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임원단이 지방의회의 핵심 현안을 정당과 국회 행자부에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고 밝혔다며 자못 의기양양하게 전장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개선장군의 행동에, 과연 지방의회가 그런 요구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다.
행정자치부는 매년 실시하는 지방의원 의정심의권 권한을 행자부가 적극 환수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보좌관제 신설은 배고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보좌관제 신설에 앞서 우리 국민의 어려운 경제를 최우선으로 살펴야하고, 제도가 먼저냐 국민적 공감대가 먼저냐로 분류 공청회 등 심도있는 국민여론조사를 거처 중장기적 계획 하에서 백년대계 차원에서 실시하여야 한다. 법 제도나 국민 공감대 둘 다 지금은 절대로 아니다.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은 지역 광역의회와 기초의회를 통합 인사 정책은 상당한 일리가 있다. 의회사무처 직원들에 대한 생사여탈 인사권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총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회의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자료수집의 책임을 쥔 집행부의 수장이 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원 유급보좌관제는 유급제의 성과, 보좌관제 대안으로 증원 배치한 전문위원 운영결과 등을 분석하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 도입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나 정치권, 언론,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지방의회 구조의 전반적인 개혁을 포함한 의제에 대한 공론화 작업이 선행 돼야 한다.
지방의원 유급제를 통해 유능하고 전문성을 갖춘 지역인재의 지방의회 진출 기회가 확대됐으며, 명예직 때와는 달리 생업의 걱정 없이 지방의 살림살이를 감시하는 본연의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또한 지방의원의 자치입법 등 의정활동지원을 위하여 보좌관제의 대안으로 2006년도 자치단체별로 전문위원을 1~4명 증원 배치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우리와 같이 기관분립형 의회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의회사무국 직원의 지원을 받되 지방의원 보좌관은 두지 않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는 기관통합형태를 채택하여 별도의 보좌관제도는 없고 업무관련 부서 공무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광역의원들의 유급보좌관 도입은 재삼 숙고해야 할 난제이다. 무엇보다 지방의회가 출범할 당시의 정신을 훼손해선 안 된다. 출범 당시에는 무보수 명예직임에도 열성적이었다. 자신의 생업을 꾸려나가면서 무보수로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그러나 어느새 사람들이 변했다. 소액이라도 유금제로 전환시켜 주기를 요구하더니 지금은 고소득자들의 반열에 올라 있다. 게다가 의회건물을 신축하라, 집무실을 늘려라 조용할 날이 없다.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자가 아니라 나으리의 상전이더니 이제는 국회의원처럼 보좌관까지 두어 신분을 격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유급보좌관제 도입이전에 지방의원들은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으며 얼마나 열성적으로 의정활동을 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들은 편히 쉬고 대신 보좌관들이 만들어 주는 자료를 읽는 ‘대독 지방의원’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 우리말에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머리를 뉘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사람의 기본 섭리라 했던가? 보좌관제를 도입하자니 정말 뻔뻔스러움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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