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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브로큰 플라워> 中 ⓒ Focus | ||
한 중년 남자가 소파에 혼자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다.
카메라 앵글은 바닥에 있는 몇 개의 우편물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자가 나타나 분홍색의 우편물을 선택해, 남자에게 다른 여자에게 온 편지냐고 묻는다. 남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우편물을 빼앗아 바닥에 던진다. 주인공 돈 존스턴은 소설을 쓰는 옆 집 남자의 권유로 한 통의 분홍색 편지를 갖고 추억의 '사랑'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는 스토리의 로드 무비 형식의 영화다.
어느 날 갑자기 이름도 적혀 있지 않고 주소도 없는 편지와 지도, 옛 연인들의 주소와 이름을 갖고 떠나는 중년 독신남의 심정은 어떠할까. 영화는 뜻밖에 찾아오는 옛 추억과의 만남을 개성 있는 배우들의 위트 넘치는 연기가 독보이는 영화다. 출연하는 배우들은 헐리우드의 연기파 중견 배우들이다. 섹시 스타로 유명한 샤론 스톤을 비롯, 감성있는 연기로 유명한 줄리 델피,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제 34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클로에 세비니, <블루 스카이>로 제 67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받은 제시카 랭등 이름만 들어도 한 연기하는 스타들이 출연한다.
주인공 빌 머레이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인정하는 연기파 배우다. 배우 활동 뿐 아니라 작가라도 활동하고 있다. 2004년 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제 61회 골든 글로브, 전미 비평가 협회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70년 대 중반 TV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로 데뷔했다. 그 이후, 여러 편의 코미디물에 출연하여 미국의 간판 코미디언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게 명성을 가져다 준 영화는 체코 출신의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79년 작 <미트볼>.
<브로큰 플라워>의 각본과 연출은 <천국보다 낯선>으로 제 37회 깐느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커피와 담배>로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 최고인기상을 수상한 짐 자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에도 참여했다. <브로큰 플라워>로 제 58회 깐느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역량있는 감독이다. 짐 자무시 감독은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러>으로 유명한 빔 벤더슨 감독의 후원으로 성장한 뉴욕대 영화과 출신의 펑크 스타일리스트한 감독이다. 첫 데뷔작은 <영원한 휴가>. 두 번째 연출작인 <천국보다 낯선>은 그에게 칸느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안겨주었다. 그는 예술적인 취향의 영화를 신봉하는 영화광이며, 영화학도들의 우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영화는 추억은 추억으로 간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추억을 다시 현실로 꺼내여 들춰내는 순간 그것은 추억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추억이든 추한 추억이든 가슴 속에 담아 두어 아렷한 추억으로 남겨는 것이 진정한 추억이라고 말한다.
영화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카메라 앵글이 향하는 시점이 너무 단순하고 답답하다는 것을 느낀다. 똑같은 시점들이 너무 자주 등장한다. 편집이 너무 빠르고 등장 인물들의 연기력이 없었다면, 다큐 영화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연출 기법을 보여주어, 예술 영화를 표방하는 감독의 특징을 보여준 작품이다. 한 통의 편지로 여행을 떠나게 된 다는 형식의 영화도 관객에게 그리 낯설지는 않은 주제다. 그것이 편지였든, 어떤 것이었든 로드 무비 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형식이다.
로드 무비 형식의 영화라면 배경이라든지, 주인공의 시점이 좀 더 멋지게 연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주인공 돈 존스턴의 대사 보다 주조연으로 출연하는 여성 연기자들의 대사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또한, 여배우들의 연기력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코미디물이 아닌 한 편의 다큐 영화 또는 예술 영화가 될 뻔했다. 깐는 영화제 심사위원들도 아마 그 점에 점수를 후하게 주었을 것이다. 이 영화가 다큐나 예술적인 형식을 추구했다면 상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브로큰 플라워>는 오는 12월 8일 낯선 여행지로 관객을 초대할 것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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