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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쟈니 잉글리쉬 (Johnny English, 2003)^^^ | ||
정직명령을 받은 쟈니. 축 처진 그의 걸음. 그를 위로하듯 때맞추어 내리는 비. 쟈니. 그가 그토록 염원하던 첩보원 생활은 여기서 끝날 것인가?
때로는 나 자신을 가누지 못할 때가 있다. 어느 순간, 내 맘 속에는 "부정"이 가득차고, 편견과 오만이라는 글자가 새겨지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것은 쟈니에 대한 엇갈린 평가 같은 것이기도 할 것이다. 보기에 따라 재미있을 수도 있고, 밋밋할 수도 있을 이 영화. 좀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없을까?
첩보원이 되고 싶지만, 결코 첩보원이 될 수 없는 쟈니. 그러나, 그가 첩보원이 되는 기회는 우연한 사고로 발생한다. 001이 죽는다. 잠수함 문이 안 열렸다나? 그리고, 건물이 폭발한다. 001을 대신할 만한 후임자가 다 죽었다나? 유일한 생존자는 쟈니다. 그의 첩보생활은 그렇게 시작한다.
- 쟈니, 그대의 멋지면서 맹한 모습에 나는 웃음을 찾을 수가 없소. 그대의 곁에 있는 보프와 한 쌍이 되어, 정말 나는 포복절도할 수밖에 없었소. 그대는 천하제일의 <재미있는 첩보원>이요. 적어도, 폼만 잡는 007보다는 몇 배는 낫소. 아, 애독자여러분. 이 영화 별로 재미없는데, 라는 어설픈 딴지는 사양하겠소. 재미없는 이유를 구구절절이 풀어놓으신다면야, 별로 할말은 없지만서도. 아뭏든, 쟈니. 그대가 장례식장에 들어간 후, 보프가 등장했을 때 나는 그때 정말 뒤집어지는 줄 알았소. 그 이후에는 별로 재미없겠지 생각했는데, 아 계속 웃기더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미스터 빈 시리즈가 무엇인지, 어떤 내용인지 모른다. 내가 엄청난 영화량을 소화하기 시작한 것은 올 초부터다. 그 전까지는 1주일에 한번 정도 영화를 보는 평범한 관객에 불과했다. (아, 물론 지금도 평범한 관객이고 싶기는 하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를 보면서 발견한 유쾌함은 올해 최고의 것이었다. 재치있는 말투와 재치있는 상황을 잘 섞어놓았기에 많이 웃을 수 있었다.
2. 풍자
"예수의 재림 - 바쁜 척 하라"
가짜 대주교역을 맡은 악당의 엉덩이쪽에 새겨진 이 문구는 마치 이 영화를 한마디로 나타내는 듯 하다.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은 쟈니를 비롯해서, 모두가 정신없이 바쁘다. 그들이 바쁜 이유는 너무나 숨가쁘게 영화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의 내러티브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끊임없이 즐기고, 끊임없는 볼거리를 만들어내지만 정작 그들, 특히 주인공이 하는 일은 없다. 다만, 아주 우연히 사건을 맡게 되고, 엉뚱하게 사건을 해결한다. 그것은 007이나 여타 첩보원 시리즈처럼, 화려하고 정석적인 것이 아니라 비틀고 뒤집어진 방식이지만 유쾌하면서도 말도 안돼, 라는 소리가 안나오게 설득적이다. 오히려, 저럴 수도 있겠네? 라는 황당함 속의 진실이 묻어져 나온다.
혹자는 영화가 웃기기만 하면 되지, 하고 따지고 들런지 모른다. 그러나, 세상은 변한다. 영화도 변한다. 웃기기만 하면 되지, 하는 비합리적인 마케팅방식은 버려야 한다. 어떻게 웃길 것인가? 에서 출발해야 한다. <쟈니 잉글리쉬>는 그런 면에서 "비교적" 성공한 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이 영화가 갖는 "내러티브"는 허점투성이다. 하지만, 그것조차 옹호하는 변론을 하자면, 허점투성이이기 때문에 이 영화는 매력적일 수 있는 것이다.
3. 시도
이 영화 한번 실컷 웃고 나면 그만인 영화이기는 하다. 비록, 이 영화가 매력적이기는 해도 이런 류의 영화를 이미 많이 본(예를 들어 미스터 빈 시리즈라든지) 관객에게는 식상하고 진부한 것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미디영화라는 것은 늘 새로운 시도가 있기에 부가적으로 기대가 되는 것이다.
<쟈니 잉글리쉬> 에서 보여주던 상상력이나 패러디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면장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하고 어떻게 헤쳐갈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끊임없이 유발하기 때문에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눈을 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실망스러운 것이 아니라 기대 이상의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의 "예수의 재림 - 바쁜 척 하라"는 그래서 더욱 의미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쟈니의 재림 - 웃긴 척 하라" 쟈니, 첩보원이 되고 싶어하던 그의 꿈은 결국 멋지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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