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제10대 평택시의회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평택시의회가 지난 22일 시의회 3층 간담회장에서 개최한 의원 당선인 오리엔테이션은 새 의회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공식 준비 과정이었다. 이번 자리는 단순한 상견례나 의례적 교육이 아니었다. 앞으로 4년 동안 평택시민의 삶과 지역 발전 방향을 책임질 당선인들이 의회 운영 구조를 이해하고, 의정활동의 기본기를 다지는 출발점이었다.
지방의회는 시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대의기관이다.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심의하며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은 겉으로는 행정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민의 교통, 복지, 교육, 환경, 안전, 일자리 문제와 직결된다. 예산서 한 줄이 시민 편의시설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조례 한 조항이 지역의 생활환경을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지방의회의 준비 수준은 곧 시민 삶의 질과 연결된다.
그런 점에서 제10대 평택시의회가 출범 전부터 당선인 교육과 의정 현황 보고, 예산·결산심사 특강, 청사 시설 견학까지 이어간 것은 긍정적으로 볼 대목이다. 새로운 의회가 처음부터 운영 체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출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의정활동은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절차를 알아야 하고, 자료를 읽을 수 있어야 하며, 예산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집행부가 제출하는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면 의회는 견제기관이 아니라 통과기관으로 비칠 수 있다.

이번 오리엔테이션에서 평택시의회의 조직과 기능, 지방의회의 권한, 의원의 직무, 의회사무국의 역할 등이 안내된 것은 기본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특히 초선 의원들에게는 의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본회의와 상임위원회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의회사무국이 어떤 방식으로 의정활동을 지원하는지 이해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재선 이상 의원들에게도 새 의회 출범에 맞춰 책임과 역할을 다시 점검하는 시간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지방정부 예산·결산심사 전략’ 의정 특강이다. 지방의회의 핵심 권한은 예산 심의와 결산 승인이다. 예산은 정책의 의지이고 결산은 행정의 결과다. 예산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잘못된 사업을 걸러낼 수 없고, 결산을 제대로 따지지 못하면 다음 예산 편성의 오류를 바로잡기 어렵다. 시민의 세금이 어디에 쓰이고, 어떤 성과를 냈으며, 어떤 사업이 반복적으로 부진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의원의 기본 책무다.
평택시는 지금 성장의 속도가 빠른 도시다. 반도체 산업, 평택항 물류, 국제도시 기능, 신도시 개발, 교통망 확충, 인구 증가 등 여러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도시가 커질수록 예산 규모도 커지고 행정 수요도 복잡해진다. 이 과정에서 의회가 예산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하면 시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보다 보여주기식 사업이 앞설 수 있다. 반대로 의회가 전문성을 갖고 예산을 검증하면 평택 발전의 방향은 더 안정적으로 잡힐 수 있다.
제10대 평택시의회는 총 20명으로 구성된다. 지역구 의원 18명, 비례대표 의원 2명이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11명, 국민의힘 9명이다. 의원 정수가 확대됐다는 것은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더 넓게 담을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숫자가 늘었다고 의회의 역량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의원 한 명 한 명이 지역 현안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시민의 민원을 정책으로 연결하며, 집행부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견제하느냐가 중요하다.
평택은 지역별 특성이 분명하다. 고덕국제신도시와 원도심의 과제가 다르고, 항만지역과 농촌지역의 요구가 다르며, 산업단지 주변 주민들이 체감하는 문제와 주거 밀집지역 주민들이 요구하는 정책도 다르다. 교통난, 주차 문제, 교육 인프라, 복지 사각지대, 환경 민원, 지역경제 활성화, 청년 정착, 노인 돌봄 등 의회가 다뤄야 할 현안은 넓고 깊다. 이처럼 복합적인 도시에서는 의회의 균형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윤하 의장이 언급한 '시민과의 신의'도 깊게 새겨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들은 시민 앞에서 많은 약속을 한다. 그러나 당선 이후 공약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시민이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의회가 시민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말보다 공개와 실천이 앞서야 한다. 공약을 정리하고,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지연 사유를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시민과의 약속은 선거용 문구가 아니라 의정활동의 기준이 돼야 한다.
긍정적인 출발에도 불구하고 제10대 평택시의회가 반드시 경계해야 할 부분은 있다.
첫째는 정쟁이다. 시민은 의회가 정당 간 대립의 공간으로만 소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물론 지방의회에도 정당정치는 존재한다. 그러나 정당의 입장이 시민의 삶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 같은 정당의 집행부라고 무조건 감싸서도 안 되고, 다른 정당이라고 무조건 반대해서도 안 된다. 의회는 찬성과 반대를 넘어 타당성과 필요성을 따지는 기관이어야 한다.
둘째는 형식적 의정활동이다. 회의 참석과 질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료를 사전에 검토하고, 현장을 확인하고, 관련 법령과 예산 근거를 살피고,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질문해야 한다. 준비 없는 질의는 소리만 크고 성과는 약하다. 반대로 치밀하게 준비된 질의는 집행부를 움직이고 정책을 바꿀 수 있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의회는 말 많은 의회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의회다.
셋째는 현장과의 거리다. 평택의 현안은 현장에 있다. 출퇴근 시간 도로 위에 교통 문제가 있고, 학교 주변에 교육환경 문제가 있으며, 산업단지 인근에 환경과 안전 문제가 있다. 복지 사각지대는 통계표보다 시민의 생활 속에서 더 분명히 보인다. 의원들이 현장을 자주 찾고 시민과 직접 대화할수록 의정활동은 현실에 가까워진다. 의회가 현장에서 멀어지면 정책도 시민에게서 멀어진다.
제10대 평택시의회가 시민에게 신뢰받으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전문성, 투명성, 책임성이다. 전문성은 예산과 정책을 읽는 능력에서 나온다. 투명성은 의정활동을 시민에게 공개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책임성은 약속을 지키고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이 세 가지가 갖춰질 때 의회는 단순한 회의체를 넘어 시민의 삶을 바꾸는 기관이 될 수 있다.
이번 오리엔테이션은 분명 의미 있는 출발이다. 의정활동을 앞두고 기본 교육을 받고, 예산·결산 심사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청사와 회의 공간을 직접 확인한 것은 새 의회가 안정적으로 출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시민은 오리엔테이션 자체를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 시민이 기억하는 것은 앞으로 의회가 어떤 조례를 만들고, 어떤 예산을 바로잡고, 어떤 민원을 해결하고, 어떤 정책 대안을 제시했는지다.
제10대 평택시의회는 준비된 의회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준비는 출발이고 성과는 도착점이다. 앞으로 4년 동안 평택시의회가 시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세밀하게 듣고, 지역 현안을 얼마나 책임 있게 다루며, 평택 발전을 위해 얼마나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
평택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그 변화가 시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조정하고 감시하고 제안하는 역할은 의회의 몫이다. 제10대 평택시의회가 정쟁보다 민생을 앞세우고,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며, 구호보다 결과로 평가받는 의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자 한마디 "제10대 평택시의회의 출발은 긍정적이다. 다만 시민은 출범식보다 성과를 기억한다.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예산을 제대로 살폈는지, 현장을 제대로 다녔는지, 시민의 불편을 실제로 줄였는지가 더 중요하다. 새 의회가 준비의 시간을 넘어 시민이 체감하는 결과로 답하길 바란다."
본지는 후속 기사에서 제10대 평택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 상임위원회 구성 방향, 의원별 공약 이행 과제, 평택시 주요 현안 대응 전략을 차례로 짚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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