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가 10년만 되어도 재개발에 논의에 들어가는 작금의 세태에서 50년 넘은 건물들만이 근대문화재로서 등록요건을 갖출 수 있다면, 머지않아 서울엔 경복궁과 덕수궁등 고궁들과 아파트 단지로만 구성된 풍경이 남게 된다는 극단적 결론이 가능하다. 아파트 건설과 투기에 대한 광적인 열기는 한국의 도시 풍경을 포스트모던할 지경으로 비생태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있지만, 문화재청은 이러한 한국사회의 특수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만의 고루한 근대의 잣대를 움켜쥐고 있는 것이다.
한양주택은 1974년 남북 공동성명 이후 북쪽대표단 방문에 대비, 조성된 200여 가구의 규모의 주택단지이다.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이 마을은 잘 가꾸어져왔고, 1996년 서울시가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할 정도로 보기 드문 생태마을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2003년부터 이명박시장이 주도하는 뉴타운 개발지구에 포함되면서 마을 존치를 요구하는 주민들은 그동안 서울시측의 협박과 강요에 시달리며 긴 싸움을 해왔다.
이명박 시장의 소위 박통을 연상케 하는 추진력이 진행해 온 문화적 업적들 - 본래 청계천은 복원된 하천 밑에 깔린 하수관으로 흘러가게 하고 지하수 2만톤을 끌어다 만든 도심 인공하천 청계천 ; 서울의 대표적인 '생태 독립지역'을 죽이면서 임기내 초대형 공연장 하나 지으려는 욕심에, 누구도 부족을 탓한 바 없는 대형 오페라하우스 건설 계획-은 유달리 아름답고 친자연적인 마을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뉴타운을 건설하겠다고 하는 한양주택사건과 함께 반생태, 반문화적이며 임기 내 촉박한 추진이라는 구린내 나는 공통점을 갖는다.
한양주택 사건은 개발 이데올로기와 경제적 가치만이 사회를 설득할 수 있었던 한국사회가 이제 그로인하여 정서적, 생태적 기형 상태에 이른 우리의 생활환경을 자각하고, 새로운 생태적 가치에 강렬하게 목말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이다. 평범한 마을의 주민들이 갖는, 자신들이 공들여 가꾼 아름다운 마을에 계속 살고자 하는 자연스런 요구가 문화재청, 인권위원회로 다니며 소위 투쟁을 벌여야 할 만큼, 개발주의자들의 대한민국은 보편성을 넘어서는 단계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한양주택 주민들의 줄기찬 투쟁을 힘차게 지지하며, 이들의 당연한 요구가 힘들이지 않고도 관철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개발과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해 가는 우리의 생활공간에 아름다운 생태적 가치를 새롭게 일굴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의 공약으로 <아름다운 생태마을>을 지정, 조성할 것을 제시한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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