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타운/김국진기자]김해는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사실상 초토화된 선거였다. 시장 선거는 물론이고 도의원 선거에서도 단 한 명의 당선자조차 배출하지 못했다. 김해갑과 김해을 모두 민주당에 내줬다. 반면 바로 옆 양산과 창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름대로 선방했다. 그렇다면 유독 김해만 왜 이렇게 무너졌을까.
필자는 이번 결과를 단순한 정당 지지율의 문제가 아니라 '예고된 참패'라고 본다. 그 중심에는 결국 공천 실패가 있다. 김해시장 선거는 약 1만7천 표 차이였다. 얼핏 보면 큰 격차처럼 보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숫자로 평가한다.
특히 김해갑 공천 과정만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나' 공천을 받았던 조팔도, 김유상, 이미애 후보가 '가' 공천을 받았다면 이들은 자신의 선거에 매몰되기보다 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뛰었을 것이다. 조직은 결집됐을 것이고 시장 선거의 동력 역시 훨씬 강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김해갑에서는 여성우선공천이 사실상 실종됐다. 이미애 후보는 비례대표 시의원 4년 동안 특정 지역구 없이 김해갑 전역을 누비며 민원을 해결해 왔다. 진영·한림·생림은 물론 대동면과 활천동에서도 상당한 지지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기여도와 지역 활동만 놓고 본다면 여성우선공천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진영·한림·생림 지역구에서는 최정헌 당선인이 이미애 후보의 여성우선공천 가능성마저 뒤로한 채 연이어 '가' 공천을 받는 특혜성 공천의 수혜자가 됐다. 경남지역 당원들 사이에서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공천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일도 있었다.
김해갑 당협위원장인 최학범 위원장은 공개석상에서 "앞전에 ‘가’ 공천 받아던 의원들은 이번엔 무조건 ‘나’ 를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가 지역 정가에 파다하다. 그 여파로 가선거구의 김동관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만약 이 같은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공천은 경쟁과 검증의 과정이 아니라 이미 결론이 정해진 각본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도의원 선거의 패배 역시 뼈아프다.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고 세대교체를 시도하기보다 기존 틀에 안주한 공천이 결국 민심의 외면을 받았다. 변화에 대한 요구를 읽지 못했고 결과는 전멸에 가까운 성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더욱 의아한 것은 선거 이후의 모습이다.
스포츠에 빗대어 보자. 만약 월드컵에서 국가대표 감독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귀국한다면 어떻게 될까. 감독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김해 국민의힘의 성적표는 결코 그보다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시장 선거를 내줬고, 도의원은 단 한 명도 당선시키지 못했으며, 김해갑과 김해을 모두 민주당에 내주며 사실상 전 지역에서 참패했다.
그럼에도 공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도, 당원과 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겠다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공천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최학범 김해갑 당협위원장과 강민국 경남도당위원장은 이번 참패에 대해 어떤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있는가.
선거는 질 수 있다. 그러나 패배 이후 책임지는 모습마저 없다면 그것은 단순한 선거 패배가 아니라 지도력의 붕괴다. 김해를 이렇게 만든 공천 책임자들은 이제라도 당원과 시민 앞에 나와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기자수첩 한마디 "정치의 기본은 승리했을 때 공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패배했을 때 책임을 지는 데 있다. 김해 시민과 당원들이 원하는 것은 변명이 아니다. 왜 김해가 이렇게 무너졌는지에 대한 솔직한 설명과 책임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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