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슬그머니 인수하고 떠난 땅은 그야말로 황무지 상태다. 아니 차라리 황무지라면 개척이라도 하겠는데, 이 땅은 공장부지나 도로로도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오염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한다.
문제의 4곳 중 2004년 까지 미군 전차대대가 주둔했던 파주의 게리오웬 기지는 토양오염 우려 기준치를 최고 95배까지 초과할 정도로 기지오염이 심각한 지역이다. 국방부가 공개한 인수기지들도 일부의 조사밖에 받지 않은 상태였으니 추가인수 사실을 밝히지 않은 미군기지의 상태가 얼마나 엉망일지는 미루어 짐작이 된다.
특히 미군이 4곳의 기지를 비운 후에 이미 3곳의 기지에 한국군이 투입, 관리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기지반환 협상에 한미 간 이면합의가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더운 짙게 했다.
국토의 여기저기를 황폐화시키고 무책임하게 버리고 떠나는가 하면 다른 곳에 새로운 기지터를 내놓으라고 큰소리를 치는 미국이나, 도로로 사용하기에도 부적절한 만큼 오염이 심한 땅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인수한 한국 정부의 태도는 한미 관계가 베트남 전쟁 당시와 한치의 변화도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베트남 민중들을 학살하기 위한 미국의 필요에 의해 맨 손으로 고엽제를 뿌려대고 자자손손 고생을 대물림하는 모습과 현재가 겹치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미군에게는 한때 머물고 떠나면 그만일 땅, 여차하면 전쟁터가 되어야 할 땅 이었겠지만 우리에겐 먹거리와 자손들을 키워내야 할 그야말로 ‘어머니 땅’이다.
자기 국토에 대해 책임지지 못하는 정부당국이 과연 이 나라 정부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주한미군 기지 반환협상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밝힐 것과 기지 오염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를 촉구한다.
2006년 7월 19일 민주노동당 대변인 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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