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질 → 양주질 → 양추질 → 양치질
로 바뀌었단다.
또 ‘집 안에만 틀어박혀 세상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두문불출(杜門不出)’이라는 말은 이성계가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왕조를 세우자, 이에 반발한 고려의 옛 신하들이 새 왕조를 섬기지 않고 경기도 개풍군에 있는 두문동이라는 동네에 틀어박혀 죽을 때까지 동네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흥청망청’은? 지금은 ‘돈이나 물건을 마구 써 버리는 태도’를 가리키지만, 원래는 연산군이 궁전에 불러들인 기생들을 ‘흥청(興靑)’이라고 부른 데서 비롯된 말이 아닌가? 사람들이 ‘연산군은 흥청들과 놀아나다가 망했다.’며 ‘흥청은 곧 망청(亡靑)’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는데, 그 말이 굳어져서 ‘흥청망청’이 된 것이고.
굳이 다른 사람들도 다 알고 있을 이런 어원(語源)을 캐내는 까닭은,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사극(史劇)이나 역사를 소재로 다룬 영화, 역사 만화를 만들 경우 이 말들이 엉뚱한 시대에 잘못 쓰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 닦는 일을 양치질이라고 부르는 데에 너무 익숙한 작가가 극본을 쓸 경우, -‘양치질’은 고려시대 이전을 다루는 사극(史劇)에는 나오면 안되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 후삼국 시대를 다룬 사극에 ‘양치질’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고 고려시대를 다루는 만화에 ‘흥청망청’이라는 말이 나오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삼국시대를 다룬 영화에는? 당연한 얘기지만 위에 소개한 세 낱말이 나오면 안 된다. 이런 말들이 나온다면 그 영화는 이미 ‘삼국시대’를 다룬 영화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런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지난 해 4월에 방영된 한국방송(KBS)의 ‘사극(史劇)’「제국의 아침」과 네 해 전(서기 2000년)에 방영된「태조 왕건」은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할까? 안 됐지만 그 두 연속극(나는 그 두 작품에 ‘사극’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지 않음을 밝힌다)은 낙제를 겨우 면할 판이다.
전자는 고려시대 사람인 광종이 19세기에야 만들어진 “민족(民族)”이라는 낱말을 쓰고 후자는 후삼국시대의 사람인 고려태조 왕건이 “안성맞춤”이라는 표현을 쓰기 때문이다(‘안성맞춤’은 조선시대에 나타난 표현이라고 함).
따라서 나는 역사를 소재로 삼은 문화상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역사학자 뿐 아니라 언어학자의 의견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며, 이런 실수는 문화상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우리말을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바이다.
작가 여러분, 역사와 말을 다룰 때에는 늘 조심하시라!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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