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당도하면, 그리움으로 서성거리던 바람
몇 줄기가 먼저 옷깃을 흔들어 준다
드넓은 모래밭 물살에 쓸리기도 하면서
햇빛 눈부신 갈대 사이로 추억을 뛰놀게 한다
남지장날 어머니 치마자락 붙잡고
목선에 오르면 시퍼런 강물
내 발목을 따라와 아슬히도 출렁거리는 멀미에
내내 시달리게 했다, 기억의 주렴 펼쳐
화석으로 굳은 그때의 순수를
아내에게 들려주며 뜻모를 쓸쓸함에 젖는
웃개나루, 도회지 생활에 찌든
마음 탓일까, 시름의 가파른 시간 끝내 못 버리고
낙동강을 가로 지른 국도나 달리며
언제 다시 올 지 망연한 갈증만 흩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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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나루터 ⓒ 이종찬^^^ | ||
그해 겨울, 마음이 못내 서러워 훌쩍 길을 떠났다가 만난 그 나루터. 더 이상 나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든 그 겨울의 텅 빈 나루터. 가야 한다, 살얼음판을 조심조심 내딪다가 행여 강물에 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가야 한다, 가야한다, 마음만 앞서던 그 겨울의 서러운 나루터.
끝내 저를 버리고 되돌아서게 만든 그 겨울의 쓸쓸한 나루터. 아무리 둘러보아도 목선 한 척 보이지 않던 그 강가, 목선을 맬 말뚝조차 하나 없던 그 강가에 서서 매서운 겨울바람에 띄워보낸 그 이름, 그 눈동자, 그 차디찬 입술. 절로 목이 메여 서릿발 피어난 맨 땅에 퍼질고 앉아 엉엉 울며 띄워보낸 그 지독한 그리움.
지금도 그 겨울의 나루터, 시퍼런 강물은 나처럼 목이 메여 눈물 같은 살얼음 띄우고 있을까. 지금도 그 겨울의 텅 빈 나루터엔 나처럼 서러운 사람 하나가 절로 목이 메여 그 누군가의 이름 석 자를 차디찬 바람에 흩날리고 있을까. 아니, 그 시퍼런 강물이 살얼음을 촐랑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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