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안양시가 올해도 청년정책 확대 기조를 이어간다. 청년임대주택 공급, 청년자율예산제, 여성 청년 맞춤형 취업 상담 등 다양한 사업을 포함한 ‘2026 청년정책종합추진계획’이 공개됐다. 시는 71개 사업에 총 486억 원을 투입하며 청년의 생활 안정과 자립 기반 강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외형만 보면 정책의 방향은 분명하다. 주거, 일자리, 창업, 문화복지, 소통참여까지 5개 분야를 포괄하고 있고, 고립은둔 청년 지원이나 청년 라이프코칭 같은 신규 사업도 포함됐다. 특히 청년임대주택 공급과 이사비 지원, 전월세 대출이자 지원 등 주거 부담 완화 정책은 실질적인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책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사업의 다양성’과 ‘정책의 구조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 드러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예산 구성의 불균형이다. 전체 486억 원 가운데 문화복지 분야에만 434억 원이 배정돼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주거 13억 원, 일자리 22억 원, 창업 9억 원 수준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청년정책의 핵심이 자립 기반 구축이라면, 주거와 일자리 영역의 비중이 구조적으로 낮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쟁점은 ‘총액의 성격’이다. 486억 원이라는 수치는 청년만을 위해 새롭게 설계된 사업의 합이라기보다, 기존 사업 가운데 청년이 일부 포함된 항목까지 폭넓게 묶은 결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는 행정적으로는 자연스러운 방식이지만, 정책 효과를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를 만든다. 총액은 커졌지만, 실제 청년이 체감하는 정책 규모는 그보다 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사업 구조 역시 분산돼 있다. 청년구직자 직장체험, 여성 청년 취업 컨설팅, 창업 프로그램, 라이프코칭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지만, 이들이 하나의 경로로 연결되는 모습은 뚜렷하지 않다. 취업 지원이 실제 고용 유지로 이어지고, 주거 지원이 지역 정착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설계돼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이 같은 분산 구조에서는 유사 사업이 반복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여러 부서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운영되는 취업·교육 프로그램이 내용적으로 겹칠 수 있고, 정책 간 연계 없이 개별 사업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효과는 분절될 수밖에 없다.
사업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점검이 필요하다. 일부 정책은 단기 지원이나 프로그램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집행 실적은 남지만, 정책 종료 이후의 변화를 추적하기는 어렵다. 특히 취업, 창업, 교육 분야는 일정 기간 이후 성과를 확인하는 체계가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성과지표 역시 한계가 있다. 참여 인원, 프로그램 횟수, 만족도 중심의 지표는 행정 관리에는 유용하지만 정책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 청년정책은 참여 자체가 아니라 변화로 평가돼야 한다는 점에서, 보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정보의 가독성 문제도 남는다. 71개 사업이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 구조에서는 정책 전체를 한눈에 이해하기 어렵다. 청년 전용 사업 규모, 기존 사업과의 구분, 사업 간 중복 여부 등을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체계가 보강되지 않는다면, 정책의 실체는 계속해서 ‘숫자’에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안양시의 이번 청년정책은 분명 이전보다 범위가 넓어졌고, 대상도 다양해졌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이나 여성 청년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 등은 정책의 세분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책이 확대될수록 더 중요한 것은 ‘얼마를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구성했느냐’다.
청년정책은 단순한 지원 사업의 집합이 아니라, 삶의 경로를 설계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주거, 일자리, 교육, 참여가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사업이 존재해도 체감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지금 안양시 청년정책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사업 추가가 아니라 구조의 재정리다. 청년 전용 정책을 명확히 구분하고, 분산된 사업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며, 장기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기자수첩 한마디 "486억 원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예산이 청년의 삶을 실제로 얼마나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다. 청년정책은 규모가 아니라 결과로 증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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