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를 탄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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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를 탄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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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찬대 의원SNS

우리 사회는 집단지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법이든 합리든 지성이든 다 무용지물이다. 그가 어느 진영에 있느냐가 진실의 기준이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 접어들자 온 나라가 ‘바람’을 탔다. 바람만 타면 이 나라는 순항(順航)한다. 정치권이든 언론이든 민심이든 한 결이다. 지극히 헌법적인 사건인 비상계엄, 탄핵, 내란에 대한 법률적 개념은 중요치 않다.

이동훈 구미에코클러스터사업단 본부장<br>
이동훈 칼럼니스트

그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누가 선풍기를 틀어대든지, 바람에 독 연기가 섞였는지, 그게 뭐 중요할까. 지금 이 나라의 현상이며, 수준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 비율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나라, 이 나라가 맞나 싶다.

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적용된 내란(內亂)이라는 혐의, 헌법적으로 모순된 죄목에 대한 검토도 필요 없다. 경찰, 검찰, 공수처가 미친 하이에나처럼 대통령을 향해 달려든다. 바람이 향하는 곳, 거기에 내란이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내란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검-경의 이 칼춤이 내란이 된다. 그러나 바람이 부는 동안 그런 건 문제도 아니다.

대통령이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 중요치 않다. 부정선거가 나라의 뿌리를 거덜내든, 한국산 선거 개표기가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독소가 되든 말든 그게 뭐 중요한가. 우리는 그저 탄핵과 내란에만 열중하면 되는 것이다. 이 미친 바람은 이 나라의 운명에 대해 말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그래서 두 번째인 이 탄핵 바람이 더 미덥다. 더 세게 몰아칠수록 뒤탈이 없는 걸까? 전에도 그랬으니까. 가짜 뉴스와 가짜 판결에 속은 기억조차 소용없다. 한 번 속은 걸 두 번 못 속겠는가? 바람만 불면 우리는 이성을 버리고 기꺼이 좀비가 될 수 있다. 이게 국민의 진정한 힘이니까!

이 나라에 교육은 왜 필요하며, 법은 왜 그렇게 싸워가며 제정하는가? 언론은 왜 있으며, 윤리나 가정교육은 어디에 쓰려고 하는 것인가? 글이나 읽었다는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종이비행기를 탄 나라.

우리에게 지성(知性)은 진정 액세서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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