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 맞은 어머니가 밥을 드신다
안간힘으로, 왼쪽으로 오므려 씹는 만큼
오른쪽으로 밥알이 몰린다
오그랑오그랑 로봇처럼 밥을 씹는다
넘어가는 밥보다 흘리는 밥이 더 많다
두꺼비 파리 잡아먹듯
넙죽넙죽 잘도 받아 먹는다 우리 어머니
꼭꼭 씹어라 꼭꼭 씹어
풍 맞은 어머니 말이...안...된다
밥은 묵었나 밥은 묵었나
전화 속의 목소리 이젠 들을 수 없다
살아서 밥밖에 할 줄 모른 어머니
줄 거라고는 밥밖에 없던 어머니
다시는 밥할 일 없다
밥 한 채 다 날리고 심심한 어머니
하루종일 누워있는 어머니
남자들에게 슬슬 버려지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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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위에 그려진 달마도 ⓒ 이종찬 기자^^^ | ||
니, 밥은 묵었나? 아, 예. 근데 밥을 묵은 아가 와 그리 목소리에 힘이 없노? 뭐니뭐니 해도 밥이 최고 보약이다 아이가. 제 때 제 때 밥을 꼭꼭 챙기 묵어야 힘을 쓰제? 그라고 밥은 끼니를 한번 놓치면 평생 찾아 묵을 수 없는 기다. 그라이 삼 시 세 끼 밥을 꼭 챙기 묵어야 한다, 알것제?
그랬습니다. 내 어머니께서도 늘 자식들만 바라보면 제일 먼저 하셨던 말씀이 니, 밥 묵었나? 였습니다. 그리고 자식들이 어디 마실이라도 다녀오면 제일 먼저 챙겨 주시던 음식이 바로 밥이었습니다. 반찬이 별로 없어도 어머니께서 챙겨 주시던 그 밥은 참으로 달고 맛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시인의 어머니께서도 그리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살아서 밥밖에 할 줄 모른 어머니/줄 거라곤 밥밖에 없던" 시인의 어머니께서는 그만 풍을 맞고 만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풍 때문에 이젠 자식에게 니, 밥 묵었나? 소리도 하시지 못합니다. 이제 "다시는 밥할 일"도 없습니다.
시인은 그런 어머니에게 밥을 떠 먹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으로 들어가는 밥보다 흘리는 밥알이 더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노인의 수명이 점점 길어지게 되면서 이제 풍과 치매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 부모님을 버리는 독한 사람들도 더러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노인을 위한 보다 세심하고도 전문적인 실버타운이 만들어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노인들이 남은 생을 보다 보람차고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사회적 제도와 장치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들도 곧 그렇게 늙어 노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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