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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기운이 비축된 곳간입니다

^^^ⓒ 이필수^^^
존경하옵는 우리 어머님들께!

우리 나라는 백성들의 병을 고치는데 있어서 지금처럼 약을 먹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약을 마치 밥처럼 마구잡이로 퍼 먹이는데 심히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물론 약을 써야 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개 응급할 때 뿐입니다. 장금이는 음식으로 임금님의 병을 고쳤고 아픈 이들을 도왔던 것입니다.

고려시대에도 '상식국(尙食局)'이란 곳이 있어서 임금님의 병을 오로지 음식으로 치료했었습니다. 약을 쓸 때에는 지금처럼 양약을 쓴 것이 아니라 산이나 들, 바다에서 야생하는 약재를 가공치 않고 거의 그대로 사용함으로, 우리가 늘 먹는 음식보다는 약성이 강한 음식(그런 것을 약재라고 이름합니다)을 사용했을 뿐입니다. 결국 우리 민족은 모든 병을 음식으로 고쳤던 것입니다.

사람의 미래는 부엌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쌀은 먹은 이의 살이 되고, 그 살을 태워 움직여 일하니 곧 먹은 이의 삶이 되고 삶은 곧 그 사람의 인생이 됩니다. 살이란 기운이 비축된 곳간입니다. 살이라는 곳간이 무엇으로 채워져 있느냐에 따라 건강과 허약이 결정됩니다. 그러니까 살은 죽지 않고 살 수있게 하는 힘의 근원입니다. 살아 있기 때문에 사람이라 부릅니다.

음식은 하늘의 입김과 땅의 베품과 사람의 보살핌으로 결실된 작은 우주입니다. 곡식은 태양계가 작게 축약되어있기 때문에 그것을 닮아 모양이 둥글어집니다.

살이 튼튼하면 팔자(八字)도 고칩니다. 팔자를 고치려면 음식으로 살에 기운을 잘 채워 넣어야 합니다. 사주팔자라는 것은 부모님께서 물려주셔서 몸 속에 깃들인 여덟 가지의 기운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부족한 기운을 곡식으로 보충합니다. 그 때 팔자가 변합니다. 팔자에서 허약한 기운을 음식으로 채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주신 사주팔자를 고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음식을 먹는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음식을 만드는 분을 우리는 엄마라고 부릅니다. 그분은 젖을 만들어 자식에게 주십니다. 커서는 젖 대신 밥을 지어주신다는 것이 약간 다를 뿐입니다.

부엌은 고려의 상식국이나 조선의 수랏간처럼 음식으로 사람들의 병을 다스려 주고 허약한 몸을 보살펴 주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우려는 곳입니다. 해서 부엌일을 보시는 분은 그것을 먹는 모든 이의 엄마가 되시는 것입니다.

모든 음식은 엄마의 온 정성이요, 온 사랑입니다. 그것을 먹은 우리는 모두 팔자를 고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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