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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크 (Narc, 2002) 포스터^^^ | ||
이 작품은 1976년 댈러스에서 벌어진 경찰들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는 점과, 사회의 광기속에 망가져가는 형사들의 모습을 그려냈다는 점 등에서 <살인의 추억>과 유사한 흥미를 준다. 다만, 그 배경은 연쇄살인범을 추격하는 시골 형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약사범을 뒤쫓는 도시 형사들의 이야기이다.
디트로이트 마약 수사대(일명 나크)에서 근무하는 닉 텔리스(제이슨 패트릭)와 헨리 오크(레이 리오타), 상이한 성격의 두 형사가 파트너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과 음모를 파헤치는 것이 줄거리의 핵심이다.
나크, 어떤 영화인가?
형사영화의 전통이 짧은 한국에 비하여, 헐리우드는 형사 영화가 하나의 세분화된 장르로 존재하고 있을만큼 뿌리가 깊다. 대개 2인 1조의 버디 무비 스타일이 전형을 이루고 있는 형사 영화는, <48시간>이나 <리쎌웨폰><나쁜 녀석들> 처럼 권선징악의 단순한 플롯에, 과장된 액션을 강조하는 오락 영화의 색채를 강하게 띄고 있다.
그러나 <나크>는 80-90년대의 전형적인 형사 액션물과는 그 색깔을 달리한다. 계몽적인 사회통합이나 은근한 백인우월주의를 역설하는 흑-백의 형사 콤비도 등장하지 않으며, 권선징악적인 활극 구도도 없다. 오히려 느와르적인 정서에서는
두 백인 형사가 짝패를 이루고 있는 인물구도는 상이한 캐릭터간의 충돌과 갈등이라는 버디 무비의 전형적 스타일이지만, 이들의 갈등은 흑백간의 문화적 차이나 전형저인 선악구도를 대변하는 캐릭터간의 대립과는 좀 다르다.
그것은 동일한 환경속을 다른 방식으로 헤쳐나가려 하는 '인간대 인간'의 가치관의 충돌과정이다. 과격한 폭력성으로 무장한 '마초맨'오크와, 예민하고 우유부단한 텔리스의 대립은, 궁극적으로 왜곡된 환경속에서 주체성을 잃고 붕괴되어가는 인간의 자아를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살인의 추억>의 박두만(송강호), 서태윤(김상경)의 모습과도 유사하다.
최근 국내 영화시장에서 어필하고 있는 형사영화의 유행은 형사들을 과장된 영웅 캐릭터나 비정상적인 악인으로 묘사하기 보다는,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노동자'나 환경의 제약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회인으로 그려내는 데 호소력을 얻고 있다.
<나크> 역시 형사라는 특수성으로 대변되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극중의 형사들은 초인간적인 영웅이 아니라, 미래에 불안감과 죽음에 대한 공포,죄의식, 강박관념등으로 뭉쳐진 컴플렉스 덩어리이다. 영화는 비열한 거리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스릴러'의 모습을 띈다.
두 형사는 모두 직-간접적으로 '살인에 대한 추억(악몽)'으로 인하여 내면의 상처를안고 있는 인물들이다.동료의 죽음으로 새겨진 상처를 범죄자들에 대한 폭력적인 광기로 표출하는 오크, 임무수행중 실수로 임산부를 저격했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텔리스, 그들은 둘다 죄의식의 굴레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인간들이며, 그들의 사연을 쫓아가는 시선은 두 주인공에게서 명백한 선악 구분을 배제한체 그들이 형사라는 직업적 환경속에서 어떻게 피폐화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라스트에 이르러 갑작스런 반전과 함께, 약간 모호한 결말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반전 자체의 필연성이나, 액션에 대한 오락적 완성도를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수도 있겠지만, 형사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완성도에서는 독특한 성취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이야기할수 있다.
영화 <나크>는 일단 국내에서 상업적 지명도가 높은 배우가 없기에 홍보에서는 제작총지휘를 맡은 톰 크루즈의 네임밸류를 빌려야했지만,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팬들에게는 주연배우들의 이름이 그리 낯설지 않다.
<앱솔롬 탈출><좋은 친구들><터뷸런스>등의 영화로 널리 알려진 레이 리오타는 강렬한 인상의 악역으로 익숙한 배우다. 광기어린 사악한 표정속에서도 냉철한 지성미가 돋보이는 레이 리오타는 언뜻 보기에 거칠고 무식한 캐릭터의 전형같은 헨리 오크 역을 복잡다단한 내면을 지닌 다층적인 인물로 승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스피드2><슬리퍼스>등으로 유명한 제이슨 패트릭은 국내에서는 주로 반듯하고 정의로운 모범생 캐릭터로 널리 알려졌지만, 의외로 미국 내에서는 <러쉬>등의 영화를 통해 거칠고 남성적인 악역 캐릭터로도 유명한 배우다. 이 작품에서는 레이 리오타의 강렬한 연기에 다소 가려진 듯한 느낌을 주지만, 언제나 그렇듯 주어진 위치에서 튀지 않고 무난한 연기를 보여준다.
상반기 국내 영화시장에 선보이는 마지막 형사 영화 <나크>, 톱스타는 아니지만,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의 뛰어난 화면 장악력과 안정된 연출력의 조화가 돋보이는 또 한편의 형사물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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