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지난해 3개월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8만 1천 명이 CBDC 지갑을 개설했지만, 실제로 사용한 사람은 42%에 불과했다고 디크립트가 21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CBDC 추진 다음 단계는 오는 9월에 시작되며, 9개 은행이 참여하고 최대 50만 명의 사용자가 토큰을 사용하게 되며, 이번에는 실제 정부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20일, 정부 발행 블록체인 기반 원화폐인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인 “한강 프로젝트”(Project Hangang)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단계부터는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 프로젝트’는 한국은행 주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CBDC의 실용성을 테스트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공식 사업 명칭으로, 한국의 상징적인 강인 ‘한강의 이름을 따왔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바우처‘의 지급 및 정산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미래 통화 시스템의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1단계는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었으며, 7개 은행과 12,000개 가맹점이 참여하여 114,880건의 거래를 처리했다. HRF CBDC 트래커(HRF CBDC tracker)의 분석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러한 성과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총 300억~350억 원을 투자했다.
HRF CBDC tracker는 인권 재단(Human Rights Foundation)이 전 세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개발 현황을 추적하고, 이것이 개인의 프라이버시(사생활 침해)와 금융 자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2단계에서는 실제 은행 업무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여 사용자 참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단계이다. 새로운 기능에는 생체 지문 승인, 개인 간 지갑 이체, 자동 충전(연동된 은행 계좌 잔액이 부족할 경우 자동으로 자금을 예치 토큰으로 변환), 정기 자동 결제, 현금 영수증 생성 및 이자 지급이 포함된다.
이번 시범 사업에서는 처음으로 프로그래밍 가능한 토큰을 사용하여 정부 보조금 지급을 시험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도매용‘(a wholesale)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한다. 이는 일반인이 직접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 간 거래 결제에만 사용되는 디지털 화폐이다. 시중은행은 예금 토큰(은행 계좌에 이미 있는 돈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현한 것)을 생성하고, 소비자와 가맹점은 이 토큰을 실제 결제에 사용한다. 한국은행 측은 이러한 설계를 “CBDC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의 중간 형태”라고 설명했다.
일반 사용자에게 있어 이러한 아키텍처는 궁극적으로 정부 지원금을 바우처나 수표를 기다리는 대신 디지털 지갑으로 직접 수령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중소기업 및 소매업체의 경우, 이 테스트는 예치 토큰 결제가 카드 네트워크가 모든 거래에 부과하는 교환 수수료를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를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이 수수료는 거래량이 많은 가맹점일수록 빠르게 누적되는 비용이다.
2단계에서는 지출 규칙이 내장된 프로그래밍 가능한 예치 토큰(deposit tokens)을 운영할 예정이다. 자금은 허용된 용도, 공급업체 및 기간으로 제한되어 수동 감사에 따른 서류 작업을 대체하고 자금 지급 시점에서의 사기를 방지한다.
다시 말해, 이러한 시행은 한국은행이 정부가 특정 목적을 위해 지급한 자금을 국민이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더 폭넓은 통제권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7개 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산업은행, BNK 부산)에 경남은행과 iM은행이 합류해 9개 은행이 된다. 이번 시범 사업은 특정 종료일이 없는 무기한 운영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026년 4월 취임 후 첫 정책 연설에서 ’한강 프로젝트‘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편, 하나은행은 2025년 중반부터 서울에서 논의되어 온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에 앞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한국 원화에 1:1로 고정된 민간 발행 디지털 토큰) 시스템 설계에 착수했다. 기획재정부 또한 76년 된 국가자산법을 개정하여 암호화폐(cryptocurrencies)를 국가 자산(national assets)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CBDC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규제 당국이 예금 토큰에 매력을 느끼는 바로 그 프로그래밍 가능성이 비판론자들의 우려를 자아내는 요소이다. 정부 자금을 특정 업체에 묶어두는 규칙은 보조금 지급을 넘어 잔액 만료, 지출 범주 제한, 지갑 동결 등으로 법원 명령 없이도 쉽게 확대될 수 있다.
현금과 달리 모든 CBDC 거래는 중앙은행과 그 협력 기관이 확인할 수 있는 장부에 기록된다. 시민 자유 단체들은 이것이 한국의 디지털 화폐뿐만 아니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라는 범주 자체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해 왔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이미 특정 경기 부양책 지급금에 유효기간을 설정하여 도입되었는데, 베이징은 이를 사재기 방지 정책으로 포장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이를 금융 강압이라고 비난한다.
법률 자문 기관인 로페어(Lawfare)의 연구원들은 ’디지털 위안화‘가 국가 주도의 금융 감시를 위한 세계적인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누가 시스템을 운영하든 우려는 동일하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는 조건이 붙은 화폐이며, 그 조건은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CBDC 발행을 4년간 금지하는 법안인 “21세기 주택 건설법”(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이 7월 11일 발효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관련 법안에 대한 다른 요구를 이유로 서명을 거부했고, 헌법상 10일의 서명 기한이 만료되자 이 법안은 대통령의 서명 없이 효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는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가결한 주택 법안이며, 주택공급 부족과 주거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규제 완화 및 공급 촉진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기관투자자 단독주택 매입 제한, 환경·인허가 절차 간소화, 조립식·모듈러 주택 규제 완화, 상업용 건물 주택 전환 지원 등으로 정리된다.
이 법안에는 연준(FRB)의 CBDC 발행을 2030년 12월 31일까지 금지하고,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는 유사 디지털자산 발행도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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