가다 하다가 돈 벌면 오입질 하고, 또 하루 일하고 돈 벌어다가 술 쳐먹어 버리고. 허구헌날 집구석에서 뒹굴면서 TV나 보고 앉아 있고, 맘에 안 든다고 사람 줘 패 버리고. '똥개'는 그런 한심한 인간이다. 이 한심한 인간은 오직 그 녀석 똥개를 잡아먹은, 그 녀석에게 복수하고 싶다. 그 녀석도 똥개에게 복수하고 싶다. 모두 다 한심한 인간들이다.

지금은 그래도 열심히 살고 있지만, 백수였던 시절이 문득 떠오른다. 할 일이 없어서 방바닥에서 뒹구는 게 아니라, 뭔가 하고는 싶은데 뭘 해야될지를 몰라서, 또 뭘 해도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불안한 미래 때문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방바닥을 뒹굴면서 한숨만 푹푹 쉬어댄다.

열정은 있는데, 열정을 발산할 공간이 없다는 것. 슬픈 얘기지만, 그런 것들이 나를 가두고 있을 때 점점 더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엉뚱한 곳으로 삶을 몰고 간다. '똥개' 정우성이 발산할 수 있는 열정의 공간은 어디였을까. 그는 감옥에서 똥개의 복수를 이루었다.

그것은 닫혀진 공간에서 이루어진 승인된 복수였다. 합법적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것들이지만, '똥개'의 판타지는 그것의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정우성과 XX와의 지루할 정도로 처절한 싸움은 마치, 복날에 지친 이들에게 가하는 일종의 경고 같다. 개고기를 먹지 맙시다!

심각하지 않으면서, 적절한 순간의 갈등. 그러면서, 너무 지나치지 않은 적당한 사투리. 모든 것이 상업적인 코드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마치, 복날의 선물 같다. '똥개'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더러운 인생살이다. 영화는 거기에 어떤 교훈적인 강요도 하지 않는다. 다만, 살아지듯 살아가라고 조용히 항변한다. 그것은 어떤 교훈적인 메시지보다도 더 일상적인 삶의 호소다.

여름날, 복날은 또 온다. 개를 잡아먹지 말고, 똥개를 보자. 아니, 똥개를 보살피자. 자꾸, 똥개똥개 하다보니 정이 들어서 그런가. 똥개가 자꾸만 보고 싶다. 똥개야∼ 똥개야∼ 이 한심한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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