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음각된 그리움이여
스크롤 이동 상태바
벽, 음각된 그리움이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로 보는 세상 152>김정구 "벽"

예전에는 평원이기도 했을 터
그때 초록으로 땅을 덮어가던 줄기들이
안간힘으로 넘으려는 그 벽에
나는 매달려 있다
네 모습으로
눈 속에 바람 속에
온기와 물기 모두 보내버린 채
새털같은 가벼움으로
눈처럼 흰 벽에 이리도 깊이 새긴

음각된 그리움으로

 
   
  ^^^▲ 낙동강 하구
ⓒ 이종찬^^^
 
 

벽은 그 무언가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그 누군가를 막아서는 절망의 끝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론 일정한 공간을 거둬들여 세상살이에 지친 또다른 그 누군가에게 포근한 안식의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절망의 끝처럼 보였던 벽은 기어이 넘어서는 그 누군가에게 더 강하고 더 굳센 의지를 심어줍니다. 안식의 공간이 되었던 벽은 그 안식을 통해 또다른 그 누군가에게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용기를 심어줍니다.

시인은 한때 "평원이기도 했을" 그 벽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벽을 통해 이 세상의 무겁고 힘든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는 지혜를 배웁니다. 그리하여 "새털같은 가벼움으로" 마침내 스스로 그 벽이 되어 그리움으로 음각이 되고 맙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