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트럼프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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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트럼프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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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동(2019년 6월 30일) / 사진=CNN 캡처 

한껏 몸집이 커지고, 든든한 뒷배경을 만들어낸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배치와 러시아와의 군사 동맹은 세계 지정학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2025년도 김정은은 트럼프 첫 임기 때와는 매우 다른 복잡한 과제들을 트럼프는 물론 윤석열 정부에게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평양과 모스크바의 전방위적 협력은 현금은 물론 식량, 석유, 첨단 무기 기술을 포함한 상당한 규모의 경제적, 군사적 이익을 제공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오픈소스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모스크바가 평양에 100만 배럴의 석유를 제공했으며, 러시아 국방부는 북한에 방어 무기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첨단기술과 장비를 마련해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미국은 물론 특히 한국은 풀어내야 할 복잡한 과제를 안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위험한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10,000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하고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소규모 교전을 한 후,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기 위해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 사용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는 평양과 모스크바에 경고를 보내는 주요 정책 변화였다. 이에 대응 푸틴의 러시아는 개정된 핵 교리(핵 독트린)를 승인하고 국가의 핵 한계를 낮추었으며, 에이태킴스에 대응 차원에서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의 대응조치를 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시작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러시아 모두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전투를 벌여 휴전 협상에 대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20%가량을 확보하고 있어 휴전 협상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며, 러시아 국민들에게 승리를 안겨다 줄 생각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상황이 어떻게 악화 여부는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전쟁을 장기화하고, 심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나아가 지금 전쟁에 참전하기로 한 결정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를 끌어들이고, 우크라이나 갈등을 아시아로 확대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활용하고 싶은 정치 지도자가 있을 수 있어 더욱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6월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 상호 방위 지원을 약속했지만, 북한군의 러시아 전선 배치 결정은 러시아, 북한 양국의 자기 이익이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석좌 수석연구원인 엘렌 김(Ellen Kim)이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파병 군인들은 러시아로부터 월 2000 달러(약 281만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절실하게 필요한 현금을 충당해 주는 것이다. 또 북한 파병 배치는 북한군에게 가장 최근의 전장, 전투 경험을 제공해 주는 일이다. 앞으로 실전 경험을 가진 북한군은 한층 더 강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북한이 해로로 군대를 파견한 마지막 시기는 지난 2016년 내전(內戰) 중인 중동의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또 북한의 전략 무기 시스템에 대한 실험장이 되기도 한다. 탄약은 물론 KN-23/24(이 명칭은 미국 측이 번호를 매긴 이름이며, 한국 국방부는 ‘이스칸데르형 전술유도탄’이라고 함) 미사일과 함께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 장거리 로켓과 포병 시스템을 제공했다.

게다가 평양은 군대를 투입함으로써 한반도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모스크바의 미래 지원 약속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상호방위조약에는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을 시 지체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난 후에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가이다. 트럼프 2.0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초단기간 안에 끝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캠페인 과정에서 이미 ‘24시간 이내에 전쟁을 끝내게 할 수 있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김정은의 대(對) 트럼프 전략을 포함 대남정책 등은 재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워싱턴과 함께 이러한 김정은의 전략 변경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김정은-트럼프 사이의 정상회담 외교가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성도 함께 존재한다. 김정은이 지금 당장 트럼프와의 회담을 추진할 만한 동기가 별로 없어 보인다.

▶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현금, 식량, 석유, 첨단 군사 기술 등 상당한 보상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평양을 보호하고,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북한은 더 이상 2017년과 2018년에 김정은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요구하게 만든 강렬한 국제적 압박을 받지 않을 것이다. ▶ 또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재개된 회담에서 별 효용성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과거의 김정은의 위상이 아니다.

김정은은 21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 장비 전시회 ”국방 발전 2024“개막식 기념 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대북) 정책이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KCNA)이 22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어 ”제반 현실은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최강의 국방력, 이것만이 유일한 평화 수호이고, 공고한 안정과 발전의 담보임을 매일, 매 시각 절감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일정 기간 상당한 수준의 러시아로부터의 경제적, 군사적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 듯하다.

김정은은 정상회담으로 친분을 쌓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후, 다양하게 제기되는 북·미 정상회담 및 협상 재개 관측에 선을 일전한 그은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위상이 한껏 높아진 것을 최대한 트럼프 외교에서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앞서 김정은은 2020년 1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와 협상의 간판 아래 시간을 허비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외교적 이익을 추구한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은 또 ”뻔뻔스러운 미국이 조미(북미) 대화를 악용해, 자신의 추악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앞으로 김정은의 전략을 형성할 두 가지 주요 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 북한-러시아 관계의 잠재적 변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접근 방식이다. 트럼프 역시 1기 임기 당시와는 국제정세가 다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이스라엘-하마스(동시에 헤즈볼라 등)의 전쟁이 겹치게 되면서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김정은의 전략 변경을 통해 어떤 식으로 대처해 낼지도 관심사이다.

러시아와의 군사 동맹을 부활시키는 것은 김정은에게 괄목할 만한 외교적 업적은 분명하지만, 1990년 옛 소련이 북한을 버리고, 한국을 선택한 역사가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 의심을 남길 수도 있다. 이러한 역학 관계는 북한 지도자를 이중적 접근 방식으로 이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은 이미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남북간 연결도로 등을 완전히 폐쇄해하는 등 대남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는 것도 변수 가운데 하나이다.

김정은은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하기 전에 러시아로부터 중요한 군사 기술을 이전하는 것을 서두르려 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우크라이나 갈등이 종식된 후에도 파트너십의 지속성과 강도를 보장하기 위해 정기적인 합동 군사 훈련과 같은 조치를 통해 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북한-러시아 동맹을 강화할 수도 있다.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의도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김정은은 2017년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위기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발적인 행동을 피할 수 있다. 대신 그는 러시아에서 획득한 기술을 사용하여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면서 트럼프와의 관계를 관리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적절한 시기에 김정은은 워싱턴과의 협상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본토에 대한 이러한 강화된 위협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은 또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자신의 이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는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활용, 베이징을 더 가까이 끌어들이고 미국에 도전하기 위해 통일된 북한-러시아-중국 전선을 강화할 수 있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관계 구축을 완성시켜 나갈 수도 있다. 문제는 중국의 북중러 결속에 대한 입장은 공고해 보이지 않다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김정은은 그러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접근 방식이 미국의 동맹을 약화시키면, 김정은은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고, 한미일 3자 협력을 약화시켜, 지역 안보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형성할 기회를 잡아 나갈 수도 있다.

트럼프 2,0 행정부는 2025년 북한을 다루는 것은 지난 2018~2019년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북한은 현재 더 많은 핵무기, 훨씬 더 첨단적이고 다양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맹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김정은을 그 어느 때보다 대담하게 만들었고, 위상을 제고하게 했다.

김정은은 2022년 북한의 핵무기 지위를 ”돌이킬 수 없다“고 선언하고, 북한 헌법에 핵무기의 선제 사용 정책을 명시했다. 궁극적으로 북한은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훨씬 더 높은 대가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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