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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개봉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랑즐감:집 번호를 준다는 것은> 화면 中 ⓒ KT^^^ | ||
최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이 논란이 되면서 영화인들의 시위가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헐리우드식 배급 방식을 쫓아 여론 일부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된 국내 메이저 배급사의 배급방식을 지양하고 온라인 상에 무료로 개봉하는 영화가 있어 화제이다.
화제의 영화는 <3인3색 러브 스토리:사랑즐감-'집 번호를 준다는 것은'>(이하 '사랑즐감'). 스타성을 이미 검증한 김태균, 곽재용, 정윤철 세 감독이 '전화번호'를 소재로 해 옴니버스 단편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과거에 온라인 전용 영화나 드라마가 제작돼 네티즌들에게 관심을 모은 바 있으나, KT의 이번 제작 및 유통 방식은 새로운 실험으로 보여진다. 즉, 영상물을 통한 'PPL'식의 광고 한계를 넘으며 직접 제작에 나서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자사의 슬로건 등을 당당히 장식하고 있어 새로운 홍보 매체로서 '영화'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것. 자회사인 KTH 역시 극장용 장편 영화 <내 여자의 남자친구> 를 직접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2월 14일 서울 명동의 한 영화관에서는 주연배우 소유진, 김태균, 정윤철 감독이 참석한 영화 <사랑즐감>의 시사회가 열렸고, 당일부터 온라인(
SK텔레콤의 ‘현대생활백서’ CF 시리즈가 공전의 히트를 치며, 방송 및 광고 매체를 장악해 버리고 개인 연락처로 휴대전화번호가 집 전화번호를 대신하는 현대인들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선 전화의 무용성'마저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KT의 '집 전화번호'를 소재로 한 세가지 이야기는 디지털과 속도로 점철된 세상에 '느림'이라는 감성 미학을 일깨운다.
영화 <사랑즐감>은 '집 번호를 준다는 것은'이라는 주제 아래 세 명의 스타 감독이 각각 다른 장르로 세가지의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영화 전용 인터넷 홈페이지 화면에서 '티켓' 이미지를 클릭하면 <기억이 들린다><폭풍의 언덕> 세 편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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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즐감;집 번호를 준다는 것은>에서 김태균감독의 'I'm OK'에서 두 주인공 은경(소유진 분)과 윤(칼 윤) ⓒ KT^^^ | ||
영화 <늑대의 유혹><백만장자의 첫사랑> 등 감성 멜로를 선 보인 김태균 감독의 첫번째 이야기는 . 말이 통하지 않은 한국에 엄마를 찾아 온 해외 입양아 출신의 윤(칼 윤 분)과 남자친구로부터 버림받았으나 그의 전화를 기다리는 은영(소유진 분)의 기막힌 동거 이야기.
한국에 이종격투기 선수로 왔지만, 게임에서 잘(?) 맞아줘야 돈을 제대로 버는 윤이 어렵게 얻은 방이 알고보니 전세 보증금을 빼내 도망간 스튜어디스 은영이 남자친구와 함께 살던 곳. 아주 황당한 경우가 아닐 수 없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윤도 갈 곳 없이 내몰려버린 은영도 어쩔 수 없는 일. 결국, "내가 이 집 보증금을 마련할 때 까지만"이라며 쇼파를 사이에 둔 동거의 시작.
아직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한 채 "You가 쓸일은 Never. 명심해 Never야"(집 전화기에 손대지 말라)라며 전화기를 지키고 있는 은영은 남자친구를 찾아 나서다가 직장을 빠져 정직 처분까지 받고 술에 취해 골아 떨어지는 등 만신창이가 되어간다.
"너 뭐 하는 놈이야? 니가 마피아야? 맨날 엄더 터지고 다녀 왜? 네가 마피아야?"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 채 얻어 맞아 멍든 부위에 '밴드'를 붙여주는가 하면, '집 전화번호'를 윤의 핸드폰에 입력해주며 은영과 조금씩 가까와 지는 듯하지만, 어느 날 전화기를 든 채 '나가라'며 소리치는 은영의 말에 세상 끝에서 본 한 조각의 희망마져 꺼져버릴 듯하다.
김 감독은 둘의 공간인 집과 윤의 게임장을 번갈아가며 사건의 긴박성을 나타내고 있는데, "I'm OK"를 연발하는 윤의 모순적 결말마저 암시한다. 은영과 화해를 키스로 대신하는 윤의 모습 뒤로 언제 숨이 끊어질지 모르는 게임장에서 위태로운 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2070-0119, 이게 여기 집 번호. 그러니까 앞으로 또 누가 때리면 여기에다가 Call해서 Help Me Help Me하란 말이야"
"나쁜 놈, 누가 나가랬지, 뽀뽀하랬냐"
영화의 절정은 게임장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정신을 잃은 채 나온 윤을 둘러싼 업자들 뒤로 은영이 안타깝게 울리는 윤의 핸드폰. 다른 한편으로 윤과 단란한 저녁식사를 기대하고 점차 시간의 경과 속에 바뀌어가는 은영의 얼굴에서 짙은 카타르시스를 남긴다.
김 감독은 마치 영화 <여자, 정혜>처럼 등장인물에 가까이 접근해 그들을 둘러싼 감정선을 잡아내는 은영의 공간과 영화 <주먹이 운다>처럼 죽음 앞에 위기일발에 선 사각의 링의 공간을 번갈아 대비시키고 있다.
소유진은 최근 주말 대하 드라마 <서울 1945>에서 일제시대 문자작의 딸이자 피아니스트 문석경으로 변신해 드라마 속 악역 연기가 호평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영화에서는 털털하면서도 버림받은 남자를 잊지 못하는 순정까지 지닌 여자를 잘 소화해냈다.
릭윤의 동생으로 잘 알려진 칼윤은 한국계 배우로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도 단역 출연해 한국 관객들에게 낯설지 않은 배우이다. 거침 없는 이종격투기 액션 연기를 선 보인 이번 에피소드 'I'm OK'에서 그는 과묵하면서도 젠틀한 이미지로 여심을 흔든다.
카운터 펀치를 맞고 쓰러지면서도 은영이 붙여준 '밴드'를 붙이고 있는 윤과 정신을 놓고 헤매인 윤을 둘러싼 업자들 너머로 연결되지 못한 채 선명히 울리는 핸드폰의 모습을 대조해 이번 에피소드에서 김 감독은 '여자는 지켜주고 싶은 사랑에게 집 전화번호를 준다'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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