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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골길을 걷는 아빠와 딸 ⓒ 구현모^^^ | ||
'I am Sam'이라는 영화에서 7살 지능의 아빠 샘이 딸아이의 양육권을 되찾기 위한 법정 진술 중에 한 말이다. 필자가 그 영화를 워낙 감동적으로 봐서도 그렇지만, 극중에서 샘 역을 맡은 숀펜이 위의 대사를 읊을 때는 짠한 감동이 극에 달했던 기억이 난다.
4살배기 딸아이를 키우는 입장으로서 난 그간 아이에게 한결같았으며, 충분히 인내했으며, 내 귀를 항상 열어놓았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떳떳하게 '네'라고 대답하기엔 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다.
아빠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귀를 기울이기 보다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내 귀를 막아놓았던건 아닌지, 내 컨디션에 따라 아이와 놀지는 않았는지, 툭하면 나의 인내심은 충분히 시험받았다며 아이를 겁주진 않았는지 반성이 든다.
선천적으로 기관지가 약한 딸아이 지민이는 모세기관지염이란 병명으로 한달간 입원한 적이 있다. 그 조그만 손에 링겔주사를 꽂을 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지만 이내 적응해서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땐 그 모습이 참 우습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에 한달간 있는다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감을 의미한다. 여태껏 큰 돈 들일 일이 없었던 터라 누구한테 손벌리지 않고 살아왔지만 하루 이틀 쌓여버린 병원비는 우리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당시 난 경제적 무능력자였고, 일종의 물질적 장애인이었다. 내 힘으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였다. 그때의 상황을 놓고본다면 난 정신적 장애인인 '샘'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경제적 궁핍함 앞에서 아이가 아픈 것을 원망스러워 했던 나와는 달리 '샘'은 자신의 처지나 사회적 환경을 탓하기 보다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자신의 딸아이를 되찾게 된다. 또한 딸아이를 위해 자신의 마음과 눈과 귀를 언제나 열어 놓음으로써 지능의 결함이나, 물질적 빈곤 따윈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것이 물질적 풍요로움이나 지나친 보호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믿는 이들에게 'I am Sam'은 지능이나 부의 정도가 사랑의 능력을 저울질 하는 척도가 아니라고 말한다. 진정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부모라는 존재가 그대로 사랑이듯이 부모에게도 아이가 있는 그대로의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아빠로서의 나의 자리를 새로매김해 본다. 딸아이를 내가 책임져야 할 존재, 나의 일부분을 희생해 주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던 것에서 나의 관심이 필요한 존재, 그래서 나와 사랑의 신호를 주고받는 존재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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