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은 나의 권력 유지의 유일한 수단 ?” (War is the only means of maintaining my power?)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주변 국가와의 끊임없는 전쟁의 그 끝은 언제일까? 특히 가자지구를 말살시키고, 이곳을 완전히 점령 통치하려는 구상의 일부가 드러나면서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도 심화되어 가고 있다.
“정치적 압력, 경제적, 스포츠적, 문화적 보이콧이 합쳐지면서 남아고의 수도인 프리토리아(Pretoria)가 아파라트헤이트(apartheid :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를 포기하게 만든 ‘남아프리카의 순간’(South Africa moment)이 다가오는 것일까?”
영국 BBC 뉴스는 16일 “이스라엘, 가자지구를 둘러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순간'에 직면해 있나?”(Does Israel face a 'South Africa moment' over Gaza?)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질문했다.
BBC는 “아니면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의 우익 정부가 외교적 폭풍을 이겨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점령된 서안지구에서 국제적 위상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히지 않고 목표를 추구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보탰다.
에후드 바라크(Ehud Barak)와 에후드 올메르트(Ehud Olmert) 등 두 전직 총리는 이미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을 국제적 추방자로 만들었다고 비난한 적이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영장 덕분에 네타냐후가 체포 위험 없이 여행할 수 있는 국가의 수가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유엔에서는 영국, 프랑스, 호주, 벨기에, 캐나다 등 여러 국가가 다음 주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걸프 국가들은 지난 9일 카타르에서 하마스 지도자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격노하여 도하에 모여 통일된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며, 일부 국가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에게 다시 생각해 볼 것을 촉구했다.
동시에 여름 동안 가자지구에서 기아 현상이 나타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 시티를 침공하고 파괴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점점 더 많은 유럽 정부가 단순한 성명을 넘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도 15일 이스라엘이 세계 무대에서 ‘일종의 경제적 고립’(a kind of" economic isolation)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했다.
예루살렘에서 열린 재무부 회의에서 연설한 그는 해외의 부정적인 홍보가 고립의 원인이라고 비난하며, 이스라엘이 이를 상쇄하기 위해 전통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에서 “영향력 있는 작전”(influence operations)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되돌아볼 줄 모르는 권력 지향의 탐욕으로 가득 찬 악명높은 정치인이라는 세상의 평가를 모르는 것 같다.)
이달 초 벨기에서는 일련의 제재를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 서안 지구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에서의 수입 금지, ▶ 이스라엘 기업과의 조달 정책 검토, ▶ 정착촌에 거주하는 벨기에인에 대한 영사 지원 제한 등이 포함되었다.
또 이스라엘 정부의 강경파 장관인 이타마르 벤-그비르(Itamar Ben-Gvir와 베살렐 스모트리치(Bezalel Smotrich)를 요주의 인물로 선언했고,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 혐의로 유대인 정착민들을 비난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도 이미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작년에 부과한 폭력적인 정착민에 대한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 첫날에 해제되었다. (트럼프 우선주의-Trump First라는 국제사회의 신랄한 비판 정도는 아랑곳하지 않는 트럼프의 미국만이 악인(惡人) 네타냐후를 적극 지지하고 지원하고 있다.)
벨기에의 조치 이후 일주일 만에 스페인도 자체적인 조치를 발표, 기존의 사실상의 무기 금수 조치를 법률로 전환하고, 부분적인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하며, 가자지구에서 집단 학살(Genocide)이나 전쟁 범죄에 연루된 사람이 스페인 영토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하고, 무기를 운반하는 이스라엘행 선박과 항공기가 스페인 항구에 도킹하거나 스페인 영공에 진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스라엘의 호전적인 외무장관 기드온 사르(Gideon Saar)는 스페인이 반유대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무기 거래 금지로 인해 스페인이 이스라엘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의 징조는 그 외에도 많다는 게 BBC의 지적이다.
8월, 2조 달러(약 2,770조 원)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이스라엘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달 중순까지 23개 기업이 투자 철회되었으며,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 재무장관은 추가 투자 철회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의 극우 장관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이스라엘과의 연합 협정의 무역 요소를 일부 중단할 계획이다.
9월 10일 연두교서에서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은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사건이 “세계의 양심을 흔들었다”(shaken the conscience of the world)고 강조했다.
하루 뒤, 314명의 전직 유럽 외교관과 공무원이 폰 데어 라이엔과 EU 외교 정책 책임자인 카야 칼라스(Kaja Kallas)에게 연합 협정의 전면 중단을 포함한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1960년대부터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될 때까지 남아프리카에 가해진 제재의 한 가지 특징은 1990년대에 일련의 문화 및 스포츠 보이콧이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프리카의 백인 소수 정부가 국가의 흑인 다수자를 상대로 시행한 인종 분리 및 차별 정책이다.
다시 한번, 이스라엘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는 그다지 중요한 행사로 들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 대회에서 길고 빛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1973년 이래로 4번이나 우승했다. 이스라엘에 있어 송 콘테스트 참여는 유대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상징한다.
하지만 아일랜드, 스페인, 네덜란드, 슬로베니아는 모두 이스라엘이 경쟁할 수 있게 되면 2026년에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거나 암시했으며, 12월에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팔레스타인 인민에 대한 대량 학살과 아파르트헤이트에 연루된 이스라엘 제작사, 영화제, 방송사를 보이콧하자는 내용의 서한이 일주일 만에 4,000명 이상의 서명을 모았는데, 그중에는 에마 스톤(Emma Stone)과 하비에르 바르뎀(Javier Bardem)과 같은 유명 인사도 포함되었다.
이스라엘 영화 및 TV 제작자 협회의 CEO인 츠비카 고틀리브(Tzvika Gottlieb)는 이 청원이 ‘심각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서사에 목소리를 내고 대화를 촉진하는 창작자들을 표적으로 삼는 이러한 서명자들은 그들 자신의 대의를 훼손하고 우리를 침묵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음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도 있다. 부엘타 데 에스파냐 사이클 대회(Vuelta de Espana cycling race)는 이스라엘-프리미어 테크팀의 참가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항의로 여러 차례 중단되었고, 지난 13일에는 어수선하게 조기에 경주가 끝났으며, 시상대 시상식도 취소되었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 총리는 이 시위를 ‘자부심의 원천’(a source of pride)이라고 불렀지만, 야당 정치인들은 정부의 조치가 국제적인 망신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도 이스라엘 체스 선수 7명이 이스라엘 국기를 걸고 경쟁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토너먼트에서 기권했다.
언론이 이미 “외교적 쓰나미”(diplomatic tsunami)라고 칭한 사건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대응은 대체로 저항적이었다.
네터냐후는 “스페인 총리는 핵폭탄, 항공모함, 대규모 석유 매장량이 없는 스페인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를 스스로 막을 수 없다”면서, “스페인이 노골적인 집단 학살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엉뚱하게 비난했다.
또 벨기에가 제재를 발표한 후, 기드온 사르는 X(엑스, 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유럽의 중대한 이익인 존재적 위협에 맞서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강박관념을 이겨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극우 파쇼적 성격의 인물의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15일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이 무기와 기타 방위 제품을 포함하여 다른 국가와의 무역에 대한 산업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면서 “우리는 연구 개발(R&D)뿐만 아니라 실제 산업 생산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감은 느껴가는 중에 네타냐후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해외에서 이스라엘을 대표해 활동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깊은 불안감이 감돌았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독일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지낸 제레미 이사하로프(Jeremy Issacharoff)는 이스라엘의 국제적 위상이 이렇게 ‘손상’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일부 조치는 모든 이스라엘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매우 반대할 만한 것”이라며, “이것은 정부 정책을 지적하는 대신 중도파 이스라엘인들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같은 일부 조치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스모트리치와 벤 그비르와 같은 사람들에게 탄약을 제공하고 심지어 (요르단 서안 지구) 합병 주장을 강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직 대사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믿지는 않지만, “우리는 지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순간을 살고 있지는 않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순간으로 가는 서곡을 듣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버림받은 나라”(pariah status)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또 다른 전직 외교관인 일란 바루크( Ilan Baruch)는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후, 10년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대사를 지낸 바루크는 2011년 이스라엘의 점령을 더 이상 옹호할 수 없다며 외교 업무를 사임했다. 은퇴 이후 그는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고 2국가 해법을 지지해 왔다. 그는 최근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믿으며, “그것이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무릎을 꿇은 이유”라고 말했다.
바루크는 이렇게 덧붙였다. “유럽이 이스라엘에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방식으로든 적극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서 그는 “필요하다면 비자(VISA) 제도 변경과 문화적 보이콧도 포함되어야 한다”면서 “"나는 그 고통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분노의 표현과 압박에 대한 이야기가 난무함에도 일부 노련한 관찰자들은 “이스라엘이 외교적 절벽에 서 있다”는 것을 의심하고 있다.
“스페인 경로를 택하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이질적인 존재”라고 말한 이스라엘의 전 평화 협상가인 다니엘 레비(Daniel Levy)는 “EU 내에서 집단적 조치를 취하려는 노력, 즉 연합 협정의 요소를 폐기하거나, 일부가 주장한 대로 이스라엘을 EU의 Horizon 연구 및 혁신 프로그램에서 제외하는 것조차 충분한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가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
이스라엘은 여전히 미국의 확고한 지원을 받고 있으며,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면서 “워싱턴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계속 강력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레비는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이 ‘돌이킬 수 없다’고 여전히 믿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인해 가자지구 내에서의 사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지점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네타냐후는 이제 갈 길이 막막하다. 하지만 아직 길의 끝에 다다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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