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의 거울, 대구 남구의회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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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의 거울, 대구 남구의회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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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의 신뢰와 책임은 정치적 계산이 아닌 성숙한 운영에서 비롯된다
✍️ 깡문칼럼 | 이강문, 양파TV뉴스 총괄사장 / 대구천사후원회 이사장<br>
✍️ 깡문칼럼 | 이강문, 양파TV뉴스 총괄사장 / 대구천사후원회 이사장

기초의회는 주민의 삶과 직접 맞닿아 있는 중요한 민주주의의 현장이다. 지역 정책이 결정되는 출발점이자, 지방행정의 방향을 조정하는 중심 기구이기 때문이다.

대구 남구의회도 그러한 기초의회의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사회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중요한 주체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최근 의회 운영과 관련한 일련의 상황들은 주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보다 진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 남구의회는 총 8명의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6명은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2명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구조상 여당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의장, 부의장을 포함한 주요 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의회의 전반적 운영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다수당 체제 하에서 당연한 현상이지만, 그에 따르는 책임 또한 막중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최근 일부 상임위원회의 운영 방식과 의사 결정 구조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예컨대 여야 균형이 유지된 일부 위원회에서는 비교적 원활한 회의 운영과 정책 논의가 이루어지는 반면, 한 정당으로만 구성된 위원회에서는 정책 논의보다 형식적 회의로 끝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운영 과정의 효율성과 회의의 생산성 면에서 고민해볼 문제이다.

특히 위원장 중심의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회의의 전문성과 준비성, 발언 태도 등은 단순히 개인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의회 전체의 운영 체계와 의사결정 방식, 균형 구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 상호 견제와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의가 감정적 흐름에 휘말리거나 핵심 정책 논의에서 이탈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운영 실태는 남구청 신청사 신축 문제에서도 표출됐다. 신청사 건립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행정 효율, 지역 균형 발전, 주민 생활 편의와 직접 연관되는 중대한 정책 사안이다. 수년간의 준비 끝에 공론화와 행정 절차가 진행되어 왔지만, 일부에서는 시기와 방법론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며 의회의 판단이 지연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물론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대안 제시는 의회의 본연의 역할이다. 그러나 반복적인 유보와 판단 회피는 정책의 방향성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정치의 핵심은 책임이다. 의석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대의자로서 역할과 책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함을 뜻한다. 정책적 발언, 예산 심의, 행정 감시 등 모든 과정에서 의원 개인의 태도와 집단적 책임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회의에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실질적 발언 없이 역할을 회피하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정치 본연의 의무를 저버리는 일일 수 있다.

의회 구성의 구조적 문제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특정 위원회가 한 정당으로만 구성될 경우, 균형과 견제라는 의회의 기본 정신이 흔들릴 수 있다. 정책 논의가 당내 합의에만 기댈 경우, 다양한 시각과 주민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렵고, 이는 곧 행정 감시 기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여야를 떠나 위원회 구성의 다양성과 균형성 확보는 정책적 완성도를 높이는 필수 조건이다.

또한 의정활동의 투명성과 회의 운영의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의원들의 발언 내용과 정책 제안, 회의 운영 방식에 대한 정보 공개는 주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오늘날 지방의회는 더 이상 비공개 운영이나 정치적 담합으로 기능할 수 없다. 정보가 공개되고, 정책이 논의되는 과정이 주민에게 투명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령이다.

남구의회의 구성원들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인지하고 변화의 흐름을 준비할 시점이다. 주민이 정치에 보내는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정당의 공천 과정도 단순한 정치적 계산이 아닌, 실력과 지역 기여도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정인의 영향력이나 비공식적 네트워크에 의해 결정되는 공천 구조는 장기적으로 지방정치 전반의 질을 약화시킬 수 있다.

대구 남구의회는 이제 전환점에 서 있다. 정치가 멈춘 자리에서 주민의 상식이 시작된다는 말은 비단 수사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을 위한 실질적 정치, 책임 있는 의정활동, 균형 잡힌 의회 구조는 지방자치의 본질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닌 구조적 성찰과 성숙한 운영을 향한 실천이다.

지역 정치는 결국 주민의 삶과 직결된다. 남구의회가 신뢰받는 기초의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정치가 아닌 정책으로 증명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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