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무기가 있는 땅 ‘그린란드’
스크롤 이동 상태바
미국의 핵무기가 있는 땅 ‘그린란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소유를 위한 근거는 없다. / 이미지=인공지능(AI) 챗지피티 활용 

2010년대 후반부터 세계적으로 떠오른 “우익 포퓰리즘” 운동의 미국식 변종이라 할 ‘트럼프주의’(Trumpism)가 팽배한 미국이 그린란드를 미국의 땅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헨리 키신저는 도널드 J. 트럼프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트럼프는 역사상 한 시대가 종언을 고할 때 등장해 해묵은 가식을 벗겨내는 그런 인물이다.” 해석에 따라 긍정과 부정이 섞인 평이다.

그러한 트럼프가 남미의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 미국으로 압송했다. 한 국가의 주권을 납치해 간 셈이다. 이어 트럼프는 그린란드, 쿠바, 파나마운하, 콜롬비아 등을 억압하고 영향력 확대와 통제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바로 이웃인 민주주의 국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어 버리겠다며 ‘객기’를 부리고 있다.

잘 알려진 일이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이 그린란드에 숨어 있다. 그것은 미국이 덴마크의 금지령을 어기고, 그린란드의 동의 없이 그 섬에 자국의 ‘핵무기’를 보관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1968년 툴레(Thule) 인근에서 수소폭탄(hydrogen bombs) 4발을 탑재한 미국의 군용기가 추락하면서 문제는 더욱 악화됐다. 2008년 그린란드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주민투표가 4분의 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사람들은 우리와 함께하기를 원한다”고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을 펼쳤다. 2025년 베리안 여론조사(Verian poll)에서 그린란드 주민의 85%가 반대하고, 단 6%만이 찬성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스크린을 통해 보기: 미국 정치 영화 해석”(Seeing through the Screen: Interpreting American Political Film : Lexington Booksm 2018)의 저자이자 미 뉴욕 주립대학교 오스위고 캠퍼스의 브루스 알트슐러(Bruce Altschuler) 박사(정치학 명예교수)에 따르면, “1951년 미국과 덴마크 간의 조약은 그린란드 전역에 여러 군사 기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냉전 기간 동안 약 12개의 미군의 기지가 그린란드에 건설되었고, 11,000여 명의 병력이 주둔했다. 여기에는 1959년에 건설된 핵미사일 기지를 얼음 아래에 건설하는 극비 도시인 아이스웜 프로젝트(Project Iceworm)도 포함된다. 그러나 빙하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이 프로젝트는 1966년에 중단의 운명을 맞이했다. 피투픽(Pituffik) 기지를 제외한 모든 기지는 폐쇄되었으며, 주둔 미군 병력도 6,000명에서 150명으로 감축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그린란드를 손아귀에 넣고 주물럭거리려 그토록 필사적인 이유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베네수엘라의 주권 찬탈의 경우를 보면, 트럼프의 정당한 이유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로지 그의 탐욕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베네수엘라의 사례는 트럼프의 군사 행동에 대해 ‘지배욕 외에는’ 합리적인 정책적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카리브해 공해상에서 고속정에 탄 민간인들을 폭파하라고 명령했을 때, 그는 펜타닐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베네수엘라가 펜타닐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사실이 드러나자, 그는 재빠르게 또 다른 이유, 즉 코카인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1,600km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작은 보트들이 미국의 마약 문제에 기여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브루스 알트슐러 박사의 생각이다.

트럼프를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동시에 벌어졌다. 마두로를 체포하기 직전, 트럼프는 미국으로 400톤 이상의 코카인을 밀수입한 혐의로 4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을 시작한 온두라스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 동시에 마두로를 체포, 구금, 압송한 이유가 순간 사라졌다.

트럼프는 ‘정권 교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마두로 정권의 나머지 구성원들은 그대로 유지한 채 2025년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비판하는 데 그쳐 설득력을 잃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으려 온갖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했다. 마차도는 자신이 수령한 노벨평화상 메달(실물)을 트럼프에게 실제로 전달해 둘 사이의 우의를 다졌다.

마차도는 트럼프와의 비공개회의에서 ”2025년 노벨평화상 메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베네수엘라의 민주화와 정치범 석방을 위한 확고한 지지를 요청했다“고 말하는 등 베네수엘라의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력 거래(A Trade of Power)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독일이 덴마크를 점령했을 때, 미국은 일시적으로 그린란드를 보호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통제하에 놓였지만, 그 이후 덴마크는 그린란드 주민들에게 더 큰 자치권을 부여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했고, 1979년에는 그린란드에 자치권을 부여했다.

그린란드 주민들이 외교 정책에 대한 더 많은 통제권을 원하는 주된 이유는 2004년 미국이 툴레 공군기지(이후 피투픽 우주기지로 개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현대화할 수 있도록 허가한 협정 때문이다. 그린란드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강제로 이주당한 ‘이누이트족’은 유럽사법재판소에 귀환권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설령 트럼프의 근거 없는 주장이 사실이라고 치더라도, 실제 미국의 국가 안보 위협이 존재한다면, 현행 조약에 따라 미국은 덴마크 및 그린란드와 협의하는 조건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기지와 병력을 증강할 수 있다. 그런데 트럼프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소유를 위한 근거는 없다.

트럼프는 평소처럼 억지 주장을 편다. 그는 미국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이 그린란드를 장악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그린란드에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계자들은 2018년 중국이 그린란드에 여러 공항을 건설하려다 거부된 이후 ”중국 측의 활동은 전혀 없었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나아가 추적 데이터에서도 그린란드 인근 해역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선박 또는 잠수함의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WMD)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명분으로 이라크 전쟁을 시작했으나, 실제로는 유엔 감시, 미국 조사단, 중앙정보국(CIA) 등 공식 기관은 침공 당시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거짓을 바탕으로 전쟁을 치른 것이다. 제국주의의 근성을 엿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과대망상’과 ‘지배욕’ 대신,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 국민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점령 야욕은 강대국의 전략적·자원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경쟁이며, 실제로 무력 점령 시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되고 있으나, 이미 병들어 있는 국제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트럼프는 무력 사용이라는 선택지를 만지작거리며 그린란드, 덴마크, 유럽 연합(EU)을 겁박하고, 동시에 자국의 동맹국이나 파트너들에게 그린란드 확보에 협조하지 않으며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그린란드 점령에 반대하는 그린란드 국민 대다수를 보여주는 여론조사에서, 85%가 미국 점령 반대 의사를 보였다. 트럼프의 제국주의적이고 파시스트적 지배 대신, 그린란드 국민에게 자결권을 행사할 기회를 주어야 마땅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