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서태지는 약 2-3년 간 어린 시절 내 삶의 중심축이었다. 그가 4집 "컴백홈"을 들고 95년 10월 6일에 컴백한 이후로 그는 정말 내 어린 삶의 가장 큰 부분에 자리한 채 내게 거의 매일, 그가 은퇴한 후에도 한참 동안 말을 건네곤 했었다.
하지만 나도 시간이 흐르고, 그를 많이 못 보게 되고, 그의 음악을 덜 듣게 되고... 그러면서 그는 차츰 내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내 삶은 서태지라는 인물 이외에도 채울 것들이 너무나 많았으므로.
그가 아주 오래간만에 공백을 깨고 솔로 1집 앨범을 발표했던 98년 7월 7일에도 난 약간의 호기심과 함께 그의 음반을 구입했을 뿐 아주 거대한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의 혼자만의 소리인 솔로앨범을 들으면서도 역시 아쉽게도 예전의 끓어오르는 듯한 감동은 얻지 못했다, 너무 많이 변해 버린 그의 색깔 때문이었을까-
그리고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가 솔로 2집을 냈을 때부터는 그의 음반을 사지도 않았다. 그의 자취가 아주 희미해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의 세 번째 솔로앨범이 나왔을 때도 난 웬지모를 약간의 호기심이 일었다. "감성코어", 이전의 저항적이고 약간은 우울한 음악 색깔에서 좀더 듣기 좋고 멜로디를 중시하는 Emotional Core로 전환했다는 그의 말이 내 귀를 사로잡았다. 호기심... 딱 그뿐이었는데, 그 호기심으로 앨범을 구입했고 난 그의 소리를 다시금 온 가슴을 열고 듣기 시작한 것이다.
웬일일까- 이 늦은 밤, 자꾸 그의 목소리가(가냘픈듯한, 약간 여린듯한... 그러면서도 뭔가 내지르는 듯한..) 나를 깨운다. 자신의 소리를 들어보라고... 느껴보라고. 그의 이번 음반은 다시금 내가 그를 조금씩 사랑하게 만들 것 같다. 한동안 내가 잊고 있었던 그의 소리를 다시 들려주고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뭔가 호소하는 듯한, 전체적으로 하나의 곡처럼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그의 앨범. 산뜻하고 상쾌하고 기분 좋다. 타이틀곡 "Live Wire"에서 그가 말하듯 '상쾌한 내 샤워같은 소리가 메마른 땅에 비를 내려 적시네'- 그의 소리가 다시 내 맘을 적시고 있다.
아주 촉촉하게, 설레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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