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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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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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145>서정홍 "기다리는 시간"

나는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이 좋다

사람을 기다리다 보면
설레는 마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만나기로 한 사람이 오지 않으면
여러 가지 까닭이 있겠지 생각한다

내가 사람들에게
마음 놓고 베풀 수 있는 것은
다음에 또 기다려 주는 일

나는
사람을 만나는 일보다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이 좋다

 

 
   
  ^^^▲ 저 작은 돌탑은 누구의 간절한 기다림이냐
ⓒ 이종찬^^^
 
 

그래. 그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아니, 내가 기다려야 할 그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 해도 참 좋은 일이다. 오늘 당장 기다리는 그 사람이 오지 않더라도 언젠가 기다리는 그 사람이 올 것이란 약속을 꿈꾼다는 것, 그것이 바로 오늘의 나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일 게다.

그래도 기다리는 그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생각하며 한 잔의 따스한 차를 마시거나 한 잔의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것도 참 좋은 일이다. 그래. 그래도 못내 그 사람이 그리우면 가까운 재래시장의 난전에 앉아 막걸리라도 한잔 마시며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도 참 좋은 일일 게다.

술 한 잔에 그리움을 풀어놓고, 술 한 잔에 기다림을 내려놓고, 술 한 잔에 안타까운 내 마음을 씻어내고, 술 한 잔에 애타는 내 속내를 들여다 보며 천천히 술에 취해보는 것도 참 좋은 일이다. 그래도 기다리는 그 사람의 얼굴이 술잔에 떠오르면 기다리는 그 사람의 얼굴을 통째로 마셔버리는 것도 참 좋은 일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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