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에서의 반세계화 시위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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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에서의 반세계화 시위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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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차 WTO 총회와 반세계화 운동의 역할

오늘(8월 28일)부터 30일까지 WTO는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주요 국가들의 각료들이 모여 비공식 각료회의를 열고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멕시코의 휴양도시 칸쿤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5차 WTO각료회의를 위한 입장조율을 시작할 예정이다.

칸쿤 회의에 앞서서 일부국가들 간의 회의가 따로 열리는 것은 이번 칸쿤 회의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25개 회원국들의 각료들이 모여 중간 의견조율을 할 예정이다.

2001년 카타르의 도하에서 열린 제 4차 WTO 총회에서 시작된 도하개발 아젠다(DDA)를 진전시키기 위해 사전에 의견조율을 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칸쿤 회의가 도하개발 아젠다(DDA)협상의 향후진로를 알려줄 중요한 회의이기 때문이다.

2001년 말부터 시작된 DDA 협상(도하라운드)은 공산물 뿐 아니라, 농산물과 서비스를 포함한 무역전반의 장벽을 2004년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 때문에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협상이 난제는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농산물 분야 때문이다. 미국이나 호주 등 농업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그룹은, 농업보조금을 감축하고 농산물 수입 장벽을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을 위시해서 일본과 유럽연합 등은 국내농업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번 몬트리올 회의는 전체회의에 비해 적은 수의 국가의 대표들이 모이기 때문에 협상난제들에 대한 사전조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파차이 파닛팍티 WTO사무총장도 이 회의가 돌파구를 마련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당초의 예정대로 2004년까지 무역전반의 장벽을 낮추려면 이번 회의가 거의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세력들의 준비도 만만치가 않다. 특히 농업분야에서 국내농업에 대한 보호를 주장하는 국가들의 농민단체들이 가장 격렬한 반대운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이 된다. 농업부문 경쟁력이 약한 국가에 대한 농업보조금의 감축이나, 수입 장벽을 낮추는 것은 이들에게는 사활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 75명,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에서 17명, 가톨릭농민회가 12명가량의 대표를 멕시코의 칸쿤에 보내 다양한 반대운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도 각 시민사회단체의 대표들을 포함하면 총 200명가량의 인원이 우리나라에서 칸쿤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99년 미국의 시애틀에서 열렸던 3차 회의에, 국내 농민단체 대표 30여명이 참석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이의 4년이란 기간동안 우리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가져오는 재앙에 가까운 문제점에 대해서, 특히 경제적 약소국에게 가져오는 재난에 가까운 피해를 실감했기 때문에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은 단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브라질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적 농민조직 비아 캄페시나(Via Campesina)의 대표들이 어제인 8월 27일 안국동의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의 농민대표들도 함께 참석해서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적극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비아 캄페시나의 아시아지역 대표이기도 한, 인도네시아 전국농민연맹의 사무총장인 헨리 사라히 씨는 “WTO는 인도네시아에서도 극단적인 경제 자유화를 통해 수도, 전기 등의 공공 부문을 비롯하여 농업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NGO기구들의 연대체들이 형성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1월에는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로에는 세계 각국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반대세력들이 모여, WTO체제 반대와 이라크 침공반대, 빈국에 대한 부채탕감 등을 주장하는 국제적 연대를 만들 것을 제안하며 이번 칸쿤 회의를 대대적인 대중동원기간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999년에 시애틀에서 열린 WTO 3차 각료회의에서 뉴라운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을 때 반세계화 시위대는 시애틀 거리를 완전히 점거하고 WTO각료회의장을 포위하는 강력한 시위를 벌인바 있다. 이때의 시위가 주로 인권단체 환경단체들과 세계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한 미국 노동조합이 주류를 이룬 것이라면 이번 칸쿤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위는 주로 전 세계의 농민들이 반대세력의 주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이번회의 장소를 칸쿤으로 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칸쿤은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가 아니라, 멕시코의 인구밀집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멕시코의 섬인 휴양도시이다. 많은 호텔들이 있지만 대회관계자들이 대부분의 방을 예약할 것이다. 자연히 가난한 멕시코 농민들의 항의시위를 약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회의가 벌어지는 현지가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의 항의시위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라크 전 반대시위에서 본 것처럼, 점차 노골화되고 있는 강대국의 이익관철에 대한 반대운동 또한 확산되고 조직화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뿐만 아니라 각국의 시민사회단체의 모임이 만드는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도 그들이 갖는 위기감만큼이나 강하게 조직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1년 11월 카타르의 도하에서 열렸던 4차 회의 당시에는 터키에서 1만 명, 이탈리아에서 15만 명, 인도에서 5만 명 등 전 세계에서 WTO 반대투쟁이 격렬하게 진행되었던 적이 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세상에 가져다주는 고통이 크면 클수록, 그에 대한 반대세력의 힘도 커질 것이다.

언제까지나 강대국 주도의 일방주의와, 공평하지 못한 조건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세상을 이끌어가지 만은 못할 것이다. 다음달 9월. 세계는 역사의 또 한 페이지를 기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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