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미술 속에 새겨진 근대의 흔적, 이제 도민의 자산으로
90년 전 그려진 불화,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숨 쉬다

경상남도가 근대 불화의 전환기를 보여주는 ‘진주 호국사 괘불도 및 괘불함’을 도 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
도는 이번 조치가 학술적·예술적 가치를 지닌 근대 불화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후대에 전승하기 위한 절차라고 밝혔다.
‘진주 호국사 괘불도’는 높이 940㎝, 폭 630㎝에 달하는 대형 불화로, 1932년 호국사 봉안을 위해 조성된 사실이 화기(畵記) 명문을 통해 확인된다. 괘불을 보관하기 위한 전용 ‘괘불함’(길이 680㎝, 높이 37㎝, 두께 3㎝)도 함께 등록 예고 대상에 포함됐다.
괘불도는 큰 법회 시 야외에 걸어 사용하는 불화로, 화면 중앙에 부처를 중심으로 협시보살과 가섭·아난존자를 배치한 영산회상도 형식을 따르고 있다. 면포에 채색되었으며 상단에는 비단으로 제작된 복장낭이 걸려 있어 전통 불화의 구조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이 작품은 전통 불화의 기법과 근대 회화 양식이 조화를 이룬 사례로 평가된다. 조선 후기 불화에서 자주 쓰이던 전통 안료의 색조와 함께, 인공적 느낌의 색채와 음영법·원근법 등 사실적 표현 기법이 가미돼 근대 회화의 특성이 반영됐다. 불화 속 복식에 표현된 매화문·석류문, 福(복)자와 卍(만)자 문양은 시대적 길상 문양으로서 근대기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또한 이 괘불도는 보응문성(普應文性)이라는 당대 저명한 화승이 수화승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그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충청도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합천 해인사 괘불도를 포함한 다수의 불화 조성에 참여한 인물로, 그의 작품 세계와 불화 양식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처럼 제작자와 제작 시기가 명확히 확인되는 근대 불화는 학계 연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경남도는 이번 등록 예고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근대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존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근대 불화는 전통 불교미술과 서양화법이 혼합된 독특한 양식으로 학문적 주목을 받고 있어, 이번 등록은 연구·교육적 활용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경남도 문화유산과장은 “이번 등록 예고는 시대상이 반영된 귀중한 근대 불화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전문적인 관리와 지속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해 도민과 후세에 온전히 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도는 이번에 등록 예고한 ‘진주 호국사 괘불도 및 괘불함’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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