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다 만 국화꽃의 향기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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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다 만 국화꽃의 향기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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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화꽃 향기'가 남긴 아쉬운 향기

^^^▲ 대학 시절 헌책방에서의 인하와 희재
ⓒ 태원 엔터테이먼트^^^

영화 ‘국화꽃 향기’를 보고 난 느낌은 슬픈 이야기에 눈물이라도 흘려야 할 것 같은데 도무지 코 끝이 시리게 만들지 조차 못하는 영화의 미흡한 호소력에 왠지 마음 한 구석이 아쉽다는 것이다. 분명 수백만의 독자들을 슬픔과 재미로 빠져들게 했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다 보니 더욱 그러한 마음이 든다. 영화 <국화꽃 향기>가 준 아쉬운 향기를 되 짚어본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전철에서 인하와 희재의 순간의 우연적인 만남은 동시에 영원한 인연으로서의 약속을 관객들에게 확인시킨다. 이 후로 영화는 두 사람이 사랑의 결정체인 결혼에 이르기까지 꼭 기약한 것만 같은 결혼을 위해 정해진 과정을 밟아가는 것만 느껴지게 했다. 소설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어느새 인하가 그렇게도 희재를 마음 속에 담고 있었는지 조차 모르게 사랑이 이루어져 나간다.

제일 아쉬운 점은 대학 생활 동안 인하의 희재에 대한 마음을(7년이란 세월을 국화꽃 향기의 기억만으로 버틸 만큼)좀 더 강하게 어필하는 연출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인하가 그윽하게 또는 애절하게 희재를 바라보는 장면 하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리 혼자 그리움에 사무치는 멍한 모습보다 인하의 희재에 대한 마음을 더욱 현실적이고 가슴에 와 닿게 표현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솔직히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던 나로서는 희재 주변에서 열심히 돕던 후배 하나가 선배에게 갑자기 사랑한다며 고백하는 장면이 더욱 와 닿지가 않았다.

^^^▲ 희재와 인하의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 태원 엔터엔터이먼트^^^

희재에 대한 인하의 애절한 마음은 알 것도 같은데 관객의 마음에는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희재 밖에 모르던 인하는 염원해 오던 사람과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어지는 행복한 시간들은 분명 잠시 후에 찾아올 커다란 슬픔의 절정을 극에 다르게 위한 장치 였음이라. 이제 관객들은 분명 슬퍼하며 눈물을 흘려야 하는 시간이 온걸 기대하기 시작한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사람 떠나 보내기 위한 진부한 장치인 암이란 말이 대사에 나온 후부터 난 적어도 이젠 슬퍼야 할 때란 것을 직감했다.

병의 고통 속에서 울부짖는 희재의 모습, 그런 사랑하는 아내를 보며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의 현실을 괴로워하는 인하의 모습. 두 사람의 행복에 금이 가는 아픔의 세월들은 관객들의 눈물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눈물 샘 많은 여성관객들에게는 말이다. 난 이 영화의 절정인 후반부를 보면서 관객들이 울어야 할 때 란 것을 강요 받는 듯한 느낌조차 받았다.

결국 감정 이입의 타이밍을 놓친 후에 영화는 희재의 출산 후 사망하기 까 지의 과정을 너무 맥없이 끝내버리고 또 다시 세월을 흘려 인하와 딸의 다정한 라스트 신으로 관객의 눈물을 흐뭇한 미소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 뭔가 여운이 남을 법한데 이 영화의 여운의 향기는 끝내 나의 코 끝을 건들지도 못하게 했다.

이러한 아쉬움이 들게 한 것은 무엇보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기 까 지의 과정에서 배우들의 연기력을 스토리 라인에 잘 배합시키지 못함으로 진부함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연기력과 감정이 충분히 실린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졌다면 두 사람의 결별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베스트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했던 ‘남자의 향기’, ’아버지’ 같은 작품들이 보여주었던 한계를 극복해주길 바랬던 영화<국화꽃 향기>는 꼭 피다가 져버린 국화가 아쉬운 향기를 남긴 것만 같이 나의 마음속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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