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쟁 종식을 위한 ‘테헤란의 제안’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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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쟁 종식을 위한 ‘테헤란의 제안’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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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해협 개방 요구
- 미국-이란 집요한 신경전
- 중심에 선 중재자 파키스탄
- 점점 넓어지는 협상
- 러시아의 조용한 존재감
- JCPOA 교훈
- 미국-이란 간의 간극(間隙)
이란은 더 폭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 핵 협상 없이 호르무즈 해협 합의안을 제시했다. 테헤란은 미국과의 간접적인 대화가 불확실한 가운데, 지역 및 국제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외교적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SNS 활용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국가안보팀은 전쟁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한 이란의 평화안을 검토 중이며, 핵 협상은 불확실한 미래 시점으로 연기됐다고 알자지라가 28일 보도했다.

이란은 더 폭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 핵 협상 없이 호르무즈 해협 합의안을 제시했다. 테헤란은 미국과의 간접적인 대화가 불확실한 가운데, 지역 및 국제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외교적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72시간 동안 세 나라를 순회하며 지역 외교 지도자들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목표로 하되, 테헤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과의 회담은 추후로 미루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해당 계획에 대한 더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합의가 쉬운 일부터 타결을 보자는 의도로 보인다.

아라그치 특사는 2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이틀 동안 두 차례에 걸쳐 파키스탄을 방문했는데, 이 두 방문 사이에 오만의 무스카트에서 회담을 가졌다. 알자지라는 이러한 외교적 노력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무스카트 회담에는 여러 국가의 고위 정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무스카트에서 진행된 논의는 호르무즈 해협, 지역 안보 보장, 그리고 잠재적 해결을 위한 틀에 집중되었으며, 핵 관련 문제는 추후 논의로 미뤄졌다.

이란은 미국과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최신 제안을 파키스탄에 제출했다. 파키스탄은 지난 4월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직접 회담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하자 테헤란과 워싱턴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백악관은 AP통신이 보도한 이란의 제안 내용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 올리비아 웨일스 대변인은 미국은 “언론을 통한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합의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협상 연기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란이 이미 협상에 필요한 조건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만날 이유가 없다”며, “테헤란이 언제든 연락해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전화가 있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 우리는 안전하고 편리한 회선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국-이란 집요한 신경전

최근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은 시간과의 싸움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1973년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9주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계속하기 위해 5월 1일(현지시간)까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초당적인 지지 속에 이 결의안을 발동하려는 네 번째 상원 시도는 지난 4월 15일 52대 47로 부결 되었다. 공화당 의원들은 지금까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왔지만, 일부 의원들은 의회의 공식적인 승인 없이는 60일 기한 이후에는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 중심에 선 중재자 파키스탄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두 차례의 이슬라마바드 방문 중 첫 번째 방문인 26일에 셰바즈 샤리프(Shehbaz Sharif) 파키스탄 총리, 이샤크 다르(Ishaq Dar) 부총리 겸 외무장관, 아심 무니르(Asim Munir) 육군 참모총장을 만났다.

그는 이후 무스카트로 이동했고, 26일 파키스탄으로 돌아와 모스크바로 출발하기 전에 무니르를 다시 만났다. 아라그치는 출국 후 소셜 미디어에 올린 메시지에서 파키스탄이 “최근 이란과 미국 간의 협상 중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미국의 잘못된 접근 방식과 과도한 요구”로 인해 이전 회담이 “어느 정도 진전”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회담 내용을 잘 아는 파키스탄 고위 관리들은 이슬라마바드가 성실한 중재자로서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란 국영 언론은 더욱 강경한 어조를 보였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가까운 ‘파르스 통신’은 아라그치가 파키스탄을 통해 테헤란에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레드라인을 명시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것이 “지역 정세를 명확히 하기 위한 이란의 주도적인 조치”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의 전 외무장관인 아이자즈 차우드리(Aizaz Chaudhry)는 회담 진행 방식 자체가 주목할 만했다고 말했다. “저는 기밀 유지가 훌륭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이는 이러한 회담을 진행하는 데 있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방식”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 점점 넓어지는 협상

아라그치 장관은 파키스탄, 오만, 러시아 방문 ​​외에도 지난 3일 동안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프랑스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카타르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 타니(Sheikh Mohammed bin Abdulrahman bin Jassim Al Thani) 총리는 아라그치와 직접 통화하며 해상 항로가 “협상의 카드나 압력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Faisal bin Farhan Al Saud) 왕자는 “휴전 관련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이집트 외무장관 바드르 압델라티(Badr Abdelatty)는 카타르 및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했다. 프랑스의 장-노엘 바로(Jean-Noel Barrot) 외무장관은 유럽이 이번 위기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무스카트에서 열린 회담 후, 오만의 외무장관 바드르 알부사이디(Badr Albusaidi)는 “지속적인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촉구했다.

* 러시아의 조용한 존재감

이란의 러시아 대사 카젬 잘랄리(Kazem Jalali)는 아라그치 대사의 모스크바 방문 목적이 “협상 상황, 휴전 및 관련 정세에 대한 최신 정보”라고 확인했다.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은 전쟁 발발 이후 푸틴 대통령과 세 차례 통화했다. 잘랄리는 이번 방문을 이념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며, 이란과 러시아가 그가 “세계의 전체주의 세력”이라고 부르는 것에 맞서 ‘통일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슬라마바드 전략연구소의 연구원인 타이무르 칸(Taimur Khan)은 이란의 관점에서 러시아가 제공한 ‘세 가지 핵심 자산’으로 ▶ 테헤란과의 오랜 전략적 관계,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거부권, 그리고 ▶ 최초 핵 협정에서의 기술적 역할을 꼽았다.

칸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모스크바는 미국의 제재 완화를 보장할 수도 없고, 미국과 이란 간의 직접적인 합의를 대체할 수도 없다. 모스크바의 가치는 외교적 안정화 장치, 기술적 조력자, 그리고 지정학적 균형추로서의 역할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테헤란에 기반을 둔 분석가 자바드 헤이란-니아(Javad Heiran-Nia)는 이번 모스크바 방문이 광범위한 외교와 더불어 보다 구체적인 우려 사항들을 다루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과 테헤란과 모스크바 간의 군사 협력 문제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가는 말했다. 러시아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 JCPOA 교훈

아라그치의 외교적 노력 이면에는 분석가들이 테헤란이 2015년 핵 협정 파기에서 얻은 “구조적 교훈”이 있다고 보는 눈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첫 임기 중 이란 핵협정(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에서 탈퇴했을 때, 이란은 지역적 지지 기반도, 워싱턴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보증국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 타이무르 칸은 “테헤란이 그 경험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JCPOA 협상에 참여했던 유럽 국가들도 위기 상황에서 믿을 만한 존재는 아니다”며,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외교적 행보는 외교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이웃 국가들을 안심시키며, 긴장 고조에 반대하는 더 넓은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헤지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직 대사이자 이슬라마바드 지역연구소 소장을 지낸 자우하르 살렘(Jauhar Saleem)은 이란의 이러한 행보가 ‘전술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이상적으로 이란은 미국 대선 결과에 영향을 받는 합의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헤란이 장기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략은 미국이 신속한 철수를 간절히 원한다고 인식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취하는 관망세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는 해석이다.

* 미국-이란 간의 간극(間隙)

이란의 외교적 노력은 미국이 협상에 동의할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많은 것을 제안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며, 스티브 윗코프와 재러드 쿠슈너 특사의 25일 예정된 이슬라마바드 방문을 취소했다.

그는 또 중국이 이란 문제에 대해 “훨씬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4일부터 15일까지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이란이 요구하는 것은 해협 문제 해결 그 이상이다. 이란은 지역 정세의 완전한 재편을 요구하고 있는데, 특히 최근 공격 이후 걸프 국가들은 그러한 요구를 들어줄 의향이 없다”

언론인 아프잘(Afzal)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내재 된 이란 국내적 측면이 종종 과소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내부 여론이 실질적인 양보 없이는 해협 재개방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아프잘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테헤란은 워싱턴이 타협에 동의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해서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의 5월 1일 전쟁 권한 부여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그리고 다가오는 하지 순례 시즌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시점이 맞물리고 있다.

5월 말 수백만 명의 순례객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야드의 외교적, 물류적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며, 이 기간 동안 긴장이 고조될 경우, 주요 중재국이자 이슬람 성지의 수호자인 걸프 국가에 특히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파키스탄 고위 관리들은 이슬라마바드가 또 다른 공식 회담을 주최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실질적인 협상은 비공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공개적인 만남은 합의가 임박했을 때로 미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걸프 국가들은 곤경에 처해 있으며, 전략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외줄타기(to walk a tightrope)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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