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흥시가 앞으로 꺼내든 카드 '선제적 재정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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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흥시가 앞으로 꺼내든 카드 '선제적 재정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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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재정은 속도보다 방향이 먼저다"
송은경 기자
송은경 기자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지방정부의 재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언제 집행되고, 어디에 쓰이며,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에 따라 행정의 방향과 의지가 읽힌다. 그런 점에서 시흥시가 2026년 상반기 지방재정 집행 목표를 70%로 설정한 것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분명한 메시지를 담은 선택으로 보인다.

시흥시는 2026년 상반기 중 총 5,460억 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상반기 신속집행 목표치(54% 내외)를 웃도는 수준이다. 단순히 목표치를 높였다는 점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시가 상반기 목표와 별도로 1분기 집행 목표를 37%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연초부터 재정이 지역경제로 흘러들 수 있도록 구조를 앞당겼다는 의미다. 이는 전년도 1분기 목표(35%)보다 상향된 수치로, 경기 흐름에 대한 시의 대응 기조를 보여준다.

이번 신속집행 계획은 집행률 제고에만 초점을 맞춘 방식은 아니다. 시흥시는 신규 사업의 경우 1분기 내 계약을 마무리하고, 선금 지급을 확대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재정 집행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이월·계속사업 역시 기성금과 준공금을 조기에 지급해 사업 추진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재정 집행이 행정 서류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업 현장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구조다.

집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병행된다. 시는 한시적으로 운영 중인 신속집행 특례제도를 적극 활용해 절차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법과 지침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행정 절차를 탄력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신속성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추면서도 지방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해석된다.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한 관리 방식 역시 이번 계획의 한 축이다. 시흥시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중심으로 공정률과 집행 상황을 월별·분기별로 점검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애로 요인을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속집행이 단기간의 수치로 끝나지 않고, 사업 완성도와 정책 성과로 이어지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도 신속집행의 무게를 분명히 했다. 시는 부서별 조직성과평가와 신속집행 목표를 연계해, 재정 집행을 특정 부서의 과제가 아닌 조직 전체의 공동 과제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집행 과정의 책임성을 높이고, 행정 전반의 실행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시흥시는 이미 신속집행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축적해 온 지자체다. 행정안전부 주관 신속집행 평가에서 6회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최우수기관으로 평가받아 특별교부세 1억 2천만 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경기도 주관 평가를 통해 특별조정교부금 5억 원도 확보했다. 재정 집행 체계가 일정 수준 안정적으로 작동해 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교부세와 조정교부금은 다시 지역 사업과 시민 생활로 환원된다. 신속집행이 단순한 집행 속도 경쟁을 넘어, 재정 여력을 키우고 이를 지역에 재투입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번 계획에서 시흥시는 소비와 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재정을 집행해 내수 경기 활성화와 민생경제 회복에 힘쓰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재정 정책의 초점을 시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 두겠다는 뜻으로, 정책 효과에 대한 체감도를 높이려는 행정적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대외 여건 변화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라며 “공공부문의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집행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재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신속집행을 통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시의 의지가 담긴 발언이다.

지방재정 신속집행은 단기적인 집행 성과보다, 재정이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로 평가받는다. 시흥시의 상반기 70% 신속집행 계획은 그 출발선에 서 있다. 그간 쌓아온 집행 경험과 평가 성과, 그리고 체계적인 관리 계획은 이번 정책의 실행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재정은 행정의 언어다. 시흥시가 선택한 선제적 재정 운용은 민생경제 회복을 향한 분명한 메시지로 읽힌다. 상반기 집행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그 효과가 시민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면, 이번 신속집행은 지역경제에 힘을 보탠 행정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기자수첩 한마디 "재정은 속도보다 방향이 먼저다. 시흥시의 이번 선택은 ‘얼마나 빨리 쓰느냐’보다 ‘어디에, 왜 쓰느냐’를 분명히 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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