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내년 2%로 축소…명목성장률 절반 수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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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내년 2%로 축소…명목성장률 절반 수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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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분이 연말에 이르러 사실상 목표치를 크게 밑돌게 된 가운데, 내년에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절반 수준인 2%에 머물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부동산 대출을 강력히 규제하면서,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가계대출(정책성 대출 제외) 증가액은 12월 18일까지 7조4,685억원에 그쳤다. 이는 은행들이 올해 초 금융 당국에 보고한 연간 증가 한도(8조690억원)보다 7.4% 적은 규모다. 올 하반기부터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를 절반가량 감축해줄 것을 요구하자 은행권에서도 축소된 목표를 자체적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마감을 보름가량 앞둔 현 시점에도 연간 목표치보다 대출 증가액이 7% 이상 낮아, 규제의 강도가 어느 때보다 컸음을 보여준다. 5개 시중은행 중 2곳만이 자체 대출 목표를 초과했으며, 각각 33.6%, 18.9%의 초과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3곳은 오히려 17~43%까지 목표를 못 채워 총량 관리에 성공한 상태다. 지난달 4대 은행의 대출 규모가 일제히 목표치를 초과하자, 일부 은행들은 주택구입 또는 생활안정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실행을 중단했고, 대출 모집인이나 모기지보험연계 대출도 대부분 중단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된 이유는 정부가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 대신 생산적 금융 강화, 즉 기업대출 비중을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중은행 한 곳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2%로 제한하는 방안을 당국에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대부분의 실무부서에서 2% 전후의 증가 목표를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계절적으로 연말에 당국과 논의해 다음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정하는데, 이때 일반적으로 명목 GDP 성장률을 기준으로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명목 GDP 성장률을 4.0%로 예상했고, 이는 한국은행의 2025년 실질 성장률 전망치(1.8%)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그간 은행들은 명목 GDP 성장률에 맞춰 목표를 잡아왔으나, 내년에는 목표를 2%에 맞춰 명목 성장률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책적으로도 가계대출 축소와 생산적 대출 확대가 강조되고 있다. 19일,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포용적,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은행 영업이 주로 부동산 담보 위주로 이루어져 온 점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금융이 기업 및 생산 영역으로 자금이 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러한 정부 기조에 따라 은행권은 가계대출 목표를 명목 성장률 이내가 아닌 더욱 낮은 수준에서 설정할 가능성이 크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대출 창구가 사실상 닫히자,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2월 들어 1,42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하루 평균 증가액은 79억원으로 지난 11월의 1/6에 불과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이달 들어 2,617억원 감소해, 만약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24년 3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월간 역성장이 확정될 수 있다. 반대로 신용대출은 5,302억원이나 늘어나면서 일평균 증가 속도 또한 오히려 빨라진 양상이다. 은행권이 연말까지 이어지는 가계대출 규제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내년에도 보수적 대출 운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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