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그리고 쓸쓸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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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그리고 쓸쓸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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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암산의 가을하늘
ⓒ 부산뉴스타운^^^

며칠째 하늘은 흐려 있다.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퍼부을 기세로 온통 가을하늘을 뒤덮고 있다. 마음 한편으론 빨리 내리든지 아니면 우울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볼 수 있게 하든지 결론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뿌연 하늘을 자꾸만 쳐다보고 있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온 탓에 이러다 겨울이 바로 오는 것은 아닌가 싶어 가슴 조인다. 얼마전 태풍으로 인해 남부지역엔 많은 피해를 봤다. TV에선 태풍으로 집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성금을 모으는가 하면 어느 정도의 정부지원금이라는 대책도 나왔다. 하지만 그 모든것으로 마음에 난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제 저녁, TV에서 한 섬마을의 삼 남매가 처한 상황을 방송했다. 부모를 여의고 어렵게 세를 받아 생활하고 살아가던 삼 남매에게 이번 태풍은 그 생계마저 산산히 깨뜨리고 말았다. 부모님이 마지막 남겨준 집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살 수 없게 되었고, 이웃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역시 근근히 생을 이어가고 있는 환경이었다.

할머니와 동생들을 대신해 집안의 살림을 맡아 살아가고 있는 큰아이는 초등학생 답지 않게 어른스러웠고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표정은 그 누구보다도 밝아보였다. 그 아이의 모습을 보는 순간 마음 한켠이 얼마나 쓰려오던지 부끄러움이 먼저 앞섰다.

유독 그 삼 남매의 상처만은 아니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아픔은 더할 것이다. 그 마음을 다 이해하고 읽을 순 없어도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본다면 모두가 형제요, 가족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흐르고, 웃을 수 있는 작은 이웃의 손길이 모아지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갈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있었으면 한다.

태풍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이래저래 삶에 지친 사람들조차 모두 탈없이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서라도 비보다는 맑은 가을하늘을 보고 싶다. 잠시나마 시름을 잊을 수 있다면 좋겠다.

오늘이 가고 내일이 밝아올 때 눈부신 태양이 떠오르길 간절히 바라며 흐린 하늘을 보면서 제발 비가 내리지 않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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