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이우환 미술관 건립 무산 “책임소재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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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이우환 미술관 건립 무산 “책임소재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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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화가 포기 통보 편지 두달간 숨겨 ‘후폭풍’ …밀실행정·혈세낭비 비난

▲ ⓒ뉴스타운
대구시, “미술관 관련 대구시의회와 시민들에게 사과하라”

이우환 미술관 건립이 무산되면서 대구시의 행정 미숙은 물론 밀실행정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2일 대구시는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이우환 작가가 이미 지난 10월15일께 권영진 시장 앞으로 이우환 미술관 건립 불가 입장을 밝힌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이우환 작가로부터 자신 이름의 미술관 건립 불가 통보를 받고도 2개월 가까이 숨겨온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작가는 편지에서 대구시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대구시가 남의 일처럼 자신을 시민앞에 세워놓고 미술관 건립의 걸림돌 인양 중상모략하고 범인 취급하게 내버려두는 것에 대해서 불쾌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특히 비공개하기로 한 편지를 공개한 것에 대해선 위법이고 약속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우환씨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구시가 책임지고 해명해야 하는데도 자신이 몰매를 맞고 있는 것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이같은 논란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내 놓고 있기때문에 벌어진 양상이 아니냐고 묻고, 대구시와 시민은 상식과 양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이 작가는 비겁하고 무책임하고, 확신과 실천의지가 보이지 않는 대구시에 경악하고 실망해 미술관 추진을 할 수 없다며 미술관 건립 포기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편지는 지난 9월 11일 이우환 작가가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20여일이 지난 9월29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정태옥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2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우환 미술관 건립사업을 백지화한다"고 밝혔다.

정 부시장은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심사에서도 "미술관 건립을 재정사업으로 하려면 총사업비가 확정돼야 한다"며 "이우환 화백에게 구체적인 규모를 확정해 달라고 했으나 답변을 하지 않아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대구시의회 모 의원은 "보기 드문 행정난맥상으로 혈세만 낭비했다"며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우환 화백의 미술관 관련 편지 전문이다.

권영진 시장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뉴욕을 거쳐 지금 파리에서 일을 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1일 대구에서 설명회를 갖은 후 '만남의 미술관'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시장님이 일본에 오셔서 저를 만난 후, 대구시에서 저를 떠보는 식의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설명회 때 석연치 않게도 대구시가 아무런 경과보고도 없이 대뜸 저더러 미술관건립에 대해 설명하라는 식이이서 어리둥절 했습니다. 그래도 저 나름대로 솔직히 여러분들 앞에서 미술관 건립에 대해 경과와 소신을 밝혔습니다.

이런 진행은 사실 전혀 잘못된 일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대구시가 애초부터 주체적으로 적극적으로 미술관 건립을 저에게 부탁했고 저는 몇 번의 거절끝에 그 열정과 꿈에 감화되어 동참하는 식으로 이 일을 떠맡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대구시는 지금 남의 일처럼 저를 시민 앞에 세워놓고 설명하라 해명하라 밝히라 하고 있습니다. 시가 적극성을 보이고 저를 떠밀어줘도 버거운데, 공개해서는 안될 편지(비공개의 약속하에 편지를 쓰게 된 것)를 저한테 일언반구도 없이 반대자에게 공개(이것은 위법이고 약속위반이다)하면서, 저를 중상모략 범인 취급하게 내버려두니 이게 어떻게 된 것입니까?

각종 신문, 인터넷 신문들의 '이우환 미술관' 어쩌고 하면서 쏟아져 나오는 진실을 외면한 악의에 찬 기사들은 당연히 모두 시가 떠맡아야 할 일인데, 왜 시에서 부탁받은 제가 당해야 합니까?

알수없는 배경하에 기사를 써 내리는 폭력자들과 전혀 대응할 입장이 아닌 저인데, 그 자들도 권력을 향해 휘둘러야 할 칼을 비겁하게도 왜 아무런 배경도 힘도 없고 저지를 일도 없는 한 개인의 작가에게 난도질하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이것은 시가 일을 떠맡지 않고 저를 희생양으로 내놓고 있기에 벌어진 양상이 아닙니까.

대구시와 시민에게서 말도 안되는 농락을 당하고 있는 것은 저인데, 신문들은 대구시가 이우환에게 농락 당하고 있다느니 그래도 시는 가만있으니 도대체 제가 대구에 무슨 일을 저질렀다는 것입니까.

대구시와 시민은 상식과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정중히 사과해야 합니다. 진실성도 인간성도 도의도 없는 비난에 지쳐서가 아니라 비겁하고 무책임하고 확신과 실천의지가 안보이는 대구시에 경악하고 실망하여 이 이상 미술관 추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상의 일을 두차례에 걸쳐 건축을 맡은 안도 다다오씨에게 전화로 보고하였습니다. 대구시는 안도사무실에 약속한대로 설계비는 꼭 치뤄줘야 합니다. 부탁합니다.

아름답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미술관을 이뤄보리라 시의 꿈과 정열을 믿고 쫓아다녔지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황에 몰리니, 걸려든 내 잘못이라 생각하고 이 시점에서 그만 두겠습니다. 내일도 끝나지 않으리라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지금까지 '만남의 미술관'에 참여를 바라 꾸준히 컨택을 해온 각 지역의 작가들에게는 상황을 알리고 저의 책임 하에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저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고 신뢰도 잃겠지만 할수 없군요.

시장님은 저와 시민 앞에 솔직히 입장과 소신을 밝히시기 바랍니다.

2014.09.29 파리에서 이우환 드림

* 이 편지는 공개를 전제로 쓰여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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