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단체, 집회 명당 ‘장기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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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단체, 집회 명당 ‘장기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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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참여네티즌연대 등 3개 단체, 한나라당사 앞 내년까지 독점

 
   
  ^^^▲ 경실련이 지난 25일 한나라 당사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 집회는 한 단체의 집회 장소 독점으로 '불법집회'로 규정됐다.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옥외집회 신고서를 제출한 단체는 예약한 날짜만큼 집회를 마음껏 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단체는 불법집회 단체로 낙인찍히고 있다. 누가 먼저 신청서를 제출하느냐에 따라 불법집회의 유무가 가려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특정 단체가 장기간 집회신청으로 특정 장소를 독점하고 있어, 그 기간 동안 집회를 갖고자 하는 단체들은 다른 장소를 찾아 헤매거나 불법집회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집회 명당을 몇몇 단체가 독점함으로써 '불법집회'가 양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이러한 장기 독점 예약 때문에, 집회 명당에서 합법 집회를 하려는 단체는 집회 신청을 이미 해놓은 단체의 허락을 받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이 아닌 제3의 민간단체가 집회 허가권을 갖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경실련은 지난 25일 한나라당사 앞에서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규탄집회를 가졌지만, 10여분만에 집회를 마쳐야 했다. 전국농민총연합회(전농)가 8월말까지 이곳에 대한 장기집회를 신청해 놓아, 집회신고를 하지 못한 경실련 집회는 불법집회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일단 독점하고 보자!

시위장소로 인기가 높은 한나라당사 앞 옥외 집회 신고는 내년 말까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이달 말까지 전국농민총연합회가, 9월부터 12월까지는 민주참여네티즌연대가 이곳을 독점 예약했다. 또한 내년 1월부터 6월까지는 민주노총 산하의 금속산업노조가, 이후 7월부터 12월까지 민주참여네티즌연대가 또 다시 이곳을 독점하기로 되어 있다.

 

 
   
  ^^^▲ 집회신고서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8월말까지 집회를 예약한 전농측에서는 “한국과 칠레 자유무역협정에 관한 정부의 비준절차시기에 맞추어 집회 기간을 정했다”며 “국회의 일정에 따라 집회가 필요할 시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라고 장기집회 신고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전농측은 “우리 단체의 집회가 없는 날에는 다른 단체가 집회 장소를 필요로 하면, 그 장소를 빌려주곤 한다”며 독점이 아님을 강조했다.

한편 내년까지 총 10개월 동안 한나라당사 앞 집회를 독점 신청한 민주참여네티즌연대의 한 관계자는 장기간 집회 사용 목적을 묻자 "다음에 연락해 주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불법집회 양산', 개선 시급
-경찰도 ‘문제 심각성’ 인정

이러한 집회 명당 독점으로 인해, 정작 집회를 열어야 하는 단체는 장소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워야 한다. 일부 단체의 이러한 선제 독점으로 피해를 입는 단체들은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은 불법집회를 선택하고 있다.

경실련 김용철 정책부장은 “일정하게 집회할 장소는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6개월-1년씩 붙잡아 놓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 25일에 있었던 규탄집회가 집회신고를 하지 않아 삽시간에 해체된 것처럼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장은 “집회 장소 선점 때문에 불법집회가 양산된다”며 “집시법 중 옥외집회 선점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속은 끓는데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 사무처장도 “옥외집회신고 자체가 맹점을 보이고 있다”며 “선점단체의 동의 아래 그 장소를 사용하는 경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 차장은 “경찰이 아닌 제3의 민간단체에게 허락을 받는 그 자체도 문제”라며 “선점단체와 우리 단체가 집회 성격이 서로 다르면, 선점 단체에서 집회장소 사용권 여부를 넘겨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영등포경찰서 정보부의 한 관계자 역시 이러한 문제점 지적에 동의했다. 그는 “현 집시법에 있어서 집회단체의 양보와 이해가 필요하다”며 “옥외집회신고서 제출 단체를 보면, 마치 땅투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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