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지난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날 검찰과 이 대표 측 법정 쟁점의 핵심은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와의 통화 녹취록에 나타난 위증교사 혐의였다. 그 판단기준은 ‘김진성의 기억’이다.
보통 위증교사는 자신과 아주 가까운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다. 흔히 절대적인 이해관계의 영향권 안에 있는 상하 관계나 절친한 지인 이상의 관계인 경우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금품에 의해 매수된 증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증인 김진성 씨는 당시 경기도지사인 자신과 간접 영향권에 있는 제3자에 가까운 관계라는 점이 특이하다. 절대적 압력이 작용하는 관계라고 보기엔 어렵다. 그래서 이 위증교사 혐의는 매우 주도면밀한 회유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 3년형을 구형한 검찰의 논고 요지다.
위증죄는 법정 진술의 사실 여부보다는 ‘기억에 반하는’ 또는 ‘거짓임을 알고도 진술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는 인간의 기억이 불완전하다는 전제 아래 기억에 따라 진술하는 원칙을 규정하는 처벌 규정이다.
따라서 ‘김진성의 기억’이 중요하다. 그러나 정작 김진성 본인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녹취록에서 말했다. 그렇다면 김진성은 증인이 될 수 없다. 증인으로 출석하더라도 “기억이 없다”라는 증언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녹취록에서 이 대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회유한다. 김진성이 법정에서 증언하려면 “이재명으로부터 들었다”라고 하면 될 일이다. 또 이 대표는 위증할 내용을 설명하다가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변론 요지를 텔레그램으로 보내줄테니...”라고 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주지시켜 위증으로 성립되도록 유인한다. 이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녹취록에서 이 대표는 기억이 없다는 김진성의 기억을 친절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아주 세련된 대화술과 상대를 유인하는 프로세스가 돋보인다. 치밀하게 준비된 멘트임을 금세 알 수 있다. ‘기억 없음’에 대비한 친절한 배려인가.
이 위증교사 혐의가 세련된 수준을 넘어 참신한 점은 기억이 없다는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만 말해주면 된다”라고 회유한다. 이 대표의 말들을 다 맞춰 보면 “변론 요지를 참고해서 누구에게 들었다고 하고, 내가 말한 대로 증언해 주면 된다”라는 메시지가 성립된다.
김진성이 이미 위증을 자백했고, 녹취록이 만방에 공개된 이 상황에서 이 대표는 “사건을 조작한 검찰 독재”라고 항변했다. 검찰은 치밀어오르는 모욕감을, 재판부는 바보 취급당하는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며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느낄 것이다. 기억이 없는 김진성의 기억을 만들어준 그는 정작 다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김문기를 기억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던 기억력이 약한 바로 그 사람이다.
기억의 이율배반이다. 남의 기억을 만들어주는 치밀한 논리를 구사할 수 있다면, “기억하지 못한다”라는 그 말은 거짓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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