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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명쾌하고 품위 있는 주례전문가로서 서약의 경건함을 지키는 혼인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인천주례클럽 신중균 대표의 말이다. 왕년에 인천지역에서 인텔리로 통했던 실버들이 모여 주말이면 결혼식장을 빛내고 있다. 봄철을 맞은 이맘때 결혼식이 늘면서 주례를 서는 클럽의 발길도 따라서 바빠지기 시작했다.
‘인륜지대사’라는 말이 조금은 무색해진 세태지만 결혼식이란 언제나 설레는 축제다. 은퇴자들로 구성된 주례클럽 회원들은 축복이 쏟아져 내리는 결혼식 현장에서 백년가약의 성사를 돕는 이색 직업인들이다. 인천주례클럽은 지난 2006년도에 이어 올해에도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 ‘주례사파견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지난달에는 인천 남구와 위탁계약을 맺고 지역의 선남선녀들의 화합을 돕고 있다.
클럽의 역사는 지난 2004년 개최된 인천시노인취업박람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람회 추진기획단과 인천시 가정청소년과의 지원으로 30명의 현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이력은 화려했다. 일본영사를 지내 외교관을 비롯해 문인, 교육계와 공직 은퇴자 등이 모집됐다.
이 클럽은 결혼식 주례라는 활동을 빌어 회원들의 전문성과 긍지를 살려 은퇴 후에도 사회의 일익을 담당하는 주체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성균관 유도회 '예의생활실천운동인천본부 인천지부' 부설단체로 독립적이며 특화된 단체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신중균 회장은 “일반 주례와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면 주례사 내용의 끊임없는 연구활동”이라며 “실비의 사례비만 받고 새 출발하는 젊은이들의 앞길을 축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회원들은 1회 결혼식에서 10만원대의 비용을 받고 있다. 회원들은 일반 주례는 물론이거니와 충효사상 전파나 사회복지시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무료주례도 빼놓을 수 없는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지인이란 이유로 체면이나 인사치례를 따져 과다하게 지불되는 주례비와 대조를 이루면서 고객층이 확산되는 추세다. 앞으로는 결혼 당사자들이 주례를 직접 찾기보다 예식장에서 섭외하는 현상이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시대가 개별화되는 흐름으로 보아 주례를 모시는 일은 개인적 친분보다는 관련클럽과 협회 등에 요청하는 경우가 더욱 늘 전망”이라며 “클럽의 홍보를 위해 지역웨딩업체 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모색된다.”고 강조했다.
시간은 짧아도 내용은 진하게 - 주례사도 ‘업그레이드’
결혼식의 경건함과 정숙함은 줄고 하객들은 당사자들을 축하기보다 숙제를 한다는 듯 축의금 봉투를 내고 식당으로 직행하기 일쑤다. 젊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던 결혼식에 40대에서부터 초로의 연령까지 만혼이 많아졌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특히나 세계화시대를 반영하듯 통역이 등장하는 결혼식을 자주 볼 수 있다.
더불어 주례의 위상이 식장의 소품 정도로 취급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요즘 결혼식에서 주례사에 관한 주문이 나올 때면 대부분은 “간단히 해주세요.”다. 따라서 간단하지만 인상적이고 가슴에 남는 ‘한마디 말씀’이 화두다. 이들은 충효사상과 예의생활 실천이 기조가 되어 더욱 기품 넘치는 주례사를 발굴해 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않고 있다.
이들의 활동에서 주례경험자와 새 회원의 경험 공유는 매우 중요하다. 신입회원은 처음부터 주례를 집전하기보다 식장에 나가 현장 안내를 통해 분위기와 선배들의 활동을 간접 체험하게 한다. 녹화된 주례 내용을 함께 보며 더 나은 방향을 논의하기도 한다.
주례사는 대부분 충과 효사상을 바탕으로 한 인생덕담이다.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을 기본으로 간단하게 해서 젊은이들의 기호에 맞춘다. 그러면서도 회원들은 신랑신부 최고의 날인 결혼식의 주례가 위엄 있고 축제의 분위기가 연출되도록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민기자 김정미(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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