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검찰이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수사착수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찬반투표가 이뤄지고 열띤 토론이 거듭되는 등 상당한 진통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대북송금' 수사유보 결정에 대한 뒷얘기를 일부 털어놨다.
그에 따르면 서울지검 수뇌부는 수사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수사팀인 형사9부 검사들과 격의없는 토론을 한 뒤 각 방안의 장.단점을 분석해 김각영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
유창종 서울지검장은 이 과정에서 김 총장에게 "절대 혼자 결정하지 말고 간부들의 토론과 검사장 회의를 거쳐야 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총장 주재로 대검 간부회의가 열려 또다시 난상토론이 이어졌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결국 이 문제는 찬반투표에 부쳐졌고 그 결과는 참석자 14명 중 ▲수사강행 2명 ▲수사중단 3∼4명 ▲수사유보 8∼9명 등으로 나왔다는 것.
김 총장은 이후 각 지방청 검사장들에게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었는데 투표결과와 비슷하게 찬반의견이 취합돼 마침내 수사유보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고위 관계자는 이어 "심도있는 토론을 수차례 거쳐 내린 결론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반발은 없었다"며 "다만 그 이후 특검제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언론에서 몰아쳐 검사들의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유보 결정이 내려진 뒤 정치권에서 특검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런 식으로 논의가 흘러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정치권이 너무 피폐돼 있는것 같다"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것저것 다른 치료법을 다 써보고 안되면 마지막으로 택하는 것이 수술이고, 검찰권 행사도 마찬가지"라며 "국익과 통일문제가 걸려있는 대북지원 사건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초콜릿을 많이 먹어 배탈이 난 환자에 게 수술이 필요없다고 하는 의사(검찰)를 믿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특별의사(특별검사)를 데려다 수술을 시키자는 것과 비슷하다"고 특검제 도입 논의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이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다'고 언급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 "'그냥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 정도로 말씀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끝) 2003/02/0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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