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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마일 (8 Mile, 2002) 포스터^^^ | ||
지금이야 많이 상용화되어 랩을 모르는 사람은 없고, 또 랩퍼라는 가수 중의 한 직종으로 분류되기까지 했지만 1995년의 그 시절에는 아직 랩퍼라는 가수가 활성화되지 않은 시점이었고(한국에서는 그때쯤 마악 랩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더더군다나 노래(랩도 노래다)에다 욕설까지 내뱉는 그런 끔찍한 발상은 하지도 못했을 그 시절. 그래도 한국보다는 개방적이었던 미국 디트로이트의 8마일가에서는 이런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미 스미스와 파파독의 대결, 지미 스미스는 파파독이 자신에 대한 욕할 것까지 미리 계산해가면서 파파독에 대한 신나는 욕설 한판을 퍼붓는다. 파파독은 결국 한마디도 못하고 내려간다. 영화의 끝부분. 버리 래빗으로 불리는 지미 스미스와 파파독의 대결은 그렇게 지미의 승리로 끝이 난다. 백인 랩퍼의 승리.
그러나, 환호성을 지르면서 성장영화의 전형으로서 성공적인 스토리를 그리던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의 결말은 아쉽게도(?) 지미를 영웅으로 키워놓지 않는다. 그는 그저 공장에서 일을 하며 어렵게 가족을 부양하는 랩을 좋아하는 한 청년일 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영화의 처음. 지미 스미스는 랩 대결에서 단 한마디도 내뱉지 못하고 내려온다. 그의 고난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엄마와 동거하는 동갑내기 그렉과의 갈등, 아직은 어린 릴리. 그리고, 시종일관 그를 놀리고 괴롭히던 프리월드 패거리들. 미성숙된 자아를 보인 체다 밥의 어리석은 행동. 동료 퓨처와의 갈등 등 이 영화는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형식화되고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랩이라는 한가지 주제로 통일되어 보여준다.
그래서 이 영화는 지미의 개인적 갈등과 함께 신나는 랩 한판을 부담없이 즐길 수가 있다. 더불어 가슴에 억눌려 있던 화풀이의 분출구로서 더없이 좋은 음악이 바로 랩이라는 설교를 드러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늘어놓는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될 때, 사회는 아름답게 변화하겠지만 서로간의 미움을 폭력으로 대하지 않고 바로 이런 형식이 갖추어진 랩으로 표현한다면 그리고 거기에서 갖추어진 스포츠맨쉽, 즉 랩의 매너(랩맨쉽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를 지킨다면 지나친 폭력적 억압에 길들여진 사회보다는 랩이 전파되어 그나마 억눌려진 감정이 분출된 사회가 훨씬 더 살기는 좋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신나는 랩 한판을 래빗(토끼)과 함께 벌여볼까 생각 중이다. 산토끼 토끼야 어데를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 어데를 가느냐?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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