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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골무꽃 ⓒ 우리꽃 자생화^^^ | ||
전생에 너는 무엇이었느냐
떨리는 아가미
너의 영혼은
후드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바싹바싹 타 들어가는 목마름
빈 허공에 남아
휑한 눈자위로
내 식탁에 누워
입맛을 돋우는 깃이 푸른 것아
환한 저승길로 가려무나
등 푸른 생선 고등어. 한때 고등어를 '어갈비'라고 부르며 술안주로 즐겨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도심 곳곳에 어갈비 골목이 생길 정도로 고등어가 아주 흔했습니다. 또한 고등어는 저녁을 막걸리로 떼우는 가난한 시인들과 가난한 노동자들의 허기진 몸을 보해주는 중요한 영양식이기도 했습니다.
어갈비 골목 곳곳에는 '막걸리 반 대는 밥 한 그릇', '고등어 반 마리는 보약 한 첩'이란 글이 붙어 나부낄 정도로 막걸리와 고등어는 가난한 민초들의 쓰라린 속을 달래주는 정겨운 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고등어가 그때처럼 그렇게 많이 잡히지 않는지는 몰라도 예전보다는 제법 비싼 음식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시인은 고등어를 구우며 고등어에게 묻고 있습니다. 너는 "전생에 무엇이었느냐"고. 너의 전생이 무엇이었기에 나와 이렇게 인연이 되어, 너가 나의 음식으로 다가왔느냐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그 말 속에는 다음 생에서는 너와 나의 신세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은연 중에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고등어가 타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마치 자신의 살이 타들어가는 것처럼 "바싹바싹 타 들어가는 목마름"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러한 슬픔도 잠시, 고등어는 이내 "내 식탁에 누워/입맛을 돋우는 깃이 푸른 것", 즉 먹거리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 시인은 서둘러 주문을 외웁니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고기가 되기 전에 너의 영혼은 어서 "환한 저승길로 가"라고.
이 시를 읽으면 문득 외교관 작곡가 변훈의 <명태>란 노래가 떠오릅니다.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대로 컸을 때
(…)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짝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헛, 하하하하, 명태라고…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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