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시선①] “지금까지 이런 의회는 없었다”…양평군의회 보도자료 140건을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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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시선①] “지금까지 이런 의회는 없었다”…양평군의회 보도자료 140건을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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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2026년 7월까지 공식 보도자료 140건 배포
의사팀 58건·의정팀 53건·홍보정책팀 29건 담당
회기·정책부터 봉사·체육대회·의장 행보까지 혼재
작성·검토·승인 및 의장·의원 홍보기준은 ‘부존재’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양평군의회가 2023년 1월부터 2026년 7월 23일까지 언론사에 공식 배포한 보도자료는 모두 140건이다. 임시회와 정례회 개·폐회, 정책협의회, 결의안 채택, 의원연구단체 활동처럼 주민에게 필요한 의정정보도 있었지만 봉사활동과 의장배 체육대회, 의장 수상, 기관 방문 등 행사·인물 중심 자료도 적지 않았다.

보도자료가 많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지방의회에는 조례 제·개정과 예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집행부 견제 결과를 주민에게 충실하게 알릴 책임이 있다. 문제는 어떤 활동을 공식 보도자료로 선정하고, 의장과 개별 의원의 활동을 어떤 기준으로 다루며, 과장되거나 자기평가적인 표현을 누가 검토하는지 규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양평군의회는 2023년 37건, 2024년 37건, 2025년 46건, 2026년 7월 23일까지 20건의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담당팀별로는 의사팀이 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의정팀 53건, 홍보정책팀 29건 순이었다. 전체 자료의 약 79.3%인 111건을 의사팀과 의정팀이 담당했고 홍보정책팀 자료는 약 20.7%였다.

의사팀은 임시회와 정례회 개·폐회, 정책협의회, 인사청문회, 결산검사 등 의회 운영에 관한 자료를 주로 담당했다. 의정팀은 적십자 특별회비 전달, 나눔데이, 배식봉사, 환경정화, 등굣길 교통지도, 의장배 체육대회, 기관 방문, 의원·직원 역량강화교육 등 대외 활동과 행사성 자료를 주로 작성했다. 홍보정책팀은 의원연구단체 용역보고회, 결의안 채택, 상수원 규제 개선, 입법활동과 행정사무감사 성과 등 정책·홍보 성격이 강한 자료를 담당했다.

여러 팀이 담당 업무에 맞춰 보도자료 초안을 작성할 수는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사실관계와 표현을 검토하고 공식 배포 여부를 결정하는 통합 기준은 필요하다. 양평군의회는 최근 3년간 보도자료 작성·검토·승인·배포 절차와 관련된 내부 지침, 업무 매뉴얼, 규정, 결재문서 및 운영기준을 별도로 작성·보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공개 목록에서는 공식 보도자료가 어느 부서에서 나왔는지는 확인할 수 있지만 누가 초안을 작성하고 사실관계를 검토했으며 최종 승인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정치적 중립성과 개인정보, 법률적 표현, 과장된 수식어를 누가 점검하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보도자료 제목의 표현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25년 4월에는 ‘양평군의회, 경기도 내 입법 활동 가장 으뜸’, 6월에는 ‘눈은 날카롭게 해법은 풍성하게, 양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달라졌다’와 ‘제9대 양평군의회 3주년, 지금까지 이런 의회는 없었다’는 자료가 배포됐다. 같은 해 8월에는 ‘양평군의회의 슬로건이 현실이 되다’라는 제목도 사용됐다.

‘가장 으뜸’, ‘달라졌다’, ‘지금까지 이런 의회는 없었다’, ‘현실이 되다’는 표현은 단순한 사실 전달보다 의회가 스스로 성과를 평가하는 성격이 강하다. ‘가장 으뜸’이라고 표현하려면 경기도 내 다른 지방의회와 비교한 동일한 평가기준과 통계가 제시돼야 한다. ‘행정사무감사가 달라졌다’면 지적사항이 실제 시정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양평군의회는 홍보 실적 관리대장과 통계자료, 결과보고서 및 성과평가서를 별도로 작성·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별 보도자료 원문에 일부 근거가 담겼을 가능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하지만, 의회 전체의 홍보 성과를 객관적으로 관리한 자료는 없다는 것이다.

공개 목록에는 사회공헌과 행사성 보도자료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배식봉사와 환경정화, 교통지도, 김장 배추 수확, 유기동물보호센터 봉사활동뿐 아니라 인라인스피드대회, 배드민턴대회, 볼링대회, 시니어탁구대회, 테니스대회 등 의장배 체육대회 관련 자료도 포함됐다.

봉사활동과 체육행사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주민 화합과 지역사회 참여도 의정활동의 일부다. 다만 지방의회의 핵심 기능은 조례 제·개정과 예산·결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집행부 견제다. 행사와 인물 중심의 자료가 늘어날수록 주민이 알아야 할 조례 내용과 예산 심사 결과, 행정사무감사 후속 조치가 홍보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의장과 일반 의원의 홍보 형평성도 확인해야 한다. 공개 목록에는 의장 취임과 수상, 의장협의회 참석, 의장배 체육대회, 의장 임기 성과 등이 공식 보도자료로 포함됐다.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므로 대외 활동을 알릴 수 있지만, 일반 의원의 조례 발의와 정책 제안, 군정질문, 지역 현안 활동은 어떤 기준으로 공식 홍보 대상에 포함됐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양평군의회는 의장과 의원의 의정활동을 공식 홍보 실적에 반영하는 기준과 절차를 규정한 내부 지침, 업무편람, 회의자료 및 검토자료를 보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개별 의원의 인터뷰와 기획기사, 의정활동 홍보물을 실적으로 인정할 것인지 판단하는 자료도 없었다.

현재 자료만으로 실제로 의장에게 홍보가 편중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동일하게 적용할 기준이 없다면 직위와 시기,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홍보 기회가 달라졌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공식 보도자료 140건은 양평군의회가 적지 않은 홍보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배포량이 곧 성과는 아니다. 그 안에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조례와 예산, 감사와 정책 결과가 얼마나 충실하게 담겼는지가 중요하다.

보도자료는 의회가 스스로 잘했다고 선언하는 공간이 아니다. 주민이 의정활동을 직접 판단하도록 객관적인 사실과 근거를 제공하는 공공정보여야 한다. 양평군의회는 140건이라는 숫자를 성과로 제시하기 전에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홍보했고, 의장과 의원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했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기자 한마디 “보도자료 140건은 활동의 기록일 수 있지만 성과의 증거는 아니다. ‘지금까지 이런 의회는 없었다’고 말하기 전에 군민이 직접 의정 성과를 판단할 객관적인 근거부터 제시해야 한다.”

본지는 다음 [김병철 시선②]에서 양평군의회가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언론홍보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보도자료 작성·승인 절차, 의장·의원의 홍보기준, 언론사 선정·계약·검수·성과관리 체계를 마련하지 않은 이유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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